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일상을 통해 사투하는, 이형주 - 우리는 서로를 간직 하려고

서로의 존재를 간직하기 위해
글 입력 2023.11.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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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_앨범아트.PNG

 

 

작품으로서의 일상은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의미로서 전달되는 방식은 좀 더 깊고 진중하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이나 모습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작품의 의도에 따라 다르다.

 

이형주의 정규 1집 ‘우리는 서로를 간직 하려고’ 또한 마찬가지다. 솔직하고 소박한 문법으로 일상을 담은 앨범은 제목 그대로 서로를 간직하길 원한다. 열 곡을 풀어내는 동안 타이틀 ‘간직’을 가장 마지막에 둔 이유도 일상을 통과해 서로를 간직하길 원하기 때문 아니었을까.

 

이형주는 앨범의 시작부터 일상과 마음을 풀어낸다.

 

그가 노래하는 일상은 솔직하면서 동시에 연약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은 일에 마음을 졸이거나 설레는 모습에 대한 고백인 ‘나는 어쩜’처럼, 그는 벽을 허물고 청자와의 거리를 빠르게 좁힌다. ‘보통의 하루’에서는 심리적 상태를 비현실적인 일상에 반영하며 장면을 나열하는데, 그의 일상은 어떤 면에서 동정을 요하는 처지처럼 보인다.

 

앨범은 계속해서 생각과 일상의 서술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상이라는 포장 속에 다른 의미가 들어오기도 한다.

 

‘내 몸이 들린 날’은 개인적인 감상으로 비현실적인 장면을 나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대포 소화기 지게차와 형광조끼”와 같은 가사를 통해 현실적 맥락을 암시하며, 익숙하거나 이름 모를 사람들과 팔짱을 끼며 대치하는 상황을 통해 서술하고자 하는 의미를 구체화한다. ‘내 몸이 들린 날’ 이후로 이어지는 ‘점박이의 입장’과 ‘반란의 아이들’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앨범의 후반부에서는 아티스트가 솔직한 일상을 공유한 이유에 관해 서술한다. ‘말해주세요’에서는 “그래도 말해주세요 흥분을 참지 말고요 눈물은 보일수록 단단해질 테니까”라는 가사를 통해 연약한 심리를 드러낸 것은 더 단단해지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트랙 ‘간직’ 또한 서로를 간직하기 위함으로 앨범의 서사를 마무리한다. 이형주가 말하는 간직은 세상 속에서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생존의 투쟁이다.

 

일상의 공유를 통해 사투와 간직을 이야기한 이유는 동질감 그 자체로 존재를 긍정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같은 처지에 있다는 공감의 시선을 일상의 단계로 낮춘다면 현실의 고난을 이겨낼 동기가 될 수 있다.

 

블루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노래하던 음악이었다. 이형주는 블루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반복되는 마디 속에서 일상과 마음을 고백하려 했으며, 더불어 델타 블루스, 재즈 블루스, 펑크 블루스까지 다양한 모습을 통해 한 장르를 다방면으로 훑어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는 서로를 간직 하려고'에서 그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연대와 사투는 지극히 평범하고 솔직한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든다.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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