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아지트_mwm
우리가 만든 엉망
초등학생 때 방과 후 활동으로 도자기를 만들어 집으로 가져갔었다. 도자기는 거실에 전시되었다 화분으로 쓰였다 이젠 아무것도 담지 않은 채 베란다에 앉아있다.
시간이 지나 어릴 때 물건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어도 그것만큼은 이상하게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공간을 보자마자 생각이 났다. 그건 멋진 작품은 아니었지만 직접 생각하고 만들어 애정이가서 였다.
이곳에서도 도자기들이 만들어진다. 만들어지고 구워지기까지 한다. 공간의 중심을 잡는 큰 원목 탁자에는 사람들이 애정으로 도자기를 만든 시간이 묻어있다. 단순한 커피숍이라 말하기엔 서운할 여섯 번째 아지트, mwm이다.

안에 어떤 것이 있을지
좀처럼 짐작할 수 없는 오묘한 입구
“mwm”은 ‘mess we made’의 줄임말로 우리가 만들어낸 엉망인 공간, 오브제 등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실 겸 카페다.
사진을 베이스로 작업하는 전수만과 도자기를 만드는 최수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하 전 주인장, 최 주인장으로 줄임) 도자 작업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으니 어느 시간대인가 카페를 들르면 도자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최 주인장은 색깔 흙을 도자기에 마블링 패턴 느낌으로 작업한다.
색깔을 섞어 도자기를 만드는 기법은 옛날부터 있었던 기법이지만, 지금처럼 빨간색 노란색 흙이 있던 것이 아닌 갈색 흙 흰색 흙 정도를 물레로 섞어서 하는 정도였다고. 최 주인장이 색 쓰는 걸 좋아해 흙에다 색깔을 섞어 색깔 흙으로 만들어 작업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색깔도, 모양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이곳 도자기의 매력이다. 내가 직접, 내 뜻대로 만들어, 어떤 것을 담든 자신의 맘이 되는 것이다.
소지(흙)에 높은 온도에도 버틸 수 있는 도자용 안료를 섞어 색을 내고, 다른 색을 섞어 마블 느낌을 나타낸 접시를 만듭니다.
마블링은 우리나라에서는 ‘연리문’이라는 전통 도예 기법 이기도 해요. 예민한 흙이지만 구워졌을 때 채도가 높은 백토를 사용하여 마블링 패턴이 더 돋보입니다.
- mwm
그래서 공간을 대표하는 또 하나는 격주 주말마다 열리는 도자기 클래스. 중앙 원목 테이블에서 8명이 함께한다. 주인장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기쁜 마음으로 만들어서 그들과 함께 신나서 만든다고. 그 외의 시간은 샘플을 만들거나 클래스 준비, 협업 작업으로도 빠듯이 흐른다.
이곳이 이들의 작업실이기도 한 만큼, 있기 편한 공간을 만들다 보니 좋아하는 것들을 갖다 놓았다. 낮에는 에어로 프레스 커피를, 저녁에는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까지.
오후 3시, 빛이 한 바구니 들어오던 시간
원목 탁자에 앉아 마주 본 창문은 그 빛을 담는다
최 주인장은 카페가 이렇게 활성화될지 몰랐다며 살풋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왜 이름에 엉망이라는 표현을 썼냐는 물음에 공간을 처음 만들 땐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한 거라 엄청나게 잘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그래서 100% 최상은 아니지만, “우리 마음 가는 대로 했어.” 이런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침 하고 싶은 대로 만들 수 있는 도자기 느낌과 맞아 떨어지기도 했다고.
그에 참 꾸밈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꾸미지 않은, 심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을 줬다는 이 공간처럼 말이다. 공간과 사람이 닮아 있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