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컨버전스 아트로 만나는 모네

글 입력 2016.01.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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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는 모네에 대한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전시회의 이름은 '모네, 빛을 그리다.' 여타의 회화전을 생각했다면, 전시회장에 들어갔을 때에 당황 할 수도 있다. 4m크기에 달하는 스크린에 모네의 작품은 재해석되어 하나의 짧은 단편영화가 상영되듯이 상영되고 있었다. 이 전시회의 특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컨비전스 아트는 명화가 디지털로 변환돼 입체 영상신호로 바뀐 뒤 고화질 프로젝터를 통해 전시장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는 방법이다. 
  원화 예찬론자인 필자는 처음에 이런 컨비전스 아트에 부정적이었다. 원화의 아우라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필자는 원화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붓의 터치, 그리고 색감의 사용. 그리고 그림에 녹여져 함께 들어간듯한 작가의 마음과 감성. 예전에 컨버전스 아트 전시회를 본적이 있었으나 그런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컨버전스 아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의 용산뿐만 아니라 대전에서도 열린다. 원화만으로 전시회를 꾸렸어야했다면, 서울과 대전 두 곳에서 대중에게 모네의 작품을 선사할 수 있었을까. 또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회를 두번째로 접하면서 단지 원화만이 숭고한 아름다움을 가진다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디지털로 재해석한 작품은 원화는 아니나, 4m의 크기로 변환되어 새로운 작품이었다. 4m의 스크린은 마치 영화관의 스크린을 생각나게 한다. 모네가 빛이 그려내는 대상의 색채를 표현했다면, 이번 전시는 모네의 작품을 스크린 위에 다시 그려내었다. 각 스크린마다 짧은 단편영화를 상영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연작의 시리즈가 천천히 흘러가기도했으며, 여러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스크린 위를 흘러갔다. 이런 전시회의 특성으로 인하여 전시회장에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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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 상영관같지 않은가!
이 앞엔 관람객이 앉아서 감상할 수 있도록 여러개의 의자가 마련되어있다.


  모네의 원화에서 색채는 정지해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색채는 살아 움직이며 너울거렸다. 예를들어, 정적인 풍경화가 스크린 속에선 그 공간이 그려진 장소를 연상시키듯,  사람들이 움직이고, 바람이 불고, 이 바람에 풀잎과 나뭇잎들이 풍성한 색채와 함께 흔들린다. 그리고 입장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온은 앙드레 가뇽의 피아노곡은 작품을 보는 관람객의 청각을 두드리며 마음에 싱그러움을 선사했다. 이 전시회는 정신적으로 지친 누군가에게는 작은 휴식을, 전시회장에 엄마의 손을 이끌고 등장한 어린 아이들에겐 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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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위에서 이 작품이 조금씩 움직이는데 색감이 더 풍성해보이고 아름다웠다.


   컨버전스 아트 전시회의 장점이 하나 더 있다. 대형스크린의 크기에 영사되는 작품인만큼, 작품과 작품 사이를 비좁게 들어서며 힘들게 작품을 감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고흐전을 보러간 적이 있었다. 초상화가 연거푸 이어진 사이사이로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줄이 오도가도 못하는 정체상황에서 작은 그림을 힘겹게 감상해야했다. 이번 전시회는 작품이 크고, 그 작품을 중앙의 의자에 앉아서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줄을 길게 서야한다거나, 작은 작품을 힘겹게 감상하기 위한 노고(?)가 따르지 않는다. 
  원화가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대중에게 모네의 작품의 특징을 잘 전달할 수 있었던 전시회였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티켓값이 타 전시에 비해 좀 있는 편이라는 것. 


[최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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