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피카소와 큐비즘 Picasso & Cub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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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큐비즘
Picasso & Cubism
신혼여행이 정해졌다. 4월 2주간,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 스페인으로 향한다. ‘14일간 4개 나라라니, 관광 패키지 가나?’ 생각할까 부연 설명을 하려 한다. 파리 2박을 하고, 이탈리아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 육로로 가니 당연히 스위스를 지나간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에서 4박을 보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을 보낸다.
한 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2주간의 신혼여행 코스는 이미 내가 다녀온 코스다. 이미 세 번의 유럽 대장정을 떠났던 나에게는 이번 코스는 제법 익숙한 여행코스다. 이탈리아에서 한달, 유럽 전체 두달, 다시 스페인에서 2주를 보내고, 기차에 몸을 싣고 이동했던 나에게 신혼여행은 ‘미혼’에서 ‘기혼’의 첫 여행인 셈이다. 이렇게 가게 된 이유는 남편의 몫이 크다. (디테일은 여행 후에 전해주겠다.)
신혼여행이 정해지고 난 후 테마가 정해졌을 때 역시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었다. 대학생 시절 철없이 했던 ‘묻지마 여행’ 후 사회생활을 한 이후로는 ‘보는만큼 배우고 얻는 의미 있는 여행’에 우선 시 두고 있다. 이렇게 된 사연은 지난 스페인 여행이 큰 계기였고, 그곳에서 만난 예술가들의 작품이 이유였다.
<피카소와 큐비즘>은 마치 신혼여행 전 예습처럼 봐야 할 전시처럼 다가왔다. 자라난 나라는 스페인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한 걸 감안한다면, 피카소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로 말이다. (유럽에서 여러번 피카소를 만나고 그가 살던 집까지 찾아갔었다) 거기다 내 신혼여행 계획을 덧대자면, 프랑스와 스페인을 거쳐 서울까지 온 전시의 여정을 거꾸로 4월에 여행을 가는 셈이고. 이리도 재치 있는 우연이 있을까?
사실 피카소는 미술을 잘 몰라도 워낙 명성이 두터워 많이 알고 있는 아티스트다. 입체주의의 한 획을 그은 그의 작품들은 작품명을 몰라도 화풍이 워낙 독특해 누가 봐도 ‘피카소!’를 외치게 하는 점들이 많다. (아마 많은 이들이 아비뇽의 처녀들을 기억할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굳이 찾아 보지 않고도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가볍게 넘길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있다면, 쉽게 판단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을 정도다.
그 이유는 바로, 파리시립미술관에서 소장한 걸 90여점이 한국을 찾아서라고, 거기다 입체파 110주년 기념을 탄생하여 찾은 곳이 바로 서울이라고, 이런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으니 말이다.
파리를 여행했던 이라면, 퐁피두 센터는 들어봤을 법하지만 실제 파리에서 미술관을 찾는다면, 파리시립근대미술관도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다. 퐁피두 센터만큼 근현대미술 걸작들을 소장한 미술관 중 하나로 이번 전시가 열리기까지 많은 이들이 노력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파리까지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명작들을 이리도 쉽게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신이 날 일이다.
<피카소와 큐비즘>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피카소를 비롯한 큐비즘, 입체주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우리가 아는 피카소 외에도 입체주의 화가 20명의 작품까지 함께 모아 전시한다. 입체주의는 19세기 유럽으로 유입된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후기 인상주의가 그 맥을 이어 탄생한 새 예술이라 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 무용
로베르 들로네, 에펠탑후안 그리스, 책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사의 전후를 모르면 감상은 단편적일 수 밖에 없다. 이번 전시는 후기 인상주의와 입체주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 외에도 이스라엘 국립미술관 소장의 폴 세잔의 후기 풍경화까지 준비하였다. 현대 미술사의 연대기를 내 눈으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 시대의 절정을 찍었던 입체주의의 탄생과 종말, 이후 추상화가 각광 받게 되던 시기까지 장편의 입체주의 명화를 만들어 내듯 전시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권한다. 나중에, 라고 하기엔 그 기회는 좀처럼 쉽게 오지 않을 거라고. 이번 전시는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관람 가능하다.
[오윤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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