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on] "대충 살자~" [문화 전반]

'이것?' '저것?' 어느 것 하나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충 철학'
글 입력 2016.07.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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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가 보인다면 더 좋은 수를 찾아보라."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임마누엘 라스커의 격언이다. 한창 체스에 빠져있던 어린 나에게 이 말은 마치 모든 체스게임에서의 법칙처럼 여겨져왔다. 이후 나는 체스판을 벗어난 일상 속 선택 상황에서도 '더 좋은 수'를 찾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고민하는 성격을 갖게 되었다. 오늘의 점심메뉴부터 오피니언 소재까지 무엇하나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나. 주변에서는 이런 나를 두고 '선택장애'(선택의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 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라고 말한다. 한 번은 영화를 보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가 무엇을 볼지 한시간동안 고민만 하다 나왔던 경험도 있었다.(무언가를 고민할 때는 시간 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어느날, 매사를 고민하는 나의 절친한 친구가 한마디 했다.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 대충 살자~" 평소 매사에 둥그러운 태도를 가진 친구의 한 마디에는 나를 향한 날카로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선택.jpg
 <선택의 순간, 당신의 선택은?>


 선택장애에 빠진 사람들은 점심 하나를 먹더라도 블로그를 탐방하고, 리뷰를 살펴보며 심지어는 메뉴를 대신 선택해주는 어플을 이용하기도 한다. 점심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볼때도, 여행지를 선정할 때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더 좋은 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더 좋은 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가장 먼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장애에 빠진 사람들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기준은 남들보다 까다롭고 오래 고민한 만큼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을 하기 때문에 모든 선택을 '더 좋은 수'로 귀결시킨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0%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고민을 거듭하다 선택의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한 나의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나는 선택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어느 둥그런 친구의 '대충 철학'을 제시하려고 한다.


쏘캣.jpg <선택을 대신 해주는 어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선택들 사이에는 중요한 선택도 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선택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선택의 최선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가령, 오늘 점심이 조금 맛없으면 어떤가. 약간 기분 상할 수는 있겠지만 다음에 안먹으면 그만이다. 오늘 본 영화가 재미가 없으면 어떤가. 당장은 약간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에 더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그만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을 위해 과한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것들은 '대충'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런 것들을 고민을 할 시간에 자신의 업무에 집중을 하든가, 즐거운 상상을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일상을 불러올 것이다. 때로는 아무 고민없이 선택한 것이 '더 좋은 수'를 가져오거나 나아가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에서는 '운명의 상대'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사소한 선택을 위해 대충 넣어두었던 고민과 집중은 중요한 선택을 위해 한없이 소비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나를 비롯한 결정장애에 빠진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둥그런 친구의 '대충 철학'이다.





이미지출처
<대표이미지 : http://www.studiodalgona.com>
<선택의 순간 : http://whiteve.tistory.com>
<선택 어플 : http://www.ssocat.com>


[최태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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