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삶을 살아가는 힘은 곧, 애정이다 – 옹성우 ‘GRAVITY’ [음악]

음악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의 레이어링을 선보이는, 옹성우의 미니 1집 앨범 [LAYERS]
글 입력 2024.01.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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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감정은 한 개인의 인생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칠까?

 

이건, 한없이 끌어당기는 중력에 몸을 맡긴 ‘누군가’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이다.

 

 



옹성우 미니 1집 앨범 [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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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는 2017년 진행된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그룹 Wanna One으로 첫 데뷔를 장식했으며 이후 음악과 더해 연기까지 섭렵하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 중인 솔로 아티스트이다. 이에 2020년 3월 25일, 옹성우는 미니 1집 앨범 [LAYERS]를 통해 그동안 그가 경험하고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총 6개의 곡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그만의 속도로 익숙함 속의 신선함과 꾸준한 성장세를 담아서 말이다.

 

 

2. 'GRAVITY' - gravitate.jpg

 

 

타이틀곡 ‘GRAVITY’는 Gravitate, Comfort, Hollow, Realization, Curiosity의 5가지 감정 키워드 중 ‘중력으로 내려 앉히다’는 의미의 ‘gravitate’를 테마로 ‘사랑’에서 비롯되는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해당 곡은 알 수 없는 욕심만을 뒤쫓던 옹성우가 허무함을 깨닫고 방황하기 시작하면서 이내 모든 감정이 흩어져 무중력 상태가 되어버린다는 배경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곡 속에서 그는 대체 어떻게 잃어버렸던 감정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일지, 지금부터 그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보자.

 

 

 


옹성우 ‘GRAVITY’ (2020.03.25.)



 

흩어지는

나의 감정들로

공허한 날들

무중력 속으로

 

 

타이틀곡 ‘GRAVITY’는 어쿠스틱 기타의 차분한 멜로디를 시작으로 무중력 속에 홀로 떠 있는 듯한 신비롭지만 동시에 외로운 느낌을 연출하며 시작된다. 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현재 그는 자신을 가득 채우고 있던 모든 욕심들이 무의해짐에 따라 감정의 상실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날 조금씩 끌어당겨

너라는 바다에 사로잡혀

...

나를 당기는 넌

Gravity

...

Yeah I’m Drowning

I’m diving into your love

 

 

그러나 이내 옹성우는 공허와 허무 속에서 여태 경험해보지 못했던 미지의 감정을 경험하며 조금씩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이때, 해당 가사가 지닌 독특한 점은, 흔히 부정적인 감정을 사랑으로 치유하며 수면 위로 상대방을 끌어올리는 일반적인 구조와는 정반대되는 구성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즉, 정처없이 방황하며 허공에 떠 있던 주인공에게 있어 ‘사랑’은 그 존재감을 되새김할 수 있는 무거움과 든든함을 지닌 감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사랑을 드넓은 ‘바다’에 빗댄 것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랑의 광활함 속에 깊이 빠져들어 상대를 더 알아가고 그 혹은 그녀와 끝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됐기에 매우 인상깊었다.

  

 

표류하듯

헤매던 난

네게 닻을 내리고

네 곁에 머물래

더는 내가 흔들리지 않게

불안하지 않게

네 손으로 날 잡아

 

 

이어지는 2절 verse를 통해서는 옹성우가 사랑하는 상대방의 곁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 한다는 새로운 욕구를 표출함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가사 역시도 매우 현실적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우리가 사랑을 시작했다고 해서 자신이 겪던 기존의 불안을 완벽하게 해소해내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쉽게 말해, 사랑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여전히 그 속에는 과연 이 선택이 비어 버린 자신의 내면을 채워줄 해결책일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문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상대방이 자신을 붙잡길 바라며 의존하기만 한다면, 과연 그것이 삶의 허무를 해소할 근본적인 해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젠 깊은 곳을 헤엄칠 거야

Oh yeah

두려움은 없어 네가 있다면 난

Into your love

 

 

여전히 불확실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옹성우는 곡의 끝에서 이러한 두려움을 상대방에 대한 믿음 하나로 깨뜨리고자 다짐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알 수 없는 깊고 어두운 바닷속을 향한 도전을 내비치면서 말이다. 이처럼 타이틀곡 ‘GRAVITY’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텅 빈 마음을 새로운 용기로 가득 채우려는 옹성우의 의지를 후렴구의 터져 나오는 강렬한 퓨처 신스 사운드와 보컬의 조화를 토대로 극대화하면서 마무리된다.

 

 

 

예지몽(豫知夢)과 몽중몽(夢中夢)으로 살펴보 꿈과 현실의 관계: 삶은 곧 애정이다


  

3. 'GRAVITY' MV 컷 모음.jpg

 

 

이어지는 문단에서는 앞서 ‘이성적 사랑’에만 초점을 맞춰 해석했던 타이틀곡 ‘GRAVITY’의 가사에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덧붙임으로써, ‘삶의 의지와 자발적 구원’이라는 주제로까지 보다 확대한 개인적 해석을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타이틀곡 ‘GRAVITY’의 뮤직비디오는 반복되는 루프 형식 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옹성우는 안개가 낀 숲속에서 한 여자의 뒤를 쫓아 달리고 또 달리지만, 닿으려 하면 할수록 곧장 사라져버리는 그녀에 그저 낡은 오두막 안 침대 위 꿈에서 깨어날 뿐이다. 그러나 잠에서 깬 그가 오두막을 나서자 보이는 숲 속 풍경, 외따로 떨어져 버려진 듯한 검은 자동차, 그리고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다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여성의 존재는 마치 꿈의 장면이 반복되는 듯하다.

 

이와 같은 연출은 결국 주인공이 여태 갈구해온 상대가 한낱 꿈 속 허구의 대상이었던 것이 아니라 ‘예지몽을 통해 반복적으로 마주해온 운명의 상대’라는 것, 그리고 이런 해석은 곧 그 사랑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었다. 이때, 난 한발 더 나아가 ‘꿈’이라는 소재에 좀 더 집중해보고자 했는데, 그 과정에서 든 궁금증이 바로 ‘예지몽(豫知夢)을 몽중몽(夢中夢)으로 바꿔 해석한다면, 주제는 어떻게 바뀔까?’라는 질문이었다.

 

사전적 정의로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꿈’을 의미하는 ‘예지몽’과는 달리 ‘몽중몽’은 ‘꿈 속의 꿈’으로 ‘이 세상의 덧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직접적인 뿌리를 내딛고 있는 예지몽과는 반대로 몽중몽은 현실에 대한 회의감을 다루며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회피나 해소와 같은 갈망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 반복되는 꿈 속 그가 찾는 여인의 모습은 단순히 연인을 넘어 ‘삶에서 애정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보다 폭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난 평소 내가 극복하지 못할 것만 같은 난관에 부딪히거나 정신적인 피로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때, 도피성 잠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이에 개인적인 경험상으로, 꿈 속 세계는 나의 현실적 결핍이 반영된 산물이고 그 속에서 난 내가 이루지 못한, 혹은 계속해서 갈구하는 무언가를 얻고자 발버둥쳐왔다. 하지만 꿈은 그저 꿈일 뿐, 깨고 나면 실상 그 무엇도 해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깊은 허무함과 끝없는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를 조금만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잠에 들었던 그 순간들은 내가 다시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유예인 셈이며 오히려 그 꿈의 공간이야 말로 날것의 감정들을 마주함으로써 내가 정말 바라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옹성우의 ‘GRAVITY’ 역시 이러한 주제 의식에서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삶의 공허와 허무가 반복적인 꿈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따라서, 글의 마지막에서 이 해석을 통해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극복과 구원의 주체는 곧 자신이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삶을 살아갈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반드시 심오한 사상이나 가치관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사소하더라도 각자가 애정을 담아 좋아한다고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그리하여 매순간 심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곧 우리가 내일을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줄 삶의 목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명의 에디터로서 좋아하는 곡을 통해 나만의 가치관을 고유한 언어로 적어가고 있는 나와 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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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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