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동화의 세계 – 블라디미르 쿠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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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동화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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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쿠쉬展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은 잠자고 있던 관객들의 무의식과 상상력을 깨운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쿠쉬는 불변하는 고정된 세계관을 깨뜨린다.
모든 초현실주의자가 현실에 존재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 ‘초현실’을 창작하지만 블라디미르 쿠쉬는 현실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진 않는다. 블라디미르 쿠쉬는 현실에 존재하고 비슷한 형태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대상들을 혼합하여 관객들의 고정관념과 일상에 대한 관성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일출 장면에 계란 껍질을 그려 해돋이를 알이 깨지는 장면으로 탈바꿈 시킨 <해돋이 해변 Sunrise By the Ocean>과, 거칠고 층이 져있는 소라 껍질을 성을 받치고 있는 깎아지른 절벽으로 표현한 <해수면 위 Above the sea level>은 전혀 연관 없는 주변의 대상들을 혼합했음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이런 말을 수시로 내뱉을 수밖에 없다. “그럴 듯한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지?” 그만큼 블라디미르 쿠쉬가 작업하는 세계는 터무니없지 않고 현실과 맞닿아있다.
해돋이 해변 Sunrise By the Ocean
해수면 위 Above the sea level
무의식, 욕망, 환상의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전시의 끝에 다다를수록 블라디미르 쿠쉬가 추구하는 세계의 모습이 뚜렷해졌다. 바로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브들 때문이다. 대표적인 모티브는 키스하고 있는 연인들과 꽃과 나비이다. 작품의 배경은 훌륭한 자연경관이다. 광활한 사막과 바다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동화적인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선박은 돛 대신 꽃을 달고 항해하며 풍차 날개는 나비의 날개로 탈바꿈한다. 대체된 이미지의 모습이 실제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관객들은 눈을 의심하게 된다. 남다른 상상력으로 새로운 동화적 세계를 만들어내는 블라디미르 쿠쉬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플라워 선박의 항해 Arrival of flower ship
풍차와 나비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은 특정한 메시지나 의미를 전달하려 애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문득 생각났던 상상과 동화적인 세계들을 넌지시 제시한다. 사실주의 화법을 통해 자신의 세계에 몰입하도록 할 뿐, 그 이상으로 무엇을 관객에게 강요하지도 않는다. 블라디미르 쿠쉬는 오랫동안 발현되지 않아 먼지로 가득 덮인 관객들의 상상력 속에 새로운 외부세계를 들이고 더 나아가 관객들의 현실 속에 새로운 활력을 주입하고 싶어 한다.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을 보고 웃음 짓고 즐거워하는 관객들이 있으니 이미 절반은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블라디미르 쿠쉬展
기간
2014/12/23~2015/04/05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요금
성인-12,000원
청소년-9,000원
어린이-7,000원
[김소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