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클로드 모네의 '인상'이 인상주의를 칭하다.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0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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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인상 : 일출(Impression : Sunrise)'이 
인상주의를 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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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내가 미술관에 가서 보았던 작품들 중 가장 처음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모네의 '수련'시리즈 중 한 작품이었다. 둥근 액자에 있던 모네의 '수련'작의 색이 너무나도 반짝이고 푸르러서 지금도 생생히 그 작품이 기억난다. 그 때부터 미술이 좋아져서 지금까지 이어져오는데, 그래서 무의식 중에도 모네의 그림은 이유없이 마음이 가고 눈여겨 보게되었다. 지금까지 미술을 좋아하게 해준 작가라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클로드 모네이다. 모네는 흔히 인상주의 화가로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화가이다. 모네가 인상주의를 완성하기까지는 그 이전의 쿠르베, 마네 등의 화가들이 르네상스에서 벗어난 근대적인 회화의 시도를 했기에 가능했다. 그들의 노력을 토대로, 모네 스스로의 독창성이 더해졌기에 진정한 인상주의를 완성할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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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인상 : 일출, 1872

 '인상주의'라는 사조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1874년에 인상주의 첫 전시를 본 평론가들이 붙인 것이다. 이 때 클로드 모네는 1872년에 그린 '인상 : 일출(Impression : Sunrise) (1872)'를 전시했고, 평론가들은 조롱의 의미로 '인상주의'라 이름을 붙였다. 그 이유는 그림이 완결되지 않고 인상만 남았기 때문이다. 당시 살롱(미술전)에선 르네상스에서 추구했던 원근법을 이용한 공간감을 캔버스에 구성하는 그림을 인정했었다. 그랬기에 인상주의 작품은 파격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네는 진정한 일출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다홍빛의 해가 뜨고 있고, 그 주변은 아직 햇빛이 들지 않아 회색빛이 짙은 모습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긴 것이다. 즉 모네는 눈에 들어오는 빛을 묘사하고 싶었고, 이는 시각적 리얼리즘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형태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색채를 통한 시각의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그의 작품엔 인상만이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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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센느 강변에서, 1868

 모네의 1868년 작, '센느 강변에서'의 작품도 그의 인상주의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르네상스에서 추구한 이상화되고 관념적인 표현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캔버스에 담고자 노력했음을 볼 수 있다. 센느 강의 수면위에 비치는 건물들과 하늘의 표현이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르고, 화면 앞에 있는 나무 밑 그늘과 햇빛이 쬐는 강 건너 마을의 대비가 극명하다. 실제로 당시 한 평론가가 이 작품을 보고 눈이 멀 것 같다고 평을 하였다고 한다. 이는 외부의 빛을 그대로 그림에 담아냈기에, 당시에는 관람객의 눈이 불편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통해 얼마나 모네가 큰 변화를 보였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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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루앙 대성당 연작

 모네는 1890년대부터는 연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내가 기억하는 어릴 적 보았던 그의 그림도 이 시기에 만든 수련 시리즈 중 하나였다. 1890년부터는 고갱의 상징주의가 등장하는 시기였지만, 모네는 인상주의를 계속 추구했다. 그가 연작시리즈에 집중했던 것은 같은 주제, 같은 풍경이라도 시간에 따라, 대기에 따라, 빛에 따라 우리의 눈에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모네는 이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가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작가 자신의 눈에 보이려는 것을 표현하려는 욕구로 그가 모더니즘적 사고를 했음을 우린 알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네는 점점 시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점차 가까운 것들만 그리게 되고, 묘사보다는 빨리 대상을 포착하는 데에 그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추상에 가까울 정도의 작품들이 그의 삶의 말에는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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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파리', 파리 오랑주리미술관의 모네 '수련'연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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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수련 연작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 나잇 인 파리 (2011)'을 보면 주인공들이 파리 오랑주리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가로로 어마어마하게 긴 수련 연작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작품들을 통해 그가 시각을 잃어갔지만 마지막까지도 그림을 그리고자 얼마나 열의를 보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고 "색상배열이 예술이야." "이 그림은 압도적이야."라고 감탄을 한다. 영화 속에 폴(Paul)이 이 작품을 보면서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가 추상표현주의 작가라고 말하며 자신의 지적임을 과시하는데, 실제로 터너는 영국의 국민화가로 낭만주의 풍경화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인상주의의 시작이 된 중요한 인물이자 모네가 그에게 큰 영향을 받았기에 모네와 매우 연관된 사람이다. 만약 인상주의나 모네의 그림에 관심이 있다면 터너의 작품도 함께 찾아본다면 좋을 것 같다. 혹은 마이클 리 감독의 영화 '미스터 터너(Mr. Turner, 2014)'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실 모네는 알았지만, 터너라는 화가가 모네와 깊은 인연이 있는지는 몰랐는데, 그도 모네만큼이나 실제로 느끼고 겪은 것을 회화에 담고자 노력했음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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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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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터너, 눈보라 : 알프스를 넘는 한니발과 그의 군대, 1812

 가장 좋아하는 화가를 모네로 꼽았지만, 그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되기 전에는 그가 미술사에서 크게 의의있는 작가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단지 나는 그의 그림 속 색채와 표현이 아름다워서 좋아했었는데, 그가 근대 작가로써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새로운 시도를 통해 표현한 선구적인 화가라는 걸 알고 다시 보게 되었다. 모네의 작품들을 보며 바쁜 일상에 놓치고 있었던 햇빛, 공기, 자연을 느끼며 잠시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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