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류가현::스페이스 407 사진전 - 기억의 숲

글 입력 2014.12.0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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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전기, 박부곤, 신현민, 이선정
기간: 2014.12.02 ~ 2014.12.07
시간: 오전 10시 00분 ~ 오후 6시 00분
휴관일: 없음
장소: 류가헌(서울)
가격: 무료









용암이 흘러나온 끝자락에 자리한 숲.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지며 지반을 만들고 그 위에 다양한 식물이 뿌리내렸다. 살기위해 나무를 감아 올라간 덩굴과, 쓰러지지 않기 위해 단단한 뿌리를 드러낸 고목들, 죽어서도 숲에 생명을 공급하는 사목들까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살아 숨 쉰다. 사람이 살기 이전 원시림의 원형을 증거하는 것처럼 거대하지만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숲은 ‘곶자왈’이다.

숲을 의미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곳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곶자왈’이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숲에는 계절을 거스르는 동식물이 공존한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채 자립하는 숲은 살아있는 생명이자 시간이다. 

여기 숲의 시간 속으로 발을 들인 사진가들이 있다. 김전기, 박부곤, 신현민, 이선정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숲의 시간을 기록했다. 한 명의 시각에서 다른 이의 시각까지 ‘따로’이면서 ‘같이’인 작업이다. 네 가지 숲은 독립적인 숲으로서 의미를 가지면서도, 시간성 속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김전기가 에서 포착한 숲은 현재성을 담은 개인의 숲이다. 그는 자신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곶자왈에 새로운 기억을 심었다. 그가 머문 자리마다 숲은 조금씩 모습을 달리했다, 사소한 사건과 흔적들은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작가가 떠난 곶자왈에는 익명의 기록이 새겨졌다. 

박부곤의 숲은 과거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는 곶자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인공의 흔적들에 주목했다. 숲은 가축을 키우기 위한 울타리, 군사용 진지가 남긴 자국들까지 자신의 일부로 흡수했다. 문명의 조각들마저도 조화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작가는 숲과 동화된 이 조각들을 다양한 화각으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문명의 조각, 숲의 조각>이다.

신현민의 숲은 시간과 시간을 연결하는 선분이다. 가로로 넓게 펼쳐진 그의 숲은 프레임을 넘어 작품 바깥으로까지 확장된다. 작가의 사진에 담긴 곶자왈은, 작업의 제목 <멈추어진 것, 숲>이 가리키듯 긴 시간축의 정지된 일부이다. 하지만 작가의 숲은 결코 단절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선정의 <검은 숲>에서는 숲의 세월을 드러낸다. 그는 시간을 거스르는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 곶자왈을 가감 없이 포착했다. 우거진 수풀은 그 시간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고요하다.

네 명의 사진가는 곶자왈의 내면에 담겨있는 기억들의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연결했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이어지는 숲의 시간을 찍은 사진들은 12월 2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천수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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