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응답하라 시리즈의 공통된 인기비결은?[시각예술]

글 입력 2015.12.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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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시리즈의 공통된 인기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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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시리즈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tvn)
 

올 겨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시청자들의 따끈따끈한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블계의 혁명이라고 해야 할까. 현재까지(12화) 최고 시청률 15.2%를 달성하면서 웬만한 방송 3사의 드라마보다 높은 인기를 자랑중이다. 필자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애청자로서 응답하라 시리즈의 모든 편을 다 봤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몇 가지 공통된 인기 비결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총 7가지로 정리해봤는데 하나하나씩 살펴보자.


1. 복고
  팍팍하고 고달픈 삶에 지쳐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고 싶어서일까?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얻었지만, 이웃과의 정, 친구들과의 돈독한 우정 그리고 아날로그적 감성과는 멀어지고 있어서일까? 응답하라 시리즈는 과거로의 여행, ‘복고’를 소재로 삼아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97년, 1994년, 1988년을 경험한 이들은 그 시절을 추억하고, 경험하지 못한 나이 어린 친구들은 과거의 삶을 간접 체험하며 그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

   과거를 완벽히 재현해내기 위해 제작진들은 그 시대에 유행한 머리, 옷, 화장법 모두 복고스타일로 잘 꾸며놓았다. 앞머리를 아주 찔끔 내린 핑클 머리스타일, 청청패션, 멜빵패션, 앞머리 뽕 넣기 등등 당시 유행하던 아이템들을 잘 활용해 복고스타일을 완벽히 구현해냈다. 그리고 소품들 하나하나에도 세심하게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삐삐와 커다란 무선 전화기, 연탄, 마이마이와 같은 소품들을 활용해 당시 생활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tv나 라디오에 그 당시의 주요 사건들을 담아, ‘그 때 그런 일이 있었지.’하고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IMF로 민심이 흉흉해져 살인범이 많아지고 있다는 뉴스 보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서울 88올림픽 등등의 당시 주요 이슈들을 담아 드라마를 더 풍성하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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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시리즈 현장 포토 3장 (사진제공=tvn)
 

2.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응답하라 시리즈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성을 참 많이 쏟았다. 캐릭터마다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고, 생김새도 모두 개성이 넘치며, 말투나 관심사도 다 다르다. 사실 모든 캐릭터가 다 빛나는 드라마는 드물다. 대부분 주인공 위주로 주목을 받곤 한다. 그런데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모든 캐릭터가 빠짐없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캐릭터 하나하나 다 돋보여서 다수의 주연으로 이루어진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캐릭터들 중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쏙쏙 골라뽑는 재미를 느낀다. 응칠에서는 다소 언행이 거칠고 어디서나 당당하고 발랄한 성시원과 그녀를 사랑하는 윤윤제, 조용하고 차분한 매력을 보여주는 강준희, 깨알 코믹 콤보 도학찬과 방성재 등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애정을 듬뿍 보냈다. 그리고 응사에서는 부드럽고 자상함으로 매력 어필을 하는 칠봉이, 30대인데도 불구하고 18세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삼천포 등의 매력만점 캐릭터를 골라 그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다. 현재 방영중인 응팔도 마찬가지다. 응팔의 경우는 순둥순둥한 아기 강아지같은 최택과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이 한없이 따뜻한 김정환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다양한 성격이 모이다보니 이야기 전개가 다채로워지고 재미가 배가 되는 효과도 있다. 조용한 친구, 시끄럽고 발랄한 친구, 코믹 감초 역할을 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좌충우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동일한 상황 속에서 대처해나가는 방식이나 반응이 달라서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진다.


3. 구수한 사투리
   드라마에 따뜻한 정감을 더해주는 요소가 있다. 바로 구수-한 사투리다. 사투리는 듣기만 해도 정겨움이 느껴지고 생기가 가득하다. 또 표준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한 단어들과 표현들은 재미를 더해준다. 예를 들어, ‘삐대하다’라는 단어는 서울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데, 경상도에서는 ‘삐딱하다’, ‘건방지다’의 뜻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사투리는 서울 사람에게는 외국어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따라하는 재미도 있다. 예를 들어, ‘~다’, ‘~잉’으로 끝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따라 하기도 하고 ‘~했노?’, ‘~데이’로 끝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하면서 드라마 속 인물이 된 느낌을 받게 된다. 또 찰진 사투리 욕도 극의 흥미를 끌어 올리는 데에 한 몫을 한다. 특히나 응사에서 삼천포와 해태의 재미난 욕배틀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 남편 맞추기
   매 시리즈별로 여자 주인공의 미래 남편을 맨 마지막에 공개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실 회차가 지날수록 누가 남편이 될지 대충 확신이 서지만 그래도 틈틈이 다른 인물이 남편이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준다. 그래서 드라마가 마지막회에 도달할 때까지 ‘설마 ㅇㅇㅇ이 아니라 ㅇㅇㅇ이 남편인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끝까지 드라마를 챙겨보게 된다.


5. 따뜻한 교훈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회 나레이션과 대사를 통해 따뜻한 교훈을 몇마디씩 던져준다. 그 교훈을 들은 시청자들은 공감되는 메시지였다는 평을 하고, 마음에 새기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최근 응팔에서 성보라가 사랑에 관해 언급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단지 그 사람의 체온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체온을 닮아간다는 얘기야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널 끝없이 괴롭게 만든데도
그래서 그 사람을 끝없이 미워하고 싶어진데도
결국 그 사람을 절대 미워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해

사랑한다는 건
미워하지 않는 다는 의미가 아니라
결코 미워할 수 없다는 뜻인거야



6. 무명, 신인 배우들의 활약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번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이나 의외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수 출신이지만 연기에 도전한 사람들도 있고, 오랜 무명시절을 경험한 배우들도 있고,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들도 있다. 하나같이 다 연기력이 출중하고 극의 캐릭터를 세심하게 잘 표현해 나간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얼굴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들의 놀라운 연기력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다. 그들의 맹활약이 드라마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라 할 수 있겠다.


7. 성동일의 재치 만점 연기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만일 성동일이라는 연기자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드라마의 재미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성동일은 드라마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 틈나는 대로 던져주는 개그는 드라마에 유머러스함을 배로 더해준다. 그리고 상당 부분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순발력과 재치 모두 겸비한 대단한 배우다.

  응칠에서 딸인 성시원과 말다툼을 하거나 혼쭐을 내곤 하는데 그 장면들은 하나같이 다 재밌다. 마치 실제 딸과 아버지의 모습 같기도 하다. 특히나 “딸아~ 딸아~ 개딸아~”는 필자가 좋아하는 웃긴 대사들 중 하나다. 필자가 좋아하는 성동일의 또 다른 연기 중에 응사에서 계란 먹는 장면이 있다. 주로 말을 하는 인물들은 앞에 앉은 하숙생들인데, 그보다도 뒤 소파에 앉아서 계란을 우걱우걱 씹어 먹는 성동일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양볼에 한가득 계란을 집어넣었다가 못 씹고 뱉는 장면은 성동일의 대표적 감초 연기로 꼽을 수 있다. 또 응팔에서의 활약도 대단하다. 응팔에서는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았는데, 술에 취해서 매번 물건이나 음식을 한 아름 사오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아내와 이 문제로 매번 다투는데 그 장면들이 너무 웃겨서 배꼽이 빠질 것만 같다. 글을 쓰는 지금도 성동일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불쌍해가꼬 내가 쪼까 사왔쩨~"





글을 마치며...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얻게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극본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써내려간 작가, 그 극본에 맞춰 최고의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 촬영, 편집, 구성 등을 도맡아 해나가는 스태프들과 제작진들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다. 그들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탄탄한 구성력과 매력 만점 & 개성 만점 캐릭터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울리는 옛날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 추억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드라마. 한국 드라마계의 큰 재산이자 보물이다.

드라마를 보며 언젠간 추억이 될 이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몇십년이 지나 청춘, 20대가 그리워질 때 2015년의 소중했던 날들이 내게 응답해주길 빈다. 힘든 날들이 찾아와도 젊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힘을 얻기를.


[정선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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