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펜스 밖에서 바라보는 카니발 _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글 입력 2019.08.0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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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크기변환]P78793_10.jpg
 

처음 이 작품을 교과서로 마주했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미술관 혹은 교과서에서 작품을 볼 때마다 여성은 대부분 벗고 있었고 그것을 그린 작가들은 주로 남성이었다. 대상화되는 여성에 대해 무감각하고 오히려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았을 때 그것이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제야 대부분의 작품 속 여성이 벗었다는 것, 그리고 여성 작가들은 미술관에서도 현대 파트에 들어서야 겨우 볼 수 있음을 생각했다.

예술은 흔히 사회적 반영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사회에 대한 반성을 일으키기도 하며 다른 관점에서 보도록 유도한다. 필자에게 페미니즘 작품이 그러한 존재다. 처음 교과서에 이 작품을 보았을 때처럼 그동안의 흐름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만 새로운 예술이 탄생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이번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 또한 의미가 크다. 새로운 관점에서 예술을 다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_NeMaF Poster.jpg
 

그동안 서울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 (이하 네마프)는 주류가 아닌 곳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작품들을 전시했다. '대항기억과 몸짓의 재구성'이라는 주제의 네마프 2018 또한 이번과 추구하는 바는 비슷했다. 네마프 2019는 인권, 젠더, 예술 감수성에 초점에 맞추어 실험 영화, 비디오 아트, 대안 영상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내보일 예정이다.

세 감수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작년과 같다. 비슷하지만 다르게, 8월 15일~24일까지 개최되는 제 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올해 슬로건은 ‘젠더 X 국가’다. 젠더(gender)는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생물학적 성(sex)과 구분되는 용어다.

전 세계적으로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에 대한 다양함을 인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가부장적인 기준을 들이밀며 그 외의 존재들을 배재해오고 있다. 이에 네마프 2019에서는 기존 젠더 개념에 도전과 질문을 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펜스 밖에서 카니발을 바라보는 사람들


네마프 2019의 메인 포스터는 심혜정 작가가 조병희 작가와 공동작업한 ‘카니발(2016)’의 한 장면이다. 과거 카니발은 개인의 억압된 욕구, 욕망을 풀 수 있도록 국가가 정한 일정 기간 동안만 허용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카니발은 그저 관광 상품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비싼 입장료를 감당할 수 없는 다수의 사람들은 펜스 틈새로 카니발을 구경한다. 펜스 안의 자본을 바라보기만 하며 우리들의 신체, 욕망은 그저 밖에서 맴돌고 있음으로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카니발은 이제 자본이 만들어낸 욕망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본에서 만들어낸 것을 갖고 싶어하지만, 카니발은 기득권자에게만 보여질 뿐이다. 밖에서 카니발을 지켜보는 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끊임없이 욕망하지만 결코 가질 수 없는 신포도가 되었다. 기득권자가 아닌 이들은 펜스 밖에서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카니발을 계속 욕망하게 만들면서 속하지 못하게 막는다.


 


마를린 호리스, 유럽 페미니즘 시네아스트 대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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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표적인 여성주의 감독인 마를린 호리스의 대표 작품 또한 네마프 2019의 작가 회고전에서 특별 상영될 예정이다. <침묵에 대한 의문>, <안토니아스 라인>, <댈러웨이 부인>, <소용돌이 속에서>. 이 4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호리스는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을 조명하고 여성들의 연대 및 대안적인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침묵에 대한 의문>은 옷 가게 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여성을 통해 가부장제에 대한 여성의 뿌리깊은 분노를 보여준다. <댈러웨이 부인>은 <자기만의 방>의 저자인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여성의 인생에서 결혼과 사랑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가장 최근의 작품인 <소용돌이 속에서>는 스탈린의 공포통치 기간동안 시베리아 수용소에 18년을 보냈던 한 러시아 문학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여성의 삶을 집중 조명하며 이데올로기 장치의 공포성을 냉철하게 바라본다.


안토니아스라인_스틸컷.jpg
 

4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안토니아스 라인>이 아닐까 싶다. 여성 감독 최초로서 1996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였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허스토리 (herstory)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안토니아-다니엘-테레사-사라로 이어지는 4대 모녀로 이어지는 삶을 보여준다. 그동안 가문을 잇는 이야기를 보면 주로 남성인 경우가 많다. 가족 성만 보더라도 남성의 것을 따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와 다르게 대를 잇는 여성에게 주목했다는 것으로도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 네마프(NeMaf) 2019 -


일자 : 2019.08.15 ~ 2019.08.24

프로그램
주제전: 젠더X국가
글로컬 구애전 (국제 경쟁프로그램)
한국 구애전 (한국 경쟁프로그램)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
마를린 호리스 회고전
심혜정 특별전
글로컬 파노라마 (비경쟁프로그램)
뉴미디어대안영화 (작가신작전)
뉴미디어대안영화제작지원
등 다수

*
28개국 140편
국내/해외 영화, 뉴미디어 영상
영상 퍼포먼스 작품 등

**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홈페이지 참고

장소
서울아트시네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미디어극장 아이공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티켓가격
상영 1회권 7,000원
전시통합 1일권 7,000원

주최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마포구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서교예술실험센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서울아트시네마, 아트스페이스오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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