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이 아무리 싫었어도, 꽃은 꽃이였다.
글 입력 2015.12.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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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이 싫다.드디어 나는 꽃이다 연극을 보러 이동했다.처음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이 작은 공간이서딸과 엄마, 모녀 둘의 대화가 시작한다.처음 이 연극을 받았을 때 받았던 프리뷰와내용이 전혀 달라짐은 없었다.뻔 한 전개에서도 배우 분들의 뛰어난 연기력과둘의 이야기 속에 담긴 진솔한 내용이이 연극의 진가를 발휘한다 생각한다.나는 이 연극을 보면서 생각했다.30년 만에 자신의 혈육을 만났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내가 딸의 입장 이라면 반가웠을까?내가 엄마의 입장 이였을 땐 어땠을까?처음 시작은 매우 단조로웠다.사실 모르는 사람이 혈육이라 할지라도처음엔 남일 뿐이다.그렇기 때문에 둘이 어느 한 호텔 방에서만나게 된 건 극적인 요소가 아니라어딘가 평범한 전개처럼 보였다.그래서 처음엔 둘의 만남이 감동적 이였지만둘이 이야기를 할수록 그들이 속에 담고 있던이야기들이 하나하나씩 나오기 시작한다.그들의 삶 속에 있던 원망을서로에게 표출하면서그들의 이야기 속에 있던둘의 삶을 알 수 있게 되었다.결국 둘은 가까워 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였다.그래도 엄마는 엄마였다.마지막에서 혼자 화장실로 들어가 오열하는 장면은눈물샘을 충분히 자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사실 엄마라는 말 자체가 우리에게 있어서가장 기쁘지만 슬픈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자신의 뱃속에서 몇 달 동안 키우던 아이를버리고 떠나야 했던 엄마의 심정을 과연 우린 헤아릴 수 있을까?극중 엄마 역할인 사람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나도 누군가의 딸 이였고너희 아빠를 만나 여자가 되었고너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이 대사로 인해 우리는 사실아직도 어리고 준비가 안 된 사람 이였다 는걸 느낀다.사람이 준비를 통해 자식이 되고 여자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게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우리는 부모가 되는 법을 잘 모른다.이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그만큼 부모가 되는 법은 어렵고 또 어려운 것이기에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버리고 떠났어야 하는 그 심정,다시 만났을 때의 미안함과그럼에도 자신은 엄마임을,이 작품 속에서 또 한 번 느끼게 된다.딸은 아무리 엄마를 원망했어도엄마는 엄마였을것이다.그래서 이 작품 제목에 쓰인 꽃이라는 매개채는마치 엄마를 뜻하는 기분이다.나는 꽃이 싫다고 표현했지만엄마또한 아무리 원망해도 엄마일 뿐이듯이꽃이 아무리 싫어도 꽃일 뿐이다.나또한 지금은 딸이고 언젠가 여자가 되고 엄마가 될 것이다.그럴 때마다 인생이 흘러가면서 언젠가 스쳐 지나듯이이 작품이 한 번씩 생각날 것 같다.[박은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