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방관과 마주하는 진홍빛소녀

글 입력 2016.04.2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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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오늘날 제노비스 사건으로 유명한 참혹한 범죄가 발생했다. 뉴욕 주 퀸스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한 여성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한 괴한에게 강간살해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유명해진 이유는 끔찍한 강간살인사건이라서가 아닌 38명의 방관자 때문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아파트였고, 약 35분 동안 범행이 이루어졌으며 몇몇 창문으로는 불빛이 새어나왔다. 목격자가, 자그마치 38명이나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35분의 시간 동안 직접 사고 현장에 내려간 사람은 없었고 단 한 사람만이 “그 여자를 내버려 두시오”라고 소리를 쳤으며 신고를 한 사람 조차 하나뿐이었다. 법정 진술에서 범인은 "불이 켜졌지만 누군가 내려올 것 같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유니세프와 같이 국제적인 조직에서부터 좁은 단위로 활동하는 자원봉사단체까지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잘못된 현실을 방관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싸우거나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나서서 말리거나 돕는 사람보다는 그저 구경하거나 방관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니까 말이다. 제노비스 사건만 보아도 방관의 심리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바로 이 방관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으로부터 <진홍빛소녀>가 시작되었다고 작가 한민규씨는 말한다. 방관도 죄라면 방관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어찌할 것인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방관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관도, 그리고 그것을 심판하는 것도 죄라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있는 힘을 다해 외면해왔을지도 모를 방관을, 날것 그대로의 인간의 모습을 <진홍빛 소녀>는 담아내고 있다.



시놉시스

고아원출신으로 15세 때 부유한 집안으로 입양되어
명문대학 교수까지 올라간 ‘이 혁’
그에게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과 더불어 
재벌가의 장녀이자 피아니스트 부인까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연주회를 위해 해외로 떠난 사이, 
17년 전, 51명의 사상자를 낸
고아원 방화사건의 범인이자 옛 연인이었던 ‘은진’이 
자신의 집에 찾아든다. 
 
무슨 일로 날 찾아왔을까, 하는 수많은 의문들이 스쳐지나가는 찰나. 
은진의 캐리어 안에서 들리는 자기 아이의 울음소리. 
은진은 자신이 여기 온 이유를 시간 내에 알아 맞추지 못한다면
이혁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결국, 은진의 심문 끝에 이혁의 추악한 과거가 펼쳐지는데......... 



2015년 제15회 2인극페스티벌 <진홍빛 소녀> 최우수작품상, 연기상 수상
2016년 공연과 이론 <진홍빛 소녀> 월례비평작 선정
2016년 유시어터페스티벌 선정


진홍빛 소녀 웹페이지 작업파일 (150dpi) copy.jpg
 




반채은.jpg
 







[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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