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KOREA FANTASY" - 그 날의 애국심에 대하여

애국가 작곡80주년, 광복70주년, 안익태 선생 서거 50주년 기념 음악회
글 입력 2015.09.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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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음악회_포스터.jpg
 


 지난 월요일, 예술의 전당으로 문화초대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보는 클래식 공연이라 설레기도 하고, 예술의 전당도 겨울에 마지막으로 다녀왔었는데 오랫동안 못 만난 친구 보러 가듯이 들뜬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공연은 프로그램에 쓰인 그대로 총 2부로 나뉘어 있었다. 처음 1부 축하 연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애국가 콘서트 홀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정치용 지휘자님,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 함께 국립합창단, 숭실대 콘서트 콰이어, 그리고 국민참여합창단 분들까지 단체로 애국가를 제창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누가 요청이나 부탁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애국가라는 노래 하나에 모든 사람들이 기립하여 다 같이 애국가를 제창할 땐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였다. 


 사실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곡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4악장이었는데, 이 곡이 연주되기 시작한 이후 갑자기 어디선가 휴대폰카메라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잦은 기침소리까지(ㅠㅠ)… 나 조차도 공연을 들을 때 카메라 셔터 소리라던가 기침소리는 정말 신경이 쓰인다. 하물며 직접 연주를 하는 연주자 분들과 지휘자는 어떻겠는가. 이는 많은 사람들의 집중력이라던가 흥을 깨는 일이다. 기침소리와 같은 생리적 현상은 일부러 하는 게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건 알고 있지만 제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갈 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문화시민이 되었음 좋겠다. 많은 땀과 노력이 담긴 공연을 눈과 마음에 담는 것이 조그마한 휴대폰 안에 담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프리뷰를 쓸 당시에 더 기대를 한 것은 1부 공연들이었는데, 공연을 다녀온 후엔 2부 공연들이 오히려 기억에 더 남는다. 일단 2부에선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 소프라노 한예진, 그리고 베이스 임철민의 ‘White Lilly’ 라는 곡이 인상 깊었는데, 남자 베이스의 음역대가 이렇게 울림이 굉장하고 멋지다는 것을 이 공연을 보며 처음 알게 되었다. 높은 음역대의 음들과 함께 음의 가장 밑에서 기반이 되어주고 받쳐주기 때문에 음악이 더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건 음악 교과서 설명에서만 봤던 것 같은데, 이런 뜻 깊은 음악회에서 느낄 수 있게 되어 더 좋았던 것 같다. 



 
< 작품 소개 >

“한국의 생활 (Korean Life)” - 안익태

안익태가 자신의 작품에 <백합(The Lily)>이란 제목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34년 필라델피아의 악보출판사인 엘칸-보걸(Elkan-Vogel)사의 의뢰로 [Korean Life(한국의 생활)] 모음곡집을 출판했을 때였다. 
현재 <백합>의 악보는 남아있지 않으나 1962년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 <흰 백합화(White Lily)>를 소개하는 글에 ‘한국생활 시리즈의 제4번’이란 설명이 있는 것을 볼 때 두 곡이 동일한 것인지 개작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분명한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성악과 첼로 곡의 두 가지 버전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한국 환상곡.’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면 교향곡이나 협주곡 중에서도 나는 기승전결이 확실한 규모가 큰 곡을 좋아하는 편이다. 서양의 그 다양하고 위대한 곡들만큼이나, 한국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이셨던 분이 작곡한 곡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웅장하고 멋질 수 있다라는 것을 이 날 공연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교향악단들과 지휘자분 들께서 이런 곡에도 관심을 가져주고, 공연 프로그램으로 많이 올라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생겼다. 해외의 무수한 음악가들만큼이나 한국에도 훌륭한 실력을 갖춘 여러 음악가들이 존재하기에, 충분히 우리의 음악도 그들의 곡만큼이나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작품 소개 >
 
“한국환상곡(Korea Fantasy)” - 안익태

안익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한국에서는 1961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합동으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초연되었다. 1936년 독일 베를린에서 작곡하였고, 1938년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더블린의 아일랜드국립교향악단에 의해 초연되었다. 작품은 독일 후기낭만파의 양식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 대작으로, 단군의 개국을 알리는 서정적인 선율로부터 시작하여 도중 외적의 침략으로 한때 나라를 잃기도 하나 항쟁 끝에 끝내는   광복을 맞이한다는 교향적인 대서사시로 되었다. 특히 후반부의 합창부분에는 《애국가》의 선율이 흐르고 있어 매우 감동적이고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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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애국가의 작곡자였던 안익태 선생님, 그를 기리는 음악회를 그리고 그의 음악적인 업적을 이런 기회로나마 접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적인 하루였다. 마지막 한국환상곡에 애국가의 선율을 들었을 땐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였다(ㅎㅎ). 애국심이란 단어에 대해서 언제나 거창하게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거창하게 하는 애국보다도 작게나마 우리 것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며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도 애국의 한 모습인 것 같다. 한 인간으로서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한국인으로서도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리뷰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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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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