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은 1인시대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7.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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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그리고 또 같이

 몇 년전부터 이어져 온 나홀로족이 새로운 사회적 구성 단위로 떠오르면서, 사회 전반에서 이들을 위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인 용품, 1인 식당을 넘어 홀로 여행자들을 위한 코스도 셀 수 없이 많아졌다. 이렇듯 ‘혼자’하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소통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들렀던 곳, 보는 것, 먹는 것을 모두 찍어 공유하고 댓글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어느 면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새로운 생활 패턴으로 자리 잡은 지금, 그 양상과 배경, 나아가 발전 방향까지 제시해 보려고 한다.



함께 공유해요, 떠오르는 1인 방송
 
 요즘 각종 미디어와 방송에 다뤄지는 형식 중 하나는 바로 ‘1인 미디어’다. 다양한 패널들과 여러 주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달리, 1인 방송은 말 그대로 혼자 만들어가는 방송이다.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 tv나 유투브 같은 인터넷 플랫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다양한 주제의 방송들이 제작되며 소비되고 있다. 게임을 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공략법 등을 알려주는 게임 방송,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먹방, 자신의 화장품을 소개하며 화장법을 알려주는 뷰티 유투버 등 그 장르는 방대하다. 특히 먹방의 경우, 요즘 유행하는 코드인 ‘요리’와 다이어트로 심신이 지친 현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뷰티 유투버도 단순히 자신의 화장법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인기 뷰티 유투버 포니(PONY)는 자신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엮은 책을 발간하고, 미미박스 라는 화장품 배급 업체와 손을 잡고 ‘포니박스’라는 화장품 세트를 출시하는 등 각계 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을 1인 방송은 이제 그 인기가 일반 연예인들 못지 않다. 시청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방송에 더 큰 재미와 공감을 느끼며 그들의 생산물에 열광하게 되었다. 시청자들과 보다 가깝게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인 만큼 방송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 하는 추세다. 현재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 형식을 차용했으며, 단순히 연예인을 쓰는 것이 아닌, 쉐프나 마술사 등을 섭외해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그 속에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백종원 같은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1.jpg▲ 인기 뷰티유투버 '포니(PONY)'의 메이크업 영상
 

2.jpg▲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 중 백종원 쉐프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1인 마켓

 마켓(Market), 일명 시장에서도 1인의 파워가 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의류나 잡화를 팔던 인터넷 보세 쇼핑몰들이 블로그나 카페와 같은 1인 미디어로 이전하고 있다. 실제 점포를 내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일종의 절차와 비용이 들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대박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페, 카카오 스토리 등 1인 SNS의 발달하면서 그 공간을 이용해 공동구매(이하 공구)라는 형식으로 옷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공구를 통해 일정 이상 충성스러운 구매자를 확보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고객 관리를 통해 개인은 도매에서 옷을 구입해 판매하는 ‘소매상’의 형태를 띄게 되었고, 각종 관리비와 마진을 아낀 값으로 그만큼 더 저렴한 가격에 옷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같은 옷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은 개인 마켓을 이용하게 되었고, 이는 적은 자본과 낮은 위험으로 쉽게 온라인 옷 판매를 유도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의류 뿐만 아니라 각종 잡화나 소품을 제작 판매하는 사람들 역시 늘고 있다. 의류가 소매상의 새로운 ‘온라인 판매 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라면, 다른 물품들은 보다 개인들의 직접 제작과 판매 형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각종 악세서리와 같은 잡화들을 직접 재료를 구매에 제작하던 개인들은, 마찬가지로 개인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수요에 맞추어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 꽃꽂이, 수제 비누, 향초, 케이스, 베이킹 등 각종 물품 들이 대상이 되며 취미가 돈벌이 수단으로 발전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플리마켓과 같은 오프라인 판매처에서도 쉽게 고객과 다가갈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도전하고 있는 추세다.


 
3.jpg개인 블로그 마켓 중 하나
 
%BCҼҽ%C3%C0%E55.jpg▲ 광화문 플리마켓 '소소시장' 현장
 
 
 



 토록 1인 라이프가 성장하게 된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나홀로족’이 증가한 사회적 배경일 것이다. 가족의 단위도 작아지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싱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생활 양식들이 곳곳에서 생겨났다. 1인 식당, 1인 제품들도 시장에 등장하는 것처럼 사회 전반에서도 ‘1인’이라는 단위가 익숙해지고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플랫폼의 성장도 큰 요인 중 하나다. 방송만 하더라도 여러 장비들과 조건이 까다로웠던 반면에 이제는 핸드폰이나 캠코더 등 개인이 소유한 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찍은 촬영물을 인터넷 플랫폼, 대표적으로 유투브나 아프리카 tv 같은 채널에 올려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방송, 영화 뿐만 아니라 마켓 역시 복잡한 절차에 비해 비교적 쉽게 옷을 올리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으며, 나아가 판매까지 가능하기에 성행하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의 인식이 변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사회적 배경의 변화가 공급의 측면에서 1인 시장이 열리게끔 해주었다면, 인식의 변화는 보다 소비자의 측면에서 성장을 이끌었다. 과거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회피하고 어렵다고 느껴졌다면, 현재의 소비자들은 직접 만들고 생산하고 체험하며 나아가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수동적인 성향에서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행태는 1인시장의 발달에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남겨진 숙제
 
 앞서 언급했듯이 1인 시대의 바탕에는 SNS와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이 자리잡고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듯이, 인터넷의 발달이 야기하는 비인간적인 면모는 꽤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만나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인터넷으로 댓글을 쓰며 만나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는 아이들의 답변을 들으면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1인 마켓만 하더라도 지나치게 불붙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거나 카드 결제 시 수수료를 붙이는 등 불법적인 행태를 서슴지 않고, 나아가 인터넷 쇼핑몰 업자들의 설 자리를 잃게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콘텐츠 공급 과잉으로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또한 글, 그림, 영상, 소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공유되고, 판매되고 거래되는 만큼 저작권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안에 대해 중요하게 인식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법적으로 제제하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숙한 인식과 법적 보호 아래에 올바른 1인 세대의 성장이라면 앞으로 더욱 다채롭고 신선한 콘텐츠와 물건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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