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드라마 같은 내용 속 현실적인 공감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동양예술극장 3관

20주년 기념공연
글 입력 2018.01.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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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내용 속 현실적인 공감"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 20주년 기념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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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내용에 앞서


'사랑'을 주제로 한 또 하나의 뮤지컬이 등장했다.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 스토리가 있을까 싶지만, 아무래도 추운 겨울인 만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이며 따뜻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사랑 이야기만한 것이 없지 않을까.

특히나 이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속 사랑 이야기는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치명적인 매력을 담고 있어 더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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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료되는 배우의 힘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는 사람과 사람의 사랑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고 옴니버스로 풀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옴니버스 형태인 만큼 남녀의 캐릭터가 동시대성에 맞지 않게 스테레오타입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주된 뮤지컬 관객 계층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럴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진정성'이라는 것을 이번 뮤지컬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멀티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면 흔히 빠지기 쉬운 게 지나치게 배역을 '캐릭터화'해서 표현하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특정한 상황, 인물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뮤지컬은 다섯 개의 짧지만 강력한 에피소드를 통해 배역에 몰입한 배우들은 때로는 살며시 다가와 가슴 아프게 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웃음을 주며 관객을 오감을 자극했다. 특히 각 배역에 공감할 수 있고 배우들의 힘이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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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원해~
세상 모든 기쁨에는 사랑이 있어~


 

사랑에 신세대, 구세대가 어디 있으랴


이번 연극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신세대 구세대를 아우르는 세대별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젊음의 시간과 중년의 시간 사이를 사랑으로 표현한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가 20대의 젊은 청춘남녀를 대상으로 그린 것이 많다면, 이 뮤지컬은 조금 다르다. 조금은 구닥다리 같은,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 직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노년층의 사랑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제 황혼을 맞이한 동네 오빠와 여동생, 그들의 사랑은 깊고 따뜻하며 아름답다. 용기를 내서 수 십년 만에 할머니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할머니를 온갖 방법으로 만류하는 할아버지. 옹고집이지만 사랑스런 할아버지를 달래며 할머니는 조용히 문을 나서는 장면에서는 코 끝이 찡하더라.

사실 청춘들의 불타는 열정에 반해 중년의 안정과 현실주의는 숨이 막힐 듯이 답답하고 보수적으로 보이곤 한다. 두 세대 간의 간격은 좁아질 수 없는 것인가?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추하지 않고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뮤지컬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에도 아직도 마음은 이.팔.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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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용 침대, 그리고 소주


무대 위 '2인용 침대'와 '소주'가 모든 에피소드에 계속 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이 두 소품이 연출가의 의도에 있어서는 큰 중요성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내 나름만의 의미를 해석해 보고자 한다.

언뜻 보면 안락한 침대와 대비되는 쓰디쓴 소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이 둘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각 에피소드 속에서 침대 위에서 남과 여는 투닥투닥 싸우기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커다란 무대 침대 위에서 우리 이미 많이 본 이야기들이 쉽게 펼쳐진다. 소주 역시 슬픔을 잊기 위해, 용기를 얻기 위해, 혹은 기뻐서 마시곤 한다. 우리의 슬픔과 행복을 함께 해주는 두 소품이다.

마치 포장마차에 앉아 옛사랑을 떠올리며 기울이는 소주 한 잔, 그 소주잔에 담긴 우리네 인생처럼 풀어나간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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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번 뮤지컬의 여운이 길고도 잔잔하게 남을 것만 같다. 결국은 '사랑'을 하는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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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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