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깅하기 좋은 유튜브 음악 채널

글 입력 2019.08.11 02:0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유튜브_1.jpg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성향과 관심사를 분석하여 추천 영상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 기반 플랫폼은 활용 방법에 따라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가짜 뉴스, 일회성 콘텐츠를 주로 소비한다면 사용자의 피드도 관련 영상으로만 채워진다. 입맛을 자극하는 정크푸드에 길들여지듯이 자극적인 콘텐츠는 비슷한 콘텐츠와 연계해 중독을 초래한다. 이럴 경우 귀중한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러한 데이터 기술을 새로운 발견의 도구로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기존 미디어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함이나 정보성이 가미된 채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에게 유튜브는 광산이나 다름없다. 순위권 밖에 존재하는 뮤지션을 쉽게 발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듯 디깅의 즐거움을 얻게 해주는 채널을 엄선해보았다.



1. NPR Music: tiny desk concert


tinydesk_1.png
 

NPR Music은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사인 NPR에서 주관하는 채널이다. 이들의 음악 프로그램 중 하나인 <Tiny Dest Concert>는 명칭 그대로다. 사무실 구석의 비좁은 장소로 아티스트를 초대하여 공연을 펼치는 시리즈를 말한다. 즉 이들은 화려한 연출로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청취와 감상이라는 라이브 음악의 본질을 살린다.

이러한 콘텐츠를 만든 계기에서 NPR 뮤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리즈를 창안한 프로듀서 밥 보일렌의 일화를 주목해보자. 그는 2008년 한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밥은 당시 관중의 시끄러운 수다 소리가 공연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고 밝힌다.

그리하여 자신의 책상이 있는 NPR의 사무실로 첫 번째 아티스트인 로라 깁슨을 초대한다. 그렇게 최초의 콘서트는 소수의 관객 앞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되었다. 초기엔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tiny desk concert는 많은 이들이 출연을 희망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다.

에리카 바두에서부터 칙코리아, 요요마에 이르기까지. 장르 불문 저명한 아티스트의 라이브가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이뤄진다. 물론 명성 높은 뮤지션에게만 무대에 설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줄리 번, 탱크 앤 더 뱅어스, 노네임, 리조 등 젊은 아티스트도 출중한 공연을 선사한다.



2. COLORS

 
칼라_1.png
 

COLORS는 독일의 미디어 제작 회사에서 운영한다. 불과 3년 전인 2016년에 개설되었으나 성장세가 돋보이는 채널이다. 현재는 NPR 뮤직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NPR 뮤직의 특징이 차분함과 자연스러움이라면 COLORS는 스타일리시하고 미니멀하게 정제된 무대를 조성한다.

따라서 뮤지션은 오직 하나의 색으로 메운 공간 안에서 노래한다. All COLORS, No genres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들에게서 장르의 구분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아티스트의 출신 국적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뿐만이 아니라 수단, 온두라스, 남아프리카, 스웨덴, 네덜란드 등 전 세계의 재능 있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여 소개해준다.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다는 보편적 진리에 가까운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매일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반복하며 지루함을 느끼는 리스너라면 환영할만한 채널이다.



3. Sofar Sounds

 
소파사운즈_2.png
 

Sofar Sounds는 영국의 음악 이벤트 스타트업에서 제작한다. 이들은 앤티크 샵, 카페, 거실, 사무실, 루프탑처럼 일반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Sofar Sounds는 2009년 런던에서 시작하여 최근까지 4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도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성사되었다.

공연이 이뤄지는 방식은 특별하다. 먼저 공연을 관람하고 싶은 참여자는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신청한다. 추첨이 된 당첨자는 티켓 구입에 관한 이메일을 받는다. 표를 구매한 관객은 최소 공연 하루 전날까지 정확한 장소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출연하는 아티스트의 명단도 공연 당일 공개된다. 이렇듯 비밀스러운 콘셉트는 아티스트와 관객 간에 친밀한 소통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설립자인 레이프 오퍼는 대화 소리, 맥주병 부딪치는 소리 등 소음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편안하며 주의를 통제할 수 있는 장소를 원했다. 그래서 자신의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한 후 소규모의 라이브 공연을 마련한다. 이 같은 취지에서 시작된 소파 사운즈는 차별성을 지닌 음악 비즈니스 사업으로 확장되었다. 고요한 환경에서 듣는 음악을 선호하는 리스너에게 반가운 채널일 것이다.



4. 온스테이지

 
온스테_1.png
 

온스테이지는 네이버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라이브 음악 콘텐츠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8년 중반까지 진행되었던 온스테이지 1.0을 마무리하고 온스테이지 2.0의 막을 올렸다. 특히 이번 온스테이지 2.0에서는 감각적인 비주얼 요소를 덜어냈다. 대신 리얼 원테이크 기법에 주안점을 둔다. 실력 있는 아티스트, 숨겨진 음악을 소개하는 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온스테이지 라이브를 통해 매달 인디 뮤지션을 조명하던 프로그램 또한 온스테이지X로 변경되었다. 웹툰, 전시, 체험, 무대 등 다양한 공간, 아티스트와 뮤지션의 협업으로 확대하며 실험적인 시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음악의 시각화를 주제로 크리에이터 팝업을 열고 네이버로 온라인 생중계를 이어나갔다.

새롭게 추가된 디깅클럽서울은 뉴트로 열풍과 함께 돌아온 시티팝을 주제로 삼는다. 7~90년대 한국의 대중음악을 재조명하여 재해석하는 것이다. 올해 디깅클럽2019는 5개의 테마를 주제로 총 5곡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까지 장필순의 '어느 새'를 리메이크한 백예린, 이상은의 '그대 떠난 후'를 리메이크한 1415의 영상이 공개되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이 궁금한 리스너라면 구독함에 담아두어야 할 채널이다.


[장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