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몸짓으로 말하다, 무용-공연예술 창작산실 (1) [공연예술]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시범공연'에 대해서.
글 입력 2016.05.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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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전후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홈페이지에서는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무용 시범공연에 대한 관객들을 모집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트 인사이트에 소개글을 올린 적이 있죠.

 
   저는 이중에서 13일 공연 관람을 신청했고, 지난주 금요일에 총 여섯 작품 중 세 작품을 보고 왔습니다. 무용이라는 장르는 처음 접해보는 것인데, 세 가지 무대가 각기 다른 색으로 너무나 강렬했기에, 후기가 길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범공연'에 대한 후기와 '무대, 작품'에 대한 후기를 두 편으로 나누어볼까 합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시범공연'에 대한 소감입니다.





   이번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시범공연은 대학로 예술극장 지하 2층의 소극장 무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다니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못 가본 극장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이곳도 제게는 처음이었는데요, 1층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카페테리아가 있고, 대학로를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거나 오를 예정인 여러 공연들에 대한 홍보물이 가득했습니다. 문화예술 애호가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죠! 1층을 가볍게 둘러보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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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조용하고 깔끔했습니다. 공연은 1시 반부터 시작되었고, 제가 도착했을 땐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으로, 첫공연이 끝난 후 40분간의 인터미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간관계상 2시 반부터 5시까지 총 세 번의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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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 공연 시간은 최대 20분, 그리고 인터미션이 40분으로 시간 당 하나의 작품이 공연되는 형식이었습니다. 이 공연은 안내문에도 적혀있지만, 우수작품 선정을 위한 심사 단계로 공연장 입장은 공연시간 5분 전부터 가능합니다. 즉, 매 시간 30분에 공연이 시작하니 관객들은 매 시간 25분부터 입장이 가능한 것이죠. 제가 '매 시간 25분'을 강조한 것은, 한 번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은 다시 공연장 밖으로 나와서 35분간 대기하다가, 25분이 되어야 다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내에서는 무대를 재정비하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공연장 밖에 가만히 앉아 있다보니 서로 다른 두세 명 정도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도 이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시범공연, 그 첫인상

   제 감상노트의 첫 줄에는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무대는 새카맣고 객석은 노랗다'. 무용이라는 것 자체가 소품이나 배경보다는 무용수의 몸짓이 가장 중요한 장르이다보니, 무대라고 해보았자 텅빈 공간일 뿐이었거든요. 게다가 상하좌우 천장과 바닥이 온통 검은색 일색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객석에는 노란빟 조명이 내리쬐고 있어서 무대와 객석이 분리된 다른 공간인 듯 느껴졌습니다. 무대에 어떠한 층이나 경계가 없이 객석의 발치에까지 이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시범공연의 관객들

   일단은 객석 점유율이 굉장히 저조했습니다. 그 중에는 무용수들의 지인이나 선후배로 보이는 분들도 계셨고, 저와 같은 일반 관객도 조금 보였으며, 마지막으로 허가 받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오신 기자분도 보였습니다. 추가적으로, 모든 관객이 자유석인데 반해 지정석에 주르륵 앉아계시던 심사위원 분들도 게셨습니다. 이들을 모두 합해도 스무 명이 채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무용이라는 장르가 관객들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시범공연'이라는 시스템이 아직 널리 홍보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지요.


-시범공연을 본다는 것은

   지난 소개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번 공연은 연말 무대에 오르기까지 지원을 받을 '우수작품'을 선정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연말이 지나면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혹은 혹평을 받을 수도) 무대에 올라 지금보다 수십 배는 많은 관객들에게 선보여질 작품들이, 소수의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에게만 살짝 선보여지는 무대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이 점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작품들의 주요 레퍼토리와 의상 등등은 모두 그대로 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무대에 오를 때는 지금의 공연과는 여러모로 달라질 것입니다. 단점이라고 생각되었던 부분들과 심사위원의 지적을 받은 부분이 고쳐질 것이고, 무용수들의 피나는 연습으로 동작들도 한층 아름다워질 것이며 서로간의 호흡도 더 잘 맞게 되겠죠. 음악이 더 잘 어울리는 곡으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완벽한 작품', '멋진 작품'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아하는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또 다른 재미있는 점은, 시범공연 이후에 티켓을 발급받은 관객들(공연을 관람한)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설문조사입니다. 아직 공연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설문조사에 대한 연락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티켓을 주시던 분께서 근시일내에 연락이 올 것이라고 안내해주시더군요. 우수작품 선정에 대한 주된 권한은 물론 심사위원에게 있을 겁니다. 관객들은 3일 내내 모든 공연을 보지 않을 뿐더러, 저처럼 딱 두세 편, 혹은 하루 공연만 보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본 공연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에 일부 참여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또 다른 시범공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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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 시범공연은 창작산실의 올해 시범공연들 중 가장 첫 번째 공연이었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시범공연은 '연극', '전통예술', 그리고 '뮤지컬'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에서는 '연극 시범공연'의 관객들을 모집하는 중이죠. 어쩌면 이번 시범공연은 무용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방문할지도 모르지요. 특히 연극과 뮤지컬은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들이 많은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시범공연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상으로 '공연예술 창작산실 시범공연'에 대한 후기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세 편의 무용에 대한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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