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중해와 대서양을 함께 품은 나라 - 아프리카 모로코 [여행]

특별한 여행을 꿈꾼다면 미로의 도시 페스로
글 입력 2019.11.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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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겨울 아프리카 북서단에 위치한 입헌군주국 모로코에 다녀왔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타리파에서 페리로 1시간 남짓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 아프리카 대륙의 북단 모로코 왕국. 왕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1999년 7월 즉위한 모하메드 6세가 현재까지 재위하고 있는 왕권 국가이다. 모로코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사하라 사막의 나라, 그리고 이슬람 국가라는 것 정도였던 나는 모로코를 간다는 기대감보다는 난생처음 아프리카 대륙을 간다는 사실이 기대됐다.
 

이번 모로코 여정에서 방문할 곳은 세 곳, 항구의 도시 탕헤르와 한때 모로코 왕국의 수도였던 페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명대사를 남긴 영화 ‘카사블랑카’의 배경이 된 카사블랑카이다. 세 곳 전부 저마다 고유의 특색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페스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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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페리를 타고 모로코에 도착.



탕헤르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광경은 고깔모자를 쓴 남자들, 그리고 그동안 상상해 왔던 아프리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좋은 시설의 쇼핑센터, 문화시설들이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간 첫날은 바로 잠자리에 들었고, 일어나 간단한 조식을 마친 후 페스로 가기 위한 6시간 여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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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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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마음껏 활보하는

강아지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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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차도 마셨다. 모로코인들에게는 대중적인 차로 한국 돈으로는 300원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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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4시간을 내리 달려서 페스에 도착했고 제일 먼저 황금의 문으로 향했다. 사진 찍는 구역이 제한되어 있어서 사면을 전부 담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페스 관광의 주 목적인 구시가지 메디나 (medina, 이슬람 국가에서 구시가지를 부르는 말)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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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600여 개의 작은 골목길과 코너, 가게와 사원, 창고와 주택들이 뒤엉켜 있는 곳으로 800년경 건설된 중세 이슬람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구글 지도도 방향 표시가 불가능할 정도로 길이 변화가 너무나 빠르고 복잡한 탓에 가이드는 필수이며, 그 가이드는 이곳 페스에서 또 다른 현지 길잡이에게 의지를 하는 방식으로 관광을 해야만 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현지 길잡이들은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무학의 건달이라도 환영을 받는다. 누구보다도 이곳의 골목을 잘 아는 그들만의 눈이 관광객들의 길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지리적인 환경이 만들어 낸 그들만의 최고의 생존 무기인 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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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둘이 겨우 지나갈 법한 좁은 길이 많은 탓에 당나귀는 이곳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며 심심치 않게 노새꾼의 "발 렉!"이라는 길을 비키라는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옆으로 살짝 비켜서 지나가길 기다리면 노새와 노새꾼이 지나간 길부터 10M가량 퀴퀴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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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 관광을 거의 마칠 때쯤 염색공장 '테너리’를 방문했다. 입구에서 허브를 나눠주는데 용도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새의 똥을 주원료로 하는 염색공장의 역한 냄새를 힘들어하는 손님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간간이 허브 냄새를 맡으면서 구경하게끔 하는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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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천연가죽 염료 작업 능수능란했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작업 공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색상의 가죽 중 노란색 가죽이 공정이 까다로워 가장 비싼 값으로 팔린다고 한다.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한참을 구경하다가 내려왔다.

 

 


다음은 간간히 찍은 페스 메디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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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쓴 여인과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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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널려있는 주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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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상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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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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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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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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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다음여행지 카사블랑카로 출발.

 

 

문화의 차이는 건물과 사람들의 모습보다는 언어에서 가장 먼저 와닿는다. 뜻을 짐작할 수도 없는 아랍어로 된 꼬불거리는 글씨가 빼곡한 간판에서부터 내가 정말 모로코에 왔음을 느끼게 했고 하루 5번 길거리에 울리는 무엣진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알림) 시간이 되면 일제히 한 방향을 보며 기도하는 사람들과 한 손엔 코란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같은 여성이라도 청바지를 입은 여인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뒤덮는 니캅을 눌러쓴 여인 등 다양한 종교와 패션의 층위가 상존하고 있음도 새롭게 다가왔다. 사진에는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시간을 역행하는 느낌의 어딜가나 불완전한 인프라가 이전 여행지와는 완벽하게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인지 여태껏 가봤던 나라, 도시 중 최고라 느낄만한 그야말로 인생 도시였다.

 

천삼백 여 년전 문화적으로 가장 번성했던 그 시대를 지나 지금까지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모습들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곳. 그 당시 아랍 최고 학문의 요람이었던 페스의 카라윈 대학은 유럽 문화와 이슬람 문화를 결부시키는 역할을 한 요충지이자 학문의 전당이었고 이 요람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이베리아반도로 이주하면서 암흑시대에 빠져있던 중세 유럽의 문을 두드려 깨웠다는 점에서 페스는 우리에게 지성적인 본보기가 되어주며 천년의 유산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숨겨진 보물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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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빨리빨리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모로코는 답답하게, 또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때문에 모로코 페스를 방문하려면 느긋함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은 필수이다. 바쁜 일상 삶의 템포를 한 박자 늦추고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페스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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