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딴소리하지 말고 우리 그냥 판을 한번 벌려보자! - 딴소리 판

글 입력 2019.11.12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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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광대들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처지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았다. 신분 차별이 극심하던 시기에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하지 않았고 은근한 풍자로 부패한 관리, 양반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일반 백성들에게 통쾌함을 안겨 주었다. 탈춤에서는 말뚝이라는 인물이 양반을 모욕하고 원숭이를 등장시켜 더 신랄하게 양반을 조롱한다. 또 노승이 등장해 새 맥시(양반의 첩)와 춤을 추는 등 그때 당시 타락한 불교의 모습을 비판하기도 한다.

 

나는 해학이 있는 우리네 극을 좋아한다. 더 통쾌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많은 풍자 코미디가 있었지만 무언가 옛날 극보다는 덜 통쾌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물론 전통연희를 여럿 접해본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는 바는 다르다. 앞서 나는 전통예술을 전공하는 사람이기에 무엇보다도 관심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전에 아트인사이트에 올린 글도 전통예술과 관련된 글을 올렸을 정도로 이 공연이 나오고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 반가웠다.

 

 

포스터.jpg

 

 


 

광대들만의 몸짓, 탈놀음에 대한 재해석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남도 등 각 지역의 색깔들을 광대들의 몸짓과 입담에 담아 재해석한다. 각 판마다 달라지는 거지들의 탈놀음과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이 탈이 되고 악기가 되는 풍부한 볼거리는 공연을 더욱 흥미롭고 풍성하게 만든다. 익살스럽지만 역동적이고, 풍자와 해학이 있지만 여백이 있는 광대들의 춤사위를 통해 탈놀음과 연희의 동시대성을 드러내본다.

 
어울려 노는 경계 없는 연희판
마당에서 경계 없이 관중들과 어울려 놀았던 옛 연희의 모습처럼 관객들도 극에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한다. 흥부가에서 상여를 메어 보기도 하고, 소리꾼의 적극적인 추임새에 흥을 맞추고 광대들의 탈춤, 풍물진법, 재담에 흥을 주고받으며 연희자와 관객이 구분 없이 어울려 노는 환상을 연출한다.

 


 

   

함께 어울려 노는 판의 형식을 띈 '딴소리 판'은 각 지역의 색깔을 입힌 판소리와 탈놀음을 보여주는 복합 연희의 극이다. 흥겨운 판소리와 더 흥겨운 탈놀음 가락이 만나 흥겨움이 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탈놀음을 재해석한 다양성을 보여주며, 더욱이 관심이 가는 부분은 들썩거리게 하는 몸을 관객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위에 설명한 그대로 어울려 노는 경계 없는 연희판인 것인데 이는 옛날 조상들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오히려 관객은 수용하는 것에만 충실한 말 그대로 관객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옛날 연희의 느낌을 살려 함께 노는 '판'을 만들었다니 더욱 기대가 되는 바이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우리의 전통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풍물, 탈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민속 연희를 현대에 어울리게 재창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한다.


전통연희의 안대천 대표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젊은이들이 왜 전통공연에 관심이 없는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THE광대 안대천 대표(출연).JPG


 

그가 내린 결론은 재미가 없어서였고 따라서 연희를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만들면 되지 않는가란 생각으로 극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연희는 세계에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내놓기에 손색이 없어요."라고.


겨울이 오는 요즘 땀 뻘뻘 사람 내나는 공연으로 유쾌하게 한바탕 놀고 올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흥이 난다. 


이번엔 정말 딴소리 말고 이 공연은 꼭 보러 가서 한바탕 판을 벌리고 올 생각이다!

 





<시놉시스>


1장. 춘향가의 판을 깨다
깽판전문 광대거지들이 춘향가의 한 대목을 부르는 소리꾼의 판에 난입한다. 암행어사가 아니라 아맹거사로 자칭한, 거지 중에 상거지 몽룡이 수절을 지키려던 춘향 앞에 나타나 사랑구걸 대신 밥구걸을 하고, 이에 당황한 춘향은 곡절이나 들어보자고 광대 거지들을 다그친다.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몽룡이와 광대거지들이 딴소리 판을 펼친다.
 
2장. 심청가의 판을 깨다
전국봉사대회가 벌어진 황궁에 봉사로 위장한 광대거지들이 잔치에 몰려들어 숟가락을 얹는다. 장님행세가 발각되어 쫓겨날 무렵, 심청황후와 심봉사의 눈물겨운 재회가 펼쳐진다. 옆에서 지켜보던 광대거지들이 효도의 부질없음을 논하면서 깽판을 놓는다. 눈뜬 봉사들이 다시 장님으로 돌아가고 거지들은 혼란을 틈타 도망간다.
 
3장. 적벽가의 판을 깨다
적벽대전에서 대패를 한 조조의 군사 앞에 며칠을 굶은 광대거지들이 지나간다. 입대하면 밥을 준다는 이야기에 단번에 조조군이 된 광대거지들은 적장인 제갈공명을 만나게 되고, 대의와 명분을 부르짖는 상대에게 엉망진법을 한수 가르쳐준다.
 
4장. 수궁가의 판을 깨다
수궁의 축성을 축하하는 잔치에 흥을 돋우기 위해 모인 광대거지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 이에 불만을 가진 광대거지들이 앙심을 품는데... 마침, 술병으로 간이 상한 용왕의 상태를 살피는 자리를 꾀어내어 가짜 약을 팔기 시작한다.
 
5장. 흥보가의 판을 깨다
대박을 꿈꾸며 박을 타던 흥보 앞에 나타난 광대거지들. 소원을 이뤄주지는 않고, 듣기만 한다는 말에 흥보는 망연자실해진다.
 
6장. 다시, 춘향가의 판이 시작되다
광대거지들의 딴소리 사연을 다 들은 춘향은 몽룡과의 해후를 택하는 대신 자신의 길을 택하고, 몽룡과 광대거지들 역시 제 갈길로 향한다.


 


 


딴소리판



일자 : 2019.11.22 ~ 2019.11.23


시간 

금요일 8시

토요일 5시
 

장소 : 서울남산국악당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관 

연희집단 The 광대


 후원 

서울문화재단

형광팬(The광대 후원회원)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70분


 

[허연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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