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어른이 동화같이 살면 어떻게 되나요?

답이 있나요?
글 입력 2018.12.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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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동화같이 사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마냥 착하게만 사는 사람? 너무 순수해서 멍청해 보일 정도인 사람? 모든 걸 아름답게만 보는 사람? 저는 소소한 일상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을 생각할 때 참 동화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느껴집니다.


친구 중 정말 웃음 많고 긍정적인 아이(라기엔 나이가 양심 없지만)가 있습니다. 그냥 일상적인 일, 조그만 일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며 너무 좋다고 웃음을 터트리는 친구입니다. 친구들끼리 참 너는 뇌구조가 동화같구나, 라고 말하지만 가끔 걱정되기도 합니다. 저렇게 웃음 많고 순수해서 거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는지. 반전이라면 반전은 이 친구가 술을 제일 잘 마십니다. 취한 걸 아무도 본 적이 없을 정도니까요.

 



동화처럼 사는 어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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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아동문학입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은 문학 작품이죠. 즉 삶을 동화같이 산다는 것은 어린이 수준으로 산다=어린이 수준의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어른에게 ‘너 참 동화같이 산다’고 말하는 것이 좋은 의도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왠지 그런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좋아하더군요. 역시 동화같이 사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동화는 영어로 fairy tale입니다. 요정 이야기라는 뜻이죠. Fairy tale은 마냥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라기 보다 설화, 신화 등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도 포함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말하는 동화는 굳이 따지자면 영어로 children’s fairy tale이죠. 어쨌든 미국에서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특성을 갖나 봅니다. “That’s a fairy tale.”이 좋은 의미로 쓰이는 걸 본 적이 아직 없는 걸 보니, 외국에서도 동화같이 사는 어른을 마냥 좋게만 바라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어른을 보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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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서양과 동양이 아이와 어른을 보는 견해의 차이는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취직을 하고, 심지어 결혼을 하고 나서도 부모님 집에 사는 어른들도 있지만 서양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하죠. 일단 본인 기준 상 어른이 되면 독립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또 동양에서는 심지어 30대도 연인에게 아이처럼 애교를 부리곤 하는데 외국에서는 다 큰 어른이 애교를 부리면 ‘어디 아픈가?’라고 생각한다고 하죠. 요즘에야 한류로 ‘aekyo’라는 말이 생겼다지만, 원래는 서양에 애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하네요. 서양이 아이와 어른의 존재 및 역할을 좀 더 확실하게 구분 짓는 것 같습니다.



 

그게 나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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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른이 아이처럼 살면 나쁜 건가요? 사실 어린이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만큼 세상 살기 편한 방법도 없습니다. 돈을 벌고 스스로를 통제할 권리를 갖는 대신 점점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되고, 뼈빠지게 일해야 하며, 겁만 많아지고, 머리가 터질 정도로 생각이 많아지는 게 어른이죠. 가만히 있어도 귀엽다고 보호해주는 어린이의 삶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우리는 어른이 되어갈수록 책임져야 할 것, 해결해야 할 것, 스스로 해내야 할 것 등 여러 의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반대로 어른이 되어갈수록 언제 어디서든 울 수 있는 권리, 언제 어디서든 웃을 수 있는 권리, 마음껏 힘들어할 권리 등의 권리는 매우 줄어들죠. 동화같이 사는 사람들이 위너인 이유입니다.

 

동화같이 사는 어른들은 또 대개 긍정적입니다. 제 친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웃음이 많고 모든 일을 좋은 쪽으로 생각합니다. 작년에 지겹게 들었던 ‘소확행’, ‘욜로’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항상 일이 잘 풀리는 것도 같고, 그런 사람들 옆에 있으면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곤 하죠. 물론, 섣부른 일반화일 수도 있겠습니다.




<타샤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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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타샤의 계절> 작가인 타샤 튜더는 자연주의자이자,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입니다. 그녀는 정원과 꽃을 매우 좋아했고, 순간 순간이 행복한 삶을 꿈꿨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였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녀의 작품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매년 뛰어난 어린이 그림책의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칼데콧 상’은 물론, 모든 동화작가가 원하는 상인 ‘리자이너 메달’도 받았다고 합니다. <타샤의 계절>에는 타샤가 네 아이들과 함께 보냈던 자연 속 사계절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하루 하루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하는 것이 목표였던 그녀의 그림엔 어떤 따뜻함이 숨어있을지 궁금합니다.



[김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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