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 마틴 스튜더 내한공연 후기

글 입력 2015.04.28 23:3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IMG_3446.JPG


 4월 25일,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레퍼토리가 마음에 들어서 매우 기다렸던 공연이었습니다. 자리는 E블록이어서 오른쪽이었지만 11열이어서 꽤나 가까운 곳에서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등장을 하고, 박수와 함께 마틴 스튜더(Martin Studer)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는 영어로 오케스트라의 설립 취지등을 이야기 하였는데, 다양한 지역에서의 젊은이들을 실력있는 연주자로 양성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지휘자이기 이전에 교육자로서 매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기에 이러한 언급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단원들은 백인들 사이에 동양인도 보였고, 제1바이올린에는 흑인도 포함이 되어있을만큼 다양한 지역에서 유학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연주자들의 연령도 생각보다 젊어보였고, 이는 아마 스튜더가 말했던 오케스트라의 특징을 반영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마틴스튜더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뒤 바로 두 개의 서곡을 연주하였습니다.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베르디 '나부코' 서곡 이후에는 필립 윤트 (Philipp Jundt)의 플룻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연주해왔고 또한 교수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제자들이나 지인등 호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로드리고의 플룻협주곡 '전원'은 매우 만족스러운 연주였습니다. 솔리스트의 상당한 기교가 곡 전체적으로 필요한 곡이었지만 필립 윤트는 큰 실수 없이 잘 연주하였고, 곡 자체가 현대적인 면모가 강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특히 2악장 아다지오는 마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헤라자데가 생각나는 이국적인 스케일과 이를 수없이 가로지르는 플룻의 멜로디 때문에 마치 다른 세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필립윤트는 협주곡이 끝나고 앙코르 무대를 선보였는데 의외로 김수진 작곡가의 "B Rossette"를 연주하였습니다. 이 곡은 '하얀거탑' OST로 다른 파벌의 의사들 무리가 종합병원 복도를 지나가는 장면에서 들은 뒤로 잊을 수가 없는 멜로디 입니다. 필립 윤트는 이 곡의 멜로디를 플룻으로 연주하였으며, 사람들은 하얀거탑을 생각해서인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2부의 시작과 함께 마틴 스튜더는 교향곡연주에 앞서 세월호를 추모한다는 말과 함께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 (Valse Triste) 를 연주해 주었습니다. 이 소품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죽음'이라는 주제가 역설적으로 와닿아서 전부터 매우 좋아하던 곡이어서 이 곡의 연주는 너무나도 좋은 보너스였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5번 교향곡은 워낙 대작이고 서사적이라 어떻게 연주할지 가장 궁금한 곡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작고 특히 이 곡에서 가장 핵심인 스트링 사운드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자리도 오른쪽에 치우쳐서 더욱 그랬습니다. 로드리고의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작은 스타일의 곡이어서 이러한 아쉬움이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파트별 밸런스등의 표현에서 미세하게 아쉬웠던 점 빼고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차이코프스키 5번 연주라고 생각합니다.

 마틴 스튜더는 앙코르 곡으로 비제의 카르멘에서 투우사의 노래와 브람스 헝가리안무곡5번등을 보이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웃음을 선사해서 좋은 분위기로 공연장을 나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공연 후에는 바로 로비로 와서 직접 싸인도 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며 대화도 나누는 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공연은 특히 레퍼토리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연주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뉴취리히 오케스트라가 더욱 발전해서 다양한 매체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IMG_3455.JPG

mail.naver.com.jpg

[우지융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