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로 여행하기,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영화]

글 입력 2018.07.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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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하나둘씩 배낭과 캐리어를 끌고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혹은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오늘도 부러움의 눈길만을 보내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마음을 바꿔보자. 꼭 몸이 떠나야 여행인가?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화처럼 환상적인 이야기 속, 세계 곳곳의 신비로운 공간과 풍경들이 펼쳐지는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과 함께라면 말이다.



소개와 줄거리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은 판타지 장르의 영화로, 2008년에 개봉되었다. 이 영화를 맡은 감독은 ‘타셈 싱’이며 대표작으로는 <더 셀(2000)>, <신들의 전쟁(2011)>등이 있다. 영화는 한 남성이 추락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전문 스턴트맨 ‘로이’로, 이 사고 이후 하반신이 마비되어 자신의 직장과 연인을 잃게 된다. 미국 할리우드의 한 병원에서 머물게 된 그는 쇄골이 부러져 치료를 받고 있는 한 꼬마와 친구가 된다. 로이는 꼬마친구를 위해 환상적인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아 나간다.

로이가 꼬마에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화면이 전환되며 이야기 속 주인공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지구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아름다운 장소들이 배경을 장식한다. 이곳들은 감독이 오랜 세월 동안 수집한 약 24개국의 명소이며 그 중 자신의 본국인 인도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영화 속 명소 3곳



1.
인도 아브하네리-찬드바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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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장소들이 수도 없이 펼쳐지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3곳을 꼽았다.

첫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인도 아브하네리에 있는 거대한 계단 우물인 ‘찬드바오리(Chand Baori)’이다. 영화에서는 로이의 이야기 속, ‘다윈’이라는 인물이 생애를 마감하는 장소로 등장한다.

찬드바오리의 뜻은 ‘찬드(Chand)’왕이 만든 ‘계단식 저수지(Baori)’라고 한다. 인도에서 가장 크고 깊은 계단 우물의 하나로 손꼽히며, 9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계단의 수는 3500개, 층수는 13층, 깊이는 100피트에 달하며 이는 7층 건물과 맞먹는 수준이다. 왜 이러한 우물을 짓게 된 것일까? 정확하지 않지만, 물이 귀중한 나라 인도에서 많은 양의 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이곳의 물은 사원으로 가기 전 수족을 씻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우물의 완벽한 대칭과 반복으로 인한 기하학적 형태는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2.
인도 조드푸르-블루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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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마지막에 가까워지면서 액자식 구성 속 주인공들은 적의 본거지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하기 전, 망을 볼 때 펼쳐지는 아름다운 배경이 ‘조드푸르의 블루 시티’이다. 이곳은 영화 <김종욱 찾기(2010)>에도 나왔던 명소로도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장소가 ‘블루시티’가 된 이유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집이 돋보이길 원했던 브라만 계급이 파란색으로 집을 칠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현재 거주하는 현지인들은 파란색이 시원해 보이고 모기를 쫓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영화 제작 과정에 있어서 블루시티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진한 색감을 영화에 담고자 했던 감독은 주민들에게 무료로 페인트를 나눠주었고, 주민들과 함께 도색 작업에 몰두했다. 덕분에 영화의 배경은 더욱 화려해졌고 주민들은 더욱 아름다운 자신의 집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3.
나미비아 - 나미브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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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극단적인 롱 쇼트 연출을 보고 싶다면 ‘나미브 사막’에 주목하자. 이 공간은 로이가 꼬마에게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알렉산더 대왕을 포함한 그의 군대가 겪는 역경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다.

실제로 ‘나미브’는 나마 족의 말로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곳에는 대서양에서 바람을 타고 온 수분이 공급되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나미브 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으로 불리며, 모래 속 금속이 뜨거운 사막의 햇빛에 산화되어 붉은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점이 특징적이다.

*
 
지금까지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에 등장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장소 3곳을 살펴보았다.

굉장히 아름답고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이처럼 특수효과가 완전히 배제된 실제의 공간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하니,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였다.

앞서 소개한 곳 외에도 피지의 나비 모양 환초 섬, 인도네시아의 뜨갈랄랑 계단식 논, 체코의 까를교, 중국의 만리장성 등 다양한 장소들을 영화를 통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들은 너무나도 멀리 있어, 모든 곳에 직접 가보는 것은 평생에 걸친 시간이라도 힘들겠지만 ‘로이’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간단하다. 1시간 57분의 러닝타임 동안 남부럽지 않은 여행을 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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