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치고 힘들 때, 영화 한 편 어떠세요? [영화]

힘들 때 나를 위로해줄 영화 세 편
글 입력 2019.11.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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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정말이지 지치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한 게 뭐가 있다고 나이는 나도 모르게 먹어 가는데, 돈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랴 정신을 온전히 붙잡기도 온 힘이 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위로를 받자니 괜스레 민망하기만 할 것 같다. 걱정하지 말자. 세상에 나 홀로 있다고 느껴지는 지금, 나를 달래줄 영화들이 있다.

 

 

 

미스 리틀 선샤인(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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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 대학 강사인 아빠 리차드, 가게에서 파는 닭날개 튀김을 저녁 식탁으로 내는 엄마 쉐릴, 헤로인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애인에게 차인 후 자살을 시도한 외삼촌 프랭크, 전투기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을 하지 않겠다는 아들 드웨인과 또래 아이보다 통통한 몸매임에도 미인대회를 나가려 하는 딸 올리브가 있다. 이들은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에 나가는 것이 소원인 딸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고물 버스를 타고 1박2일간의 여정을 떠난다.

 

실패자들끼리의 여정이기 때문에 그들의 여정은 당연히 순탄할 리가 없다. 틈만 나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콩가루’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성공한 누군가가 나타나 그들을 진정시켜야만 할 것 같은 순간,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호소하고, 실패자가 실패자를 치유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금 당장만 실패했을 뿐이지, 그들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사회는 항상 등수를 매긴다. 누군가는 1등이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꼴찌를 한다. 비록 자신이 경쟁을 원치 않을지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등수는 매겨지고 있다. 경쟁에서 벗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는 꼴찌에 너무 자책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인생에서 성공의 순간이 찾아오듯이, 실패의 순간도 우리는 마주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루저면 뭐 어때?’라는 당당한 마음을 가져보도록 하자. 실패에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인생은 빌어먹을

미인대회의 연속이라구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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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코이치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엄마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동생 류는 아빠와 함께 산다. 코이치의 소원은 집 근처 화산이 폭발해서 다시 아빠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 생기는 신칸센 열차가 반대편에서 서로 스쳐가는 순간에 ‘기적’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각자의 소원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그 곳을 향해 떠난다.

 

2018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11년 작품으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목적지를 향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나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디’라는 말의 뜻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세요’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귀여우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의 소재로 등장하는 할아버지가 만드는 가루칸 떡은 강한 맛을 지니지 않은 ‘은근히 달면서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고 한다. 인생에서도 비슷하다. 특별한 기적은 몇 차례 찾아오지 않고 평범한 일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사실 기적은 우리들의 삶과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매일 살아오면서 성장하고 있는 오늘의 하루도 그동안 의식하지 않았을 뿐이지 어찌 보면 기적이 아닐까? 인생의 원동력을 잃고 있는 당신에게 오늘의 영화로 추천한다.

 

 

가족보다 세계를 선택하기로 했어

 

 

 

 

족구왕(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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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안 나오는 스펙을 가진 복학생 만섭은 지금 당장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캠퍼스 퀸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지를 않나,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질 않나 아주 그냥 ‘족구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퀸카 안나는 만섭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녀의 ‘썸남’인 강민을 족구 한판으로 무너뜨리면서 캠퍼스는 족구 열풍에 휩싸인다. 이윽고 캠퍼스 족구대회까지 열리게 되고 만섭은 사랑과 족구 모두를 쟁취하기 위해 대회에 출전한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안재홍을 일약 충무로의 신성으로 만들어준 영화 ‘족구왕’이다. 영화는 특유의 ‘병맛’ 유머로 무장한 채, 대학교 캠퍼스의 모습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대형 자본의 지원 없이 만들어진 작은 독립 영화인지라 어딘가 어설픈 모양새가 영화 속 만섭과도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영화를 계속 보고 있으니 일부로 의도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청춘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건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남들을 뒤쫓으며 지금 당장의 가슴 뛰는 일들을 멀리하고 있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면서 내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과연 중요하지 않을까. 남들이 초라하게 여기더라도 가슴이 뛰는 일은 해야만 한다. 왜냐 하면 그게 '재미있으니까'. 청춘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

 

가시가 있어도 장미는 아름답다. 인생 역시 힘들지라도 그 본질은 너무나 아름답다. 힘든 순간으로 인해 우리 인생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고, 오늘 밤 힘든 하루를 영화와 함께 훌훌 털어버리자.

 

 

[송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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