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자크 코프만-WABA [다원예술,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글 입력 2015.06.0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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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코프만-W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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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코프만-WABA


일자 : 2015.2.28 ~ 2015.8.18

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장소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돔하우스 갤러리1

티켓가격 : 성인 2,000원 / 청소년,군인 1,000원 / 어린이 500원

주최 : 김해시

후원 : 주한프랑스대사관, 주한스위스대사관




문의 : 055.340.7000





<상세정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15 상반기 기획展 1
- 자크 코프만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015년 상반기 기획전으로 세계적인 건축도자 작가 자크 코프만을 초청하여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9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에서 있었던 약 6주간의 비지팅 아티스트 프로그램과 올해 1월말부터 전시 개관에 이르는 약 4주간에 걸친 전시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자끄 코프만은 모로코 태생으로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도자 작가로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스위스 브뵈 응용미술학교 도자공예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난 40년간 벽돌, 기와 등과 같은 건축도자 매체를 작품의 주요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건축도자가 가진 예술적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실현시켜 온 작가이다. 특히, 도자 매체에 대한 섬세한 실험들을 통해 도자의 재료적 본성을 탐구하고, 그로부터 철학적 성찰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도자 작업 과정에서 "Nature"(자연, 본성)의 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하고자 하였는데, 그러한 시도는 흙, 불, 물, 공기 등 자연의 속성과 작용, 그리고 그것들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 지는 특수한 효과를 통해 이루어졌다.
건축도자 작품은 그 매체의 특성상, 물질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강하고 압도적이어서 개념적 내용이나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끄 코프만의 작업은 매체의 물질적인 특성을 통해 깊이 있는 개념적 측면에까지 다다르고자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그는 도자 작업을 통해 ‘변형’의 현상학을 보여주며, ‘우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시간’, ‘기억’, ‘역사’를 도자 작업 과정에 담았다. 또한 그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선입관’을 깨뜨리고, 아주 견고해 보이는 것이 일순간 무너지고 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자끄 코프만은 세라믹창작센터에 머물면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그리고 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경상남도 김해 지역이 가진 특징들로부터 직접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완성하였다. 기와와 대나무를 사용하여 “기”(氣)라는 한국적인 개념을 형상화한 원형홀 설치작품 ⟨스파이럴 기⟩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의 건축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그 공간만을 위해 설계된 장소 특정적인 미술(Site-specific art)이다. 또한 작가는 김해 지역에서 발달한 분청 도자의 전통을 접목하여⟨분청벽⟩, <분청 나뭇가지들>, <분청 멜론> 등의 작품들을 제작하였고, 김해 지역의 특산품인 ‘멜론’의 껍질과 형태를 작품의 모티프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전시는 자끄 코프만이 도자작가로서 40년간 쌓아온 그간의 작품세계를 집대성하는 자리로서, 현대도자와 건축도자 영역에서 그가 구축해 온 독보적인 발자취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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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코프만〈스파이럴 기氣〉
대나무, 점토 Bamboo, Clay / 7×12×7m / 2015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15 상반기 기획展 2
- WABA -

건축도자와 예술 사이 ― 건축의 아이콘에서 삶의 메타포로
2006년 개관 이래 건축, 도자, 건축도자 분야에서 독창적인 주제와 기획으로 건축도자 전문미술관으로 국내외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015년 상반기 기획전으로 세계적인 벽돌 예술가 모임인 WABA World Association of Brick Artists를 초청하여 《와바 WABA》展을 개최한다.
WABA는 예술적 매체로서 벽돌을 인식하며 그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지속적인 활동으로 담아내고 있는 예술가 모임이다. 모임의 시초는 1998년 《옐로우 브릭 로드 Yellow Brick Road Symposium and Conference》에서 구엔 히니(Gwen Heeny, 1954~)와 울라 비오티(Ulla Viotti, 1933~)가 만나 벽돌을 작품에 사용하는 예술의 구상과 전망에서 시작한다. 이 심포지엄에 참가했던 로버트 해리슨(Robert Harrison, 1954~)과 자크 코프만(Jacques Kaufmann, 1955~)을 비롯하여 이들은 1980년대부터 벽돌을 사용하는 여러 컨퍼런스와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었다. 이후 2001년 프리츠 베링(Fritz Vehring, 1944~)이 독일 브레멘에서 진행된 심포지엄과 전시를 통해 합류하기에 이르고, 벽돌을 사용하는 예술가 모임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와바 WABA World Association of Brick Artists라는 명칭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2006년 라트비아 Latvia 리가 Riga에서 있었던 IAC 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 정기총회에 이르러서이다. 창립 멤버는 울라 비오티, 프리츠 베링, 구엔 히니, 로버트 해리슨 그리고 자크 코프만 등으로, 와바 창립 후 첫 번째 공식 심포지엄과 전시는 2011년 덴마크의 손더버그 Sonderborg시市에서 Petersen TEGL社의 주최로 열렸으며, 결과물을 캐트린마인드 벽돌박물관 Catrinesminde Brick Museum에서 전시한다. 이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와바의 전시는 우리나라 황토벽돌 전문회사인 삼한C1社에서 후원한 벽돌로 제작되었다. 세계 유일의 건축도자 전문미술관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울라 비오티는 60여 년간 벽돌을 주제로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현역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Excavation 발굴〉을 주제로 벽돌과 대나무, 자갈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고고학적 발굴의 개념을 신비하고도 시적인 정원으로 시각화한 이번 작품은 2,500여 장의 실버 벽돌이 주재료이다. 벽돌을 매개체로 형상화된 ‘발굴된 정원’이라는 테마는 인류 초기의 문명을 상징하며 중심부에 서 있는 피라미드 형상은 바닥에 누워 있는 삼각형과 실제와 그림자의 관계를 형성한다. 벽돌로 쌓은 사각형의 구획과 수직으로 뻗은 대나무는 건축적 요소로서의 공간과 기둥을 상징하고, 중심축을 이루며 곧게 뻗은 하얀 자갈길 역시 고대 건축을 표현하는 아이콘이다. 절제된 둥근 타원형의 형태를 통해 관조적인 미감각을 한결같이 선보였던 프리츠 베링은 4,700여 장의 벽돌을 사용하여 높낮이가 다른 담장으로 둘러싸인 미로 迷路 방식의〈Labyrinth 미궁〉을 선보인다. 미노타우로스 Minotauros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고자 축조되었던 다이달로스 Daedalus의 ‘미궁’이 모티브이다. 신화에서 미궁은 반인반수의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어 빠져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베링의 미로는 수없이 꺾이며 이어지는 좁은 길을 통해 인생을 비유한다. 협업가 안진아의 현대음악은 꺾이는 지점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며 관람객을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인도하고, 관람객은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는 막다른 길인 여정의 끝에서 베링 작업의 표상과도 같은 둥근 타원형의 대상을 만난다. 베링의 미로는 관람객을 천천히 걷게 하고 사색하게 하며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장치로 작용한다.
로버트 해리슨의 〈Elementary Brick 근본적 벽돌〉은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벽돌 더미, 나선형의 탑, 그리고 지그재그로 상승하는 굴뚝이다. 바닥의 구불거리는 선을 따라 쌓아 올린 벽돌 더미의 공간 점유는 관람객이 작품을 선회하도록 이끌고, 형태를 잡아주는 와이어 매쉬 wire mesh의 내부를 벽돌로 가득 채운 침니 chimney의 존재는 한순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파형강관을 자르고 이어 붙인 굴뚝 stack에 이르면 시선은 열린 공간으로 수직으로 상승한다. 청자, 분청, 옹기, 화강석 등 지역에서 발견된 사물들을 벽돌과 어우러지게 배치하여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점은 장소 특성적 설치 성향을 보이는 작가의 특성을 나타내기에 모자람이 없는 부분이다. 아치 Arch, 침니 등 건축적 모티브를 벽돌, 와이어 매쉬, 동관 cooper tubing 등 다양한 성질의 재료를 결합하여 형상화함으로써 물성의 충돌과 공간 속에서의 대립을 표현한다.
구엔 히니는 굽지 않은 젖은 벽돌 green brick을 이용하여 〈The Laboratory Project 작업실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작가에게 작업실은 예술적 영감이 구체적 옷을 입는 창조적 공간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 공간 자체를 작업 과정의 시간을 내포하는 장소로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이번 한국 체류 기간에 받은 시각적 경험인 네모나게 우뚝 솟은 건물과 대조를 이루는 산 山의 유기적 곡선, 벽돌 공장 자동화 생산 라인의 강제된 컨베이어 벨트와 무한 반복적인 로봇 팔의 움직임 등이 어떻게 예술적 영감으로 작용하여 조형화에 이르는지를 펼쳐 보인다. 젖은 벽돌을 쌓아 올린 가장 큰 덩어리는 공제선 空際線을 표현하고, 선을 형상화하기 위해 깎인 채 더미를 이룬 흙더미는 또 하나의 산의 형상으로 덩그러니 바스러지고 있다. 철제 선반 사이로 이번 작업에 사용한 목재 틀과 도구, 흙, 안료들이 작업실의 풍경을 만든다.
자크 코프만은 주어진 공간에서 재료로부터 받은 영감에 반응하며 공간·재료·작가가 만드는 역학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재료의 물성에 대한 열정은 도자예술가로서 흙의 무한한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Mur Frisson 떨리는 벽〉은 전시 공간을 양분하여 10미터를 가로지르며 2미터 높이로 서 있다. 안과 밖의 경계인 벽의 정의를 가뿐히 거슬러 어디고 안이고 어디서부터 밖인지 경계를 무너뜨린다. 차곡차곡 쌓아가던 벽돌은 어느 한 지점부터 어슷하게 조적되며 표면의 떨림을 표현한다. 작가에게 떨림은 신체 감각적, 감정적 상태 변화의 첫 징후이다. “떨림, 그것은 변화의 시작이다. Le fisson, c'est le debut d'un changement d'etat.” 작품에 사용된 1,500장의 검은 색 벽돌은 작가의 에너지를 거쳐 물리적 성질 너머 은유의 벽으로 거듭난다.
벽돌은 한 손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건축재이다. 벽돌 한 장을 손으로 집어 드는 순간 건축은 시작된다. 벽돌은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재이기도 하다.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7~1446)가 피렌체에서 돔을 설계하고 벽돌로 내부를 쌓아올린 르네상스 Renaissance에서 벽돌은 인간을 대변하고, 20세기 초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벽돌로 구축되고 화려한 테라코타 장식으로 찬란한 문명을 증거 하지만, 21세기 도시 경관은 철골, 강판, 그리고 유리 파사드 facade로 대체되고, 내진설계와 비정형건축을 실천하는 후기산업화사회를 살아가는 오늘날에 벽돌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할 뿐이다. 그럼에도, 가장 친숙한 건축재로 여전히 세상 어디에서나 생산되고 집을 짓는 친근한 건축재인 벽돌의 존재는 아마도 벽돌이 최고 最古의 건축도자인 이유와 맞닿아 있을 것이다. 신은 세상을 창조하고, 흙을 빚어 아담을 만들었으며, 인간은 흙을 빚어 세상을 만들었다. 예술적 매체로서 벽돌은 ‘가장 단순하고 간결함을 추구하여 단순성, 반복성, 물성 등을 특성으로 절제된 형태 미학과 본질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Minimalism의 교리에 충실한 매체임에도, 벽돌 자체가 지닌 수많은 상징으로 말미암아 미니멀의 모듈 module 개념 너머 존재하기에 이른다. 벽돌을 예술적 매체로 사용하는 세계 벽돌 예술가 모임인 와바의 존재는 이러한 의미가 있으며, 왜 그들이 벽돌에 주목하는지 알 수 있다. 벽돌은 그 자체로 건축의 아이콘이자 삶의 메타포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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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라 비오티〈발굴>
9,550×5,320×1,600mm / bricks, natural stone, bamboo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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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해리슨 〈원초적 벽돌〉
6,000×10,000×2,400mm / bricks, cooper tubing, wire mesh, culvert pipe, celadon, buncheong, granite stone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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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베링〈미궁〉
5,350×8,300×1,770mm / bricks, 12 speakers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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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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