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교 개인전 (12.03~12.08)

글 입력 2014.11.27 01: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스크린샷(862).jpg

 
 
 
김원교 개인전
제2전시장
14.12.03~08
 
 
 
먹빛으로 물들인 김원교의 기도
 
윤범모 (미술평론가)
 
 
기도하는 행위는 거룩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어쩌면 기도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기도, 기도를 두고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화가 김원교는 기도를 올린다. 그는 붓을 들고 화면 가득 기도를 담고 있다. 이름하여 <김원교의 기도- 먹빛으로 물들다>, 이번 개인전의 이름이다. 달리 표현하면 먹으로 기도의 내용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10년 만에 개최하는 개인전 주제를 작가는 기도를, 그것도 먹으로 표현한 기도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김원교는 기도를 어떻게 표현했는가.
김원교의 표현방법은 수묵을 기본으로 삼았다. 먹 작업은 사실 오랜 세월의 훈련과정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서의 먹 작업은 소득을 담보하지 않는다. 고생한 만큼 효과가 별무라는 것. 그래서 그럴까, 오늘날 미술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수묵 작업하는 생도는 매우 드물다. 학과 명칭이 한국화과(동양화과)이지 지필묵은 과거의 유물로 취급하려 한다. 정말 수묵화는 과거형의 잔재인가. 물론 대답은 아니다라고 할 것이다. 사실 지필묵의 장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필력 있는 우수한 작가가 드물어서 문제이지 지필묵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김원교는 고통의 세월을 통과해야 일가를 이룰 수 있는 지필묵 세계에서 작업했다. 마치 수행승처럼 묵묵히 자신을 갈고 닦았다.
이번 개인전 출품작의 주요 소재는 불상과 조각보이다. 불상은 예배의 대상이다. 바로 기도의 다른 표현과 같다. 김원교는 고구려 금동불부터 신라시대의 석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상을 선택하여 화면에 담았다. 검은 먹으로 표현한 불상의 모습은 기도하는 자세 그 자체이기도 하다. 불상의 배경으로 즐겨 선택된 소재는 조각보이다. 예전의 어머니들은 자투리 헝겊을 모아 보자기를 만들었다. 전통 보자기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재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조각보의 구성미는 몬드리안의 작품보다 더 울림이 크다고 국제사회에서 평가 받은 바 있다. 김원교의 조각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기도의 의미이다. 자투리 천을 하나하나 모아 깁고 또 깁는 어머니의 모습, 바로 기도하는 자세와 무엇이 다른가. 어머니의 바느질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 이와 같은 의미에서 조각보는 기도의 대체어로 작용한다. 그래서 김원교는 화면 바탕을 조각보 형상으로 채우면서 삼베의 올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였다.
작품 <> 연작은 불상과 조각보의 조화를 시도한 작업이다. <2>는 청양 장곡사 상대웅전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소재로 삼았다. 불상표현은 탁본 효과와 더불어 선묘(線描)에 가깝게 표현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재미는 광배표현에서 찾을 수 있다. 금이 간 목조 광배, 연화문과 화염문으로 새겨진 문양, 화가는 작업을 통하여 열반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작품 <내 안의 화엄>은 사각형 조각보를 화면 가득 채우고, 그 사이에 반가사유상의 부분을 배치시켰다. 마치 창문을 열고 실내에 있는 사유의 존재를 보여주려는 듯하다. 반가사유상은 한국에서는 미륵으로 보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원래 태자상이었다. 반가사유, 사유형은 애틋한 이미지를 안긴다. 장막을 걷고 밖을 보자. 아니, 내 안을 들여다보자. 거기에 무엇이 있는가. 바로 화엄의 세계, 깨달음으로 가는 길, 그래서 내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오시는 길]
 
map.jpg

 
 
 
 
 
[정다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