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체홉, 여자를 읽다(파우치 속의 욕망) - 세실극장(3/7-6/7)
글 입력 2015.03.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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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독특한 에로티시즘 단편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한 체홉, 여자를 읽다(파우치 속의 욕망)
일교차가 컸던 일요일 오후.긴장했던 시험을 끝내고나서인지해방되는 기분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조금은 홀가분하기도하고 우울우울한 기분으로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처음가보는 세실극장!시청역 3번 출구로 나와 곧장 덕수궁을 따라서 가다가왼편에 나오는 샛길로 쑉 들어가면 바로 나온다.(덕수궁 근처에서 밥먹고 산책하다가 공연을 보러가도 괜찮을 것 같다.)
'체홉, 여자를 읽다'는 '위험한 로맨스'를 다룬러시아 소설가 안톤체홉의 4가지 단편을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 연극이다.각 에피소드마다 장르의 구분을 두고 있는데,“약사의 아내”는 코미디, “나의 아내들”은 그로테스크 코미디,“아가피아”는 목가극, “불행”은 멜로드라마이다.각기 다른 장르를 가진 에피소드 간의소소한 변화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아가피아'에서 정적이 지속될 때 조금 지루함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그것 또한 그 나름대로의 여운을 남긴다.)평소 '불륜'이란 것에 대해 '바람'보다 더 크고 무겁고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물론 이 극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바꿔놓기 위해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단지, 재기발랄한 코미디로, 가슴아픈 멜로로 표현된 4가지의 에피소드가조금은 슬픈 '위험한 로맨스'의 뒷이야기를 말해준다.단지, 욕망을 주체 못해서가 아닌,오히려 더 가엽고 불쌍하게 느껴지는플랫폼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그리고 그들이 허겁지겁 싸온 '파우치'들은그들의 지긋지긋한 일상속에서 항상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그것을 밖으로 꺼냄으로써 느껴지는 것은자유, 혹은 진정한 행복일 수 있겠지만,한편으로는 낯선 곳에 나온 두려움, 불안도 함께 있을 것이다.그것을 '파우치 속의 욕망'이라는 단어로잘 압축해서 풀어낸 것 같다.겉으로는 아침드라마, 코믹막장드라마의 느낌이 날 수도 있겠다.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파우치 속에 담아둘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현실과진정으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을 지경에 놓인 사람들'은 누구인지 알게된다면,사랑에 대한 소중함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끝없는 자기합리화에 대한 폐해, 쉬운 유혹에 빠지지 않는 현명함의 필요성도..)여러모로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해주는 즐거운 관람이었다.(우울한 마음에 기분전환!!)6월 7일까지 장기공연으로 덕수궁 근처에 가게 된다면꼭 보시길 추천!!
출연배우 : 윤성원, 장재권, 임한창, 박정림, 이재영, 문현영, 임진유, 노혜란, 노경래(배우들의 1인 다역이 인상적이다.)
-좌석배치도-*자세한 공연정보와 시놉시스는 프리뷰에 있습니당 :D더 많은 공연, 전시 정보 -
[이지언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