[Review] 친절한 공상과학소설 -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도서]

글 입력 2019.12.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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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원종우는 과학과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학 분야 팟캐스트와 김어준의 <뉴스 공장>의 과학 코너 담당,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직 등을 맡고 있으며 이번에는 SF 소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굉장히 특이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 SF 소설 8개가 묶인 단편 모임집인데 주요 소설 앞과 뒤에 앞설, 뒷설이라는 제목으로 덧붙인 글이 있다. 이 부분은 과학의 ‘ㄱ’자도 모르는 나에게 너무나 좋았던 부분이다. 작품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과학 지식과 배경을 설명해준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이 친절한 설명에 더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이수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는 과학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정말 과학에 대해선 무지하여 SF 영화와 소설을 봐도 이해를 한다기보다는 신기한 마음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이 소설은 나 같은 과알못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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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삶을 넘어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되는 약이 개발되어 이를 통해 영원을 누리지만 그 부작용으로 인해 서로 단절된 사회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소재가 익숙해서 제일 쉽게 읽혔다.


영생을 얻었음에도 오히려 매 순간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죽음의 위험에 대한 경계를 끊지 않는 모순된 모습들은 단순히 이 SF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장면들이 아니다. 영원한 삶은 충족되지 않은 마지막 유혹으로 언제나 되풀이된다는 뒷설 속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이야기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앞설에서는 양자역학에 대한 실험을 설명한다. 이중 슬릿 실험을 설명하는데 양자역학의 선구자인 에르빈 슈뢰딩거는 사고 실험을 제창한다. 생각으로만 고양이를 가지고 상황을 가정해서 실험을 진행한다.


이 소설은 슈뢰딩거의 이 사고 실험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어떨지, 고양이의 관점에서 이 실험을 바라본다면 어떨지에 대해서 다룬 작품이다. 길고양이가 닐스와 에르빈 과학자에게 잡혀 실험을 당한다. 50%의 확률로 한 시간 동안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고양이는 살고, 그렇지 않는다면 죽는다. 결과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닐스는 고양이의 생사가 관찰되지 않은 동안은 고양이의 삶과 죽음이 중첩되어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몰래 빠져나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우리는 이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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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양자역학은 아직도 해석이 다양하고 과학자, 연구자들도 의견이 다양한 분야임을 뒷설에서 설명하고 있다. 양자역학은 우리의 오감에 따른 인지 능력으로는 영원히 알 수 없었을 작은 세상의 작동 원리와 우주의 본질적인 비밀을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아직도 풀어나가고 있는 미지의 세계를 이 소설을 통해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

 

8가지의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며 공통으로 느꼈던 점은 절대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 현실이 될 것 같은 이야기, 상상이 아닌 실상인 이야기다. 그래서 더 이 소설이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식도 담겨있고 좀 더 SF 소설을 접하는데 있었던, 나의 진입 장벽이 허물어진 느낌이다. 평소 SF 소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친절한 책을 만나서 이 장르를 더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 SF 단편 모음집 -

 


지은이

원종우


출판사 : 아토포스


분야

SF소설


규격

128*188mm


쪽 수 : 196쪽


발행일

2019년 12월 06일


정가 : 13,600원


ISBN

979-11-85585-81-9 (03810)

 



원종우



무엇으로도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철학도,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칼럼니스트, 정치사회 논객, 음모론 전문가, 다큐멘터리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온갖 경력이 붙었다. 그러던 가운데 세계 30여 개국을 여행했고 캐나다, 영국, 오스트리아에서 도합 7년을 살았다.

 

지금은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만들고 있는데, 2019년 말 현재 누적 1억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한편으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학 코너를 맡고 있고, 이런저런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으며,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의 감투도 쓰게 되었다. 원체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아 향후에 어디로 갈지는 자신도 모르는데,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출간을 통해 소설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가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호모 사피엔스 씨의 위험한 고민> <과학하고 앉아있네> 1~10권 등이 있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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