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저 사랑이 믿고 싶어질 때, 뮤지컬 < 바보사랑 >

소극장을 가득 메우는 사랑 예찬의 멜로디
글 입력 2018.01.03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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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들었을 때, 혹은 갑자기 사무치게 옆구리가 시릴 때, 나도 모르게 “내 님은 어디에”를 외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애타게 갈망하는 순간이 있다. 사랑에 빠진 자신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니다. 그대가 사랑의 경험이 있어 이를 익히 알고 있던, 혹은 그렇지 않아 머릿속을 판타지로 가득 채우고 있던, 그 망가짐을 바라며 꿋꿋이 사랑을 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랑이라는 힘에 불가항력적으로 매료된다. 통제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불가항력’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이는 무기력과는 다르다. 오히려 설령 사랑이 자신을 어그러뜨릴지라도 한사코 좇고 말겠다는 강렬한 의지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특별한 의지를 추구하며 사랑이라는 골칫덩이를 다룬다.



Review
뮤지컬 <바보사랑>
프로듀서 김동렬
극작/연출 배경호
작곡 손민혜
편곡/음악감독 이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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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더없이 믿음을 갖고 싶은 사람, 점차 비관적으로 변하는 사랑에 대한 시각을 불안해하며 전처럼 돌리고 싶은 사람,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순수한 힘을 다시 느끼고 떠올리며 되새기고 싶은 사람. <바보사랑>은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그대도 이러한 고민을 한 번쯤 해보지 않았는가?

작품은 약 두 시간의 러닝타임 내내 큰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사랑을 믿어요”라고 말이다. 특별한 생각이 없던 관객까지 덩달아 이 매력적인 감정에 어느새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바보사랑>은 사랑에 있어 무조건 ‘Go’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설렘을 연기하고 다가섬을 노래한다. 심지어 남녀 주인공의 관계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 역시 그들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손 쓸 수 없는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 그리고 이 고비 또한 더 큰 사랑의 힘으로 보란 듯이 극복해 내고, 다시 한번 이를 증명해 보인다.

이처럼 사랑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넘어 예찬에 가까운 그들의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유형의 관객에게는 더없이 추천할 만한 작품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수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 가령, 사랑이라는 감정은 덮어놓고 밀어붙이기엔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워서 마냥 아이처럼 좋아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거나, 사랑의 힘에 있어 이미 뿌리 깊은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불편함을 접어두고 그대의 머릿속을 신선하게 환기하고 싶다면, 공연장의 문을 두드리라고 말하고 싶다.

네 명의 배우가 선보이는 에너지는 대단했다. 긍정, 긍정, 또 긍정!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이 그 폭발적인 에너지였다. 그것은 배역을 넘어 배우에게서 오는 것이었다. 그들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소극장을 가득 메우는 그들의 노래와 춤, 연기는 이를 극대화 시켰다. 그들의 호흡마저 느껴질 법한 거리에서 계속해서 눈을 맞추는 즐거운 부담감은 관객을 절로 공연에 집중하게 만들며 하루의 피곤을 잊게 한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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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연기한 것이 비단 배역만이 아니라, 사랑의 힘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그대 역시 무대를 통해 본 것이 그저 한 편의 작품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라는 점을 눈치채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필자 역시 사랑의 힘을 믿는 한 사람으로서, 특별한 힘을 연기하는 그들의 에너지를 진심을 담아 응원하는 바이다.






바보사랑
- 심쿵 연애 세포 살리기 프로젝트 -

일자 : Open Run

시간
월-금 8시
토요일, 공휴일 3시
일요일 공연 없음

장소 : 세븐파이프홀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세븐파이프

관람연령
미취학아동입장불가

공연시간 : 105분

문의
세븐파이프
070-4140-8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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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및 이미지 출처: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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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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