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창극과 오페라의 만남,배비장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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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토요일!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로 오페라 '배비장전'을 보고왔다.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등 전형적인 클래식 극장에는 자주 갔었지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처음 가본 거였는데, 아주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오페라, 마당극을 공연하기에 적합해보였다. 초대받아서 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데, R석 중에서도 제일 좋은 자리에 앉게 되어서 기뻤다.(Art Insight 감사합니다♥)
'배비장전'은 조선후기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풍자소설이다.주인공' 배걸덕쇠'는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벼슬 ‘비장’의 신분으로 새로 부임하는 제주목사(사또)를 따라간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외도를 하지 않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곧 그 약속은 깨지게 된다. 지조를 지키겠다는 배비장을 시험해보고자 세운 사또의 계략 때문인데, 바로 배비장을 유혹하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고 한 것이다.이에 제주미색 '애랑'과 배비장을 모시던 '방자'가 나서는데 이들의 철저한 계획끝에(?) 배비장은 유혹에 넘어오게 된다. '애랑'과 사랑을 나누려다가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발견된 배비장에게서 체면과 위선의 양면성을 볼 수 있게 된다.
사실 풍자성이 강한 창극을 오페라로 재현한다고 들었을 때,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약간의 걱정도 들었다. 공연보기전에 항상 내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려보고 가고는 하는데..... 이 공연은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오페라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가 창극을 잘 살릴 수 있을까...?
하지만!! 공연 보는 내내 이 걱정따위는 할 수가 없었다. 오페라가수들의 재치있는 연기와 우스꽝스러운 자막 등, 희극오페라를 넘어선 퓨전오페라의 느낌이었다. 색다른 재미에 긴 러닝타임은 인식도 못한 채 보았다! 또, 인상깊게 느꼈던 것들은 의상과 음악이었는데 고급스러운 색감의 전통의상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서양악기들로 동양적인 멜로디와 음색을 나타낸 것에 대해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타악기를 동원해서 음악을 만들어낸 것 같았는데, 상황에 맞는 다양한 악기소리 덕분에 극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요즘 전통예술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데, 이렇게 서양예술장르와 우리의 것을 접목시킨 퓨전예술도 참 정감이 가고,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페라가 조금 멀게 느껴질수도 있을만한 고연령층에게도 쉽게 다가가며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전통예술을 쉽게 접하지는 못했을 젊은 관객들에게도 우리의 예술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공연인 것 같다.
호기심을 가득안고 봤던 오페라 '배비장전'.
일상 속에서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
[이준화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