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미술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프랑스 미술의 뼈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동기부여.
글 입력 2018.01.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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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프랑스 거장들의 향연'

아트인사이트 문화예술알리미
_그녀윤양의 리뷰


고전주의를 대표한 화가의 작품부터 인상주의까지, 프랑스 미술을 러시아 귀족의 시선으로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이번 전시회는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으로 화려하게 시작된다. 거대하게 전시된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을 보며 고결함에 빠질 것만 같았다. 내 시선은 그렇게 예카테리나 2세의 신비스러움으로 자연스레 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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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작품들은 고전주의,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혁명 그리고 낭만주의, 인상주의와 그 후.

섹션 별로 벽의 컬러가 달라 작품의 멋을 한껏 더했다. 프랑스 거장들의 표현법이 가각 다르겠지만 인상주의를 제외하곤 고전주의를 비롯해 낭만주의까지, 섬세하면서도 생생한 느낌이 가득했다. 그것이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졌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그려냈던 그림 속 등장인물들의 표정부터 몸짓 하나하나가 사실적이었다. 종교적 느낌이 강했던 고전주의 작품들은 성스러운 느낌과 장엄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었고, 작품 속 밝고 어둡고의 느낌을 대조되게 표현된 바로크 미술의 영향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기대되는 섹션은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의 그림들이었지만 모든 작품을 감상하고 난 후 머릿속에 맴도는 작품들은 '고전주의'였다. 고전주의에서 느껴지는 몽환적이면서 독특한 느낌이랄까. 독특한 기법을 사용해서라기보다 구도와 색감의 조화가 주는 값진 느낌.

작품 하나에 담긴 생사가 오고 가는 전투의 상황이라던지 번개와 같은 자연재해 앞에서 무력한 인간의 모습이라던지 죽은 사람의 모습과 살려내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간이 거슬러 흐른 지금은, 미술 작품의 명작으로써 가치가 있지만 인간에게 주는 함축적 메시지를 지녀 이런 것이 순수예술의 힘이구나 싶었다. 그밖에 고즈넉한 풍경화는 전원적인 느낌을 담아내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있기도 했다.

또 하나의 볼거리라면 청동상들. 작지만 용맹함으로 가득 찬 작품에서,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는 굉장히 역동적으로 다가왔다. 표정을 제대로 보고 싶어 작품에 얼굴을 가까이 맞대면 청동 상의 매력을 두 배 세배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정신없이 빠져 즐긴 고전시대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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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시대의 작품들은 기대했던 것만큼 우아한 느낌과 고귀함을 고루 갖췄다. 

고전주의 작품들에 비해 곡선의 느낌이나 이국적인 느낌이 확실히 강했다. 생동감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강했고 특히 귀족들을 그려낸 작품들은 세련됐지만 무언가 묘한 느낌도 얻을 수 있었다. 작품 속 인물은 남성과 여성할 것 없이 프랑스 특유의 섬세함과 우아함이 가득했지만 묘한 분위기는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다. 그러한 점에서 바로크의 남성적이고도 의지적인 것과는 반대되는 여성적이고도 감각적인 로코코 작품들이다.

낭만주의 시대의 인상주의 시대로 넘어갈수록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 분위기로 이 전시가 프랑스 미술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전시라고 슬슬 감이 오기 시작했다. 낭만주의 시대의 그림으로 넘어가면 목가적 풍경을 그려낸 작품들이 인상 깊었는데, 고전주의에서는 무언가의 메시지를 받았다면 낭만주의 작품에 담긴 풍경이나 인물들은 한결 더 여유가 넘친다. 그 여유를 따라가다 보면 인상주의로 넘어가게 되는데, 인상주의의 색채적 푸르른 느낌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앞서 감상한 고전주의와 로코코의 인상이 깊어서일까.

내게 인상주의는 유독 심심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앙리 루소, 앙리 마티스, 모리스 드니 등 작품을 접하며 자연스레 나비파, 입체파, 야수파가 떠올랐고 작년에 접한 모리스 드 블라맹크나 이번에 다녀온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과의 연관됨이 떠오르며 호기심을 유발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내가 조금씩 연관 지어 생각하는 걸 보니 역시 전시는 일단 많이 접하는 게 맞구나 싶었다. 확실히 남았다는 증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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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동안 감상했던 예르미타시 박물관전은 프랑스 미술을 조금이라도 알아갈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전시'라고 확신한다.

큐레이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날에 감상을 하더라도 내가 조금만 작품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자료를 통해 준비를 하고 감상하더라도 충분히 프랑스 미술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전시였다.

무엇인가를 실행할 때 동기부여가 중요하듯 예르미타시 박물관전은 미술 역사상 중요한 프랑스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기획전시라 생각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전시를 통해 작은 뼈대를 형성한 지금, 프랑스 미술 작품을 보는데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생겼다. 이번에 얻은 동기부여로 더 많은 전시를 향유하고자 하는 의지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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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윤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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