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배리어 프리 영화를 아시나요? [시각예술]

장벽 없는 영화, 배리어 프리 영화
글 입력 2017.01.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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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라는 운동이 있다. 우리 나라 말로는, ‘장벽 없는’이란 뜻이다. 즉, 장애인, 고령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들에게 존재하는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이 배리어 프리 운동은 건축과 설계 쪽에서부터 시작되었으나 2000년 이후로 제도적, 법률적 장벽, 그리고 더 나아가 차별과 편견, 마음의 벽까지 허무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그중에는 ‘배리어 프리 영화’라는 것이 있는데,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이 배리어 프리 영화는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은 영화를 귀로 볼 수 있고, 청각장애인은 영화를 눈으로 들을 수 있다. 혹자는 이런 배리어 프리 영화를 ‘가슴으로 보는 영화’라 부른다.
 
   그렇다면 어떤 자막, 어떤 화면 해설인가? 배리어 프리 영화의 자막은 외국 영화에 달린 자막과는 조금 다르다. 외국 영화에 달리는 자막은 주로 인물의 말소리, 다른 언어를 번역한 말들이라면 배리어 프리 영화의 자막은 한숨 소리, 효과음, 혹은 지금 깔리고 있는 배경 음악의 느낌까지 전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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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배급한 배리어프리단편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
화면에 일반 자막은 물론, 누가 말하는지,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까지 전부 표시된다.
 
 
   배리어 프리 영화의 화면 해설은 인물이 지금 어떤 움직임을 하고 있는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전부 설명한다. 예를 들어 화면 속 수민이라는 인물이 만화책과 고구마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라면, ‘수민이가 만화책과 고구마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라고 해설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리어 프리 영화는 여전히 많이 보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먼저, 배리어 프리 영화 자체의 부족이다. 지난 7월, 영화 ‘부산행’이 배리어프리 버전을 동시 개봉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케이스다. 개봉 이후 배리어 프리 버전으로 만들어져 특별하게 상영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배리어 프리 버전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영화는 더더욱 많다. 상영관이 매우 적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매년 11월쯤 배리어프리영화제가 진행되지만, 이외에는 CGV(장애인 영화관람데이), 메가박스(공감데이)에서 한 달에 한 번, 서울역사문화박물관에서 매주 토요일, 그 밖에 협회를 통한 예매 신청이 전부다.
 
   문화를 즐기는 것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적인 조건으로 문화를 즐기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러 제약과 장벽을 허물도록 노력해야한다. 배리어 프리 영화의 상영은 여전히 부족하다. 상영관을 대폭 늘리고, 가능하다면 모든 영화가 필수적으로 배리어 프리 버전을 제작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의 말에 따르면, 1년에 천 명이 한 달에 만원만 후원을 해도 일 년에 배리어 프리 버전을 12편이나 제작할 수 있다. 아주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나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다. 모두가 같은 영화를 보며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배리어 프리 대한민국이 필요한 내일이다.





본 오피니언에 나오는 단편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은 네이버 인디극장에서 관람 가능합니다.

본 오피니언은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쓰였습니다.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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