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섬세한 역동(力動) [음악]

Russian Circles, 《Blood Year》
글 입력 2019.10.1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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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역동力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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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Chicago)출신의 포스트 록 트리오는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

 

포스트 록(Post-Rock)이면서 동시에 슬러지 메탈(Sludge-Metal) 사운드를 결합한 무거우면서 섬세한 음악이다. 러시안 서클(Russian Circles)은 이런 기존 장르들의 결합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쌓아간 '관록의 밴드'이다.

 

세 번째 앨범인 《Geneva (2009)》, 네 번째 앨범《Empros (2011)》이후 음악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느낌은 강했다. 하지만 변화라는 단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물론 변화라는 단어보다는 기존의 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는 정도의 방향 전환은 있었지만, 크게 언급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관록은 일곱 번째 앨범 《Blood Year》에서도 건재하다. 강렬하고 무거운 사운드를 기반으로 반복적인 리프, 간단한 리프를 연주하는데 이는 여타 밴드들과 달리 지루함이 없다. 음악을 듣는 개인에 따라 이 차이는 있겠지만, 지루함이 없는 이유는 분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무거움과 침울함을 쌓는데 탁월하다.

 

특히 무거움은 베이스와 드럼이 어우러져날뛰는데 이들의 박자는 반복 속에서 다양함을 부여합니다. 같은 리프라고 하더라도 베이스와 드럼을 어떻게 치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데 밴드는 이를 잘 활용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지루할 반복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꾸밀 줄 알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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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iano는 위에서 언급한 베이스와 드럼의 어울림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곡이다. 기타의 트레몰로 피킹, 드럼의 블래스트 비트는 곡의 현장감과 속도감을 높여준다. 이 과정에서 베이스가 곡 전체를 포장한다. 연주는 과격한 것 같지만 멋대로 날뛰고, 지저분하지 않다. 오히려 질서정연하고 잘 포장된 느낌이 든다. 이 잘 포장된 느낌은 반복과 침울함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이다.

 

Ghost on High는 정신없고 한없이 깊게 파고들었던앞선 곡들보다 점잖은 곡이다. 70년대 블랙 사바스의 침착하고 무거운 어쿠스틱 사운드가 생각나는데, 어느 정도 차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는 7분 30초의 러닝타임을 지닌 장곡이다. 더 길기 때문에 러시아 서클은 많은 것을 묘사하고 들려준다.

 

Ghost on High를 그대로 이어받기 때문에 Sinaia의 초반부는 살짝 연한 느낌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곧바로 기타의 연주를 통해 깊은 사운드로 전환된다. 메탈보다는 포스트록의 비중이 높은 트랙이기에 메탈 특유의 깊고 어두운 맛은 덜하다. 하지만 표현은 탁월하다. 코러스 부분에서 살짝 엇나가는 듯한 베이스와 드럼, 기타의 사운드는 불안정과 우울을 잘 묘사한 것이다.

 

넓게 파는 것보다는 깊게 파는 것을 선호했다. 깊게 들을수록 알 수 있는 것이 많았고, 새로운 풍경을 그려주는 지루하지 않는 앨범이다. 단, 짧고 굵은 걸 좋아한다면 취향이 아닐 수도 있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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