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시대극 < 달빛 안갯길 >

설화, 이야기 그 이상의 역사
글 입력 2016.01.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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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이야기 그 이상의 역사
연극 <달빛 안갯길>


달빛 안갯길_포스터 메인.jpg
 




극에 대한 한국 사람의 관심은 꽤나 유별나다. 한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연일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는걸 보면 그 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큼 사극 컨텐츠가 많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연극을 통해 사극을 접하는 것은 다소 생소하다. 물론 뮤지컬 <명성왕후>, <영웅>과 같이 성공적인 사례가 있긴 하지만, 연극계에서 사극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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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마 속 사극


또한 앞서 한국 사람의 사극 사랑을 언급했지만 사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올바른 역사인식 수준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하고 그 사실을 살짝 바꾸는 것은 이미 비일비재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 자체에 관심이 많다기 보단 사극이라는 장르가 주는 어떤 친숙함, 특유의 민족적 정서로 인해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컨텐츠는 많지만 역사 그 자체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드는 것은 보기 드물다.

 
여기, 조금은 낯설지만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을 소개한다. 연극 <달빛 안갯길>은 보기 드문 시대극이다. 이 작품은 설화(혹은 신화)와 역사를 동일 선상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특징적인데, 신라시대 설화 속 인물과 일제시대 말 실제 인물을 병치하고 그들의 만남을 통해 극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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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관람의 포인트는 ‘신화와 설화, 전설의 역사란 것이 과연 현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모색해보는 것이다. 
‘전설’은 누구에겐 이 민족의 역사이지만 누구에겐 그저 상상 속 이야기일 뿐이다. 나의 경우엔 후자다. 수업 시간에 배웠던 고조선 건국 신화, 동화책에서 읽었던 각종 설화는 그저 흥미를 주는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대단한 민족적 자긍심이라든지 내면적 깨달음은 딱히 없었다. 그런데 일제 ‘조선사 편수회’라는 총독부 직할의 역사편찬 기관을 만들어 조선의 역사를 제 입맛대로 뜯어 고치는 데에 힘과 정성을 쏟았다고 하는데, 특히 삼국유사 속 신화나 설화들을 ‘미개하다’며 ‘논리적으로 바로잡겠다’는 것이 그 목표였다. 그들은 왜 꿈 속 안개 같은 한낱 설화에 주목했을까? 한 나라의 전설엔 이야기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기 때문을 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실이던 거짓이던 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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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식민지 통치 사업의 일환이었던 <조선사 편수회>


<달빛 안갯길>에서 ‘설화 속 인물’의 존재로 한 여인은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또 다른 청년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전설과는 너무 거리가 먼, 현대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그들처럼 신화와 설화를 통해 어떤 깨달음을 느낄 수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역사와 한 민족에 대한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 한국인으로써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기대하게 만드는, 연극 <달빛 안갯길>이다.





<보도자료 및 연극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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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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