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안이 건네는 위로 – 정준일 [공연예술]

글 입력 2016.11.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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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불안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외모, 다른 사람보다 모자란 재능, 뒤쳐지는 듯한 현재.
나이가 들면 수월하게 처리할 줄 알았던 꿈, 사랑, 우정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연말이 가까워지며 올 한해 나는 무엇을 했을까 돌아보곤 한다.
연초의 계획을 채우지 못한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이러한 패턴이 익숙해진다는 것에 자괴감도 든다. 누구나 이렇게 깊은 우울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누군가는 음악이나 독서 등에 빠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나는 후자이다. 

기분 전환에 신나는 음악 만한 것이 없다고들 하지만 때로는 내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는 무언가가 필요할 때도 있다. 
나의 위로가 되는 가수, 정준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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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Mate(좌에서 우, 정준일, 임헌일, 이현재), 정준일


그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의 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그룹 ‘Mate’로 데뷔했다. 기타의 임헌일과 드럼의 이현재로 구성된 이 밴드는 데뷔부터 주목을 받아 2011년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Play’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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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일 '안아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남자 이소라’라 부른다. 아마도 애절한 발라드에 특화된 감성과 목소리가 그 이유일 것이다. 실제 무대의 그를 보면 의자에 앉아 모든걸 쏟아내 듯 노래하는 모습이 이소라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에게서 이소라를 떠올리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불안’일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항상 불안하다.
타인 혹은 자신으로부터의 상처로 아플 때 드는 감정 그대로를 떠오르게 하는 날 선 이야기가 그들의 음악에 있다. 자존심은커녕 자존감조차 사라질 정도로 극단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안도가 된다. 

‘콤플렉스를 밝히게 되면 더 이상 그것은 콤플렉스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나의 바닥을 확인하면 극단의 감정마저 편안하게 수긍하게 된다. 위태로워 버리고 싶던 불안정함을 나의 것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온갖 미사 어구로 포장된 ‘괜찮다’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있는 위로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또다른 장점은 탁월한 감각이다. 주로 사용하는 현악과 건반의 질감을 알고 그의 목소리와 탁월한 조화를 이루도록 조합한다. 때로는 속삭이듯, 때로는 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그는 11월 3일을 시작으로 소극장 공연, ‘겨울’을 진행중이다. 항상 이렇게 찬바람이 불 때 연례행사처럼 해오는 공연임에도 해를 거듭할수록 티켓을 구하기 어렵다. 나 역시 데뷔부터 들었던 그의 노래가 아직도 처음처럼 아프고 슬퍼 계속해서 공연장을 찾게 된다. 그만큼 ‘불안’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변하지 않는 영역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감정일 것이다. 

당신만 위태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 불안함을 안고 있다.
불안정한 나를 인정하자. 우리는 모두 그런 존재니까. 


[공새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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