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유로운 일상을 꿈꾸게 하는 디자인, 덴마크 디자인전

글 입력 2016.09.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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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 <덴마크 디자인전>에 다녀왔다. 추석과 긴 연휴의 마지막에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예술의 전당은 북적거렸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시간에 <덴마크 디자인전>은 전시를 관람하기 좋을 정도의 관람객들만 있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품이 가구, 조명, 식기구를 비롯한 것들이어서 그런지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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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의 가구, 조명, 식기구 등을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여유롭다’라는 점이었다.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가구들이 굉장히 많았고, 나무의 질감과 따뜻한 갈색 색채는 마치 집에 온 듯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조명과 식기구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었다. 덴마크 디자인은 유행을 쫓아가는 소비사회와 물질주의에 의문을 가지고, 심플하고 질 좋은 것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사용하며 살아가려 하는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데 그것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미니멀리즘’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영어에서 ‘최소한도의, 최소의, 극미의’라는 뜻의 ‘미니멀(minimal)’과 ‘주의’라는 뜻의 ‘이즘(ism)’을 결합한 용어로,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을 지칭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미니멀리즘’의 가치를 중요시하게 된 것은 물질적인 가치만을 좇으며 그것을 통해 행복을 얻고자 하는 기존의 행동방식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즉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구매하기보다는 있는 것을 잘 활용하려는 태도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덴마크의 디자인을 살펴보면서 이것이 우리가 오늘날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디자인전의 전시 구성은 ‘1.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최초 덴마크 디자인 회사, 2. 고전주의에서 기능주의까지, 3. 유기적 모더니즘: 세계로 진출한 덴마크 디자인, 4. 포스트모더니즘과 오늘날의 덴마크 디자인’으로 되어있었다. 분류된 기준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는 디자인을 보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덴마크의 디자인은 조금씩 변화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고 심플한’ 덴마크 디자인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서클 체어를 디자인한 한스 베그너는 ‘의자는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물건’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과학에 근접한 방식으로 공예와 인간공학에 대한 개념을 개선하고 완벽한 의자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작업했다고 한다. 그러한 노력 끝에 그는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어 등받이와 팔 받침대를 결합하여 라운드 체어를 만들어냈다. 가장 단순하고 우아한 형태에 기초한 서클 체어는 한스 베그너가 72세에 디자인을 완성할 때까지 한낱 꿈으로 머물러 있었으나 구성을 구체화하면서 마침내 40년에 걸친 계획을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피피 뫼블러에서 실행한 가장 성공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실험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는다. 이 의자는 전시의 마지막 즈음에 전시되어 있으며 직접 앉아볼 수도 있다! 눈에 확 띄는 디자인에 이끌려 앉아보았는데 정말로 편안하기까지 했다! 인간공학과 디자인에 대한 그의 노력은 정말로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그런 의자를 만들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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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각종 접시들과 숟가락, 포크, 나이프, 유리잔들까지 덴마크 디자인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심플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가구를 비롯한 이러한 물건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항상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서부터 여유를 느낄 수 있다면, 나의 일상도 더욱 여유롭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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