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광대들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처지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았다. 신분 차별이 극심하던 시기에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하지 않았고 은근한 풍자로 부패한 관리, 양반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일반 백성들에게 통쾌함을 안겨 주었다. 탈춤에서는 말뚝이라는 인물이 양반을 모욕하고 원숭이를 등장시켜 더 신랄하게 양반을 조롱한다. 또 노승이 등장해 새 맥시(양반의 첩)와 춤을 추는 등 그때 당시 타락한 불교의 모습을 비판하기도 한다.
나는 해학이 있는 우리네 극을 좋아한다. 더 통쾌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많은 풍자 코미디가 있었지만 무언가 옛날 극보다는 덜 통쾌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물론 전통연희를 여럿 접해본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는 바는 다르다. 앞서 나는 전통예술을 전공하는 사람이기에 무엇보다도 관심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전에 아트인사이트에 올린 글도 전통예술과 관련된 글을 올렸을 정도로 이 공연이 나오고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 반가웠다.
광대들만의 몸짓, 탈놀음에 대한 재해석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남도 등 각 지역의 색깔들을 광대들의 몸짓과 입담에 담아 재해석한다. 각 판마다 달라지는 거지들의 탈놀음과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이 탈이 되고 악기가 되는 풍부한 볼거리는 공연을 더욱 흥미롭고 풍성하게 만든다. 익살스럽지만 역동적이고, 풍자와 해학이 있지만 여백이 있는 광대들의 춤사위를 통해 탈놀음과 연희의 동시대성을 드러내본다.
함께 어울려 노는 판의 형식을 띈 '딴소리 판'은 각 지역의 색깔을 입힌 판소리와 탈놀음을 보여주는 복합 연희의 극이다. 흥겨운 판소리와 더 흥겨운 탈놀음 가락이 만나 흥겨움이 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탈놀음을 재해석한 다양성을 보여주며, 더욱이 관심이 가는 부분은 들썩거리게 하는 몸을 관객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위에 설명한 그대로 어울려 노는 경계 없는 연희판인 것인데 이는 옛날 조상들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오히려 관객은 수용하는 것에만 충실한 말 그대로 관객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옛날 연희의 느낌을 살려 함께 노는 '판'을 만들었다니 더욱 기대가 되는 바이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우리의 전통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풍물, 탈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민속 연희를 현대에 어울리게 재창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한다.
전통연희의 안대천 대표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왜 전통공연에 관심이 없는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가 내린 결론은 재미가 없어서였고 따라서 연희를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만들면 되지 않는가란 생각으로 극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연희는 세계에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내놓기에 손색이 없어요."라고.
겨울이 오는 요즘 땀 뻘뻘 사람 내나는 공연으로 유쾌하게 한바탕 놀고 올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흥이 난다.
이번엔 정말 딴소리 말고 이 공연은 꼭 보러 가서 한바탕 판을 벌리고 올 생각이다!
금요일 8시
토요일 5시
전석 30,000원
연희집단 The 광대
서울문화재단
형광팬(The광대 후원회원)
만 7세 이상
7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