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공연, '춘향' [공연]

글 입력 2018.08.2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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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춘향은 과연 어떤 이미지였는가? 한없이 여리다가도 우아한 고양이마냥 도도한 춘향, 큰 키와 좋은 비율 그리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예의 바르고 말 잘하는 똑똑한 몽룡이, 못생기고 못되게 생긴, 사실은 진짜 못되고 이기적인 사또. 아마 필자 말고도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더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한다. 하지만 이 연극은 프리뷰를 작성할 때만 해도 어느 정도 필자의 기준과 다른 인물들이라는 것을 예상을 했지만 사실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다. 알 수 없는 요소, 전혀 다른 인물들. '춘향' 그 다른 설화 속으로 지금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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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준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

먼저 이 연극에서 제일 먼저 놀랐던 부분은 바로 성격이 완전 다른 인물들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현실적으로 변한 춘향극이라고나 할까? 그냥 놀람의 연속이었다. 직설적인 춘향이, 마마보이 이몽룡, 순정파 변사또까지. 이 연극은 너무나도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렇다보니 마지막 장면도 엄청난 반전을 보여줬는데 이는 다른 사람들도 이 연극을 그 마지막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보러 가줬음 하는 마음에 언급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춘향이의 뒤에서 같이 연기를 해주는 월매와 향단이, 향매와 오죽이. 그리고 몽룡이의 부모와 방자까지. 이들은 춘향이와 몽룡이 사이에 공백을 확실히 채워주는 역할이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월매와 몽료의 모였는데 이 연극을 하나의 요리로 보고 음식에 간을 맞춘다고 하면 월매는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고, 몽룡의 모는 "소금"으로 맞춘다고 비유하고 싶다.
 
월매는 마치 이 연극, 요리에 간장이 국물에 퍼지듯 스며들면서 어느 새 음식에 감칠맛을 나게끔 해주는, 그런 역할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말하듯 부르는 노랫말과 함께 직접 관객의 눈을 맞춰주며 사람들이 연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월매의 노래는 공연장에 퍼져가듯 사람들을 홀린다. 하지만 몽룡의 모는 마치 소금같이 갑자기 연극을 자극적이게 만들다가도 또 심심하게 만들어주듯 관객과 밀당을 하며 연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 둘 못지 않게 또 중요한 인물로 뽑고 싶은 인물들이 있다면 아마 향매와 오죽이일 것이다. 이 둘이 없었다면 연극은 재미없게 흘러갔을 것이다. 애초에 연극이 국물요리라고 비유하면 이들은 육수용 멸치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없으면 이 연극은 그냥 뻔한 보통 연극일 것이다. 모든 국물요리는 국물을 우리는 재료가 좋아야 좋은 국물이 되듯, 향매와 오죽이의 배우들을 너무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죽이를 연기한 배우분이 노래를 너무 잘하셔서 더 놀라고 더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언젠가는 이분들이 다른 주연급 조연이나 주연을 맡은 연극을 한 번 꼭 보고싶을 만큼 눈길이 가는 분들이었다.



2. 그들의 의상
 
그들의 의상 또한 굉장히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아직도 알 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왜 여자는 전통한복이었고 남자는 기성복이었을지 아직도 해석이 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왜 굳이 남녀로 옷을 나눴던 것일까. 이 호기심은 대단히 오래갈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연극을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 연극에 대해 오랫동안 곱씹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

이 연극은 구시대를 베이스로 담고 있는 연극이지만 현실을 가미하여 만든 연극이기도 하다. 이 연극은 순정과 순종적인 사랑과 아주 가까우면서도 멀다. 상식의 틀을 하나씩 깨부순다. 하지만 그 틀을 단순히 그냥 지루하게 깨부수는 것이 아니라 재밌고 시끄럽게 깨부순다. 그리고 마지막은 충격적인 반전의 한 방을 먹여버린다. 분명 마지막 부분에서 "뭐야, 결국 이것도 엔딩은 같네." 하겠지만 전혀 틀리다. 관객을 속이는 척 한 방을 크게 먹여준다. 충격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끝나고 나서도 멍한 표정을 감출 수 없다.
 
도대체 사람을 얼마나 홀리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면 봤음 좋겠다. 그냥 단순한 춘향이가 온 것이 아니다. 기존의 춘향이를 생각하고 본다면 당신은 정말 이 연극에 크나큰 충격을 먹고 나올지도 모른다. 더불어 재미도 포함하고 말이다. 이 연극은 그 한 마디로 설명이 끝났다고 본다.

"그 놈이 그 놈이야."

이 연극의 반전을 보고싶다면 추천한다. 연극 '춘향'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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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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