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딸이 되어간다는 것.... '마더' [드라마]

엄마라는 이름의 존재.
글 입력 2018.03.0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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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엄마. 이름만 불러도 뭉클한 마음이 먼저 앞서는 이름이다. 늘 곁에서 언제 어디서든 나를 지켜주고 안아주며, 사랑해주는 엄마는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엄마라는 세상을 가장 먼저 만나 함께하며, 나를 따뜻하게 품어준 사람... 엄마의 존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준다.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라는 것,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삶의 무게와 그에 따른 희생이 동반된다는 걸... 나는 엄마가 나의 엄마가 되던 나이를 향해 가면서야 그 의미를 조금씩 알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시청하는 TV 드라마 '마더'는 내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방영중에 있는 드라마 ‘마더’는 배우들의 애절하고 슬픈 연기와 감동적인 스토리의 전개로 매회 시청자들 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마더'는 학대받는 아이를 데려와 그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버린 엄마, 자신의 친자식보다 더 자식같이 여기며 아낌없는 사랑을 준 엄마, 버려진 아이를 본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엄마 등 드라마 속 마더들은 보통의 엄마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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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나의 임시 담임 선생님이었던 주인공 수진은 친엄마에게 학대받고,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며, 늘 혼자였던 아이 혜나가 집 앞 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날, 혜나의 진짜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수진은 자신의 눈 앞에서 파르르 떨며 울음 소리도 없이 슬픈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혜나를 발견했을 때, 자신과 닮아있는 혜나를 보며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건 지금 당장 이 지옥같은 곳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는 것 뿐, 달리 혜나를 도울 방법은 없었다.  온 몸은 상처와 흉터로 가득하고, 마음은 지칠 때로 지쳐 너무 아프지만 누가 묻기 전에 먼저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 이제 겨우 아홉 살이 된 혜나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때론 수진을 위로하고 안아주며, 자신의 엄마가 되어준 수진이 힘들 때마다 다독여주기도 한다. 너무나 원하고 간절히 바랐던 엄마가 수진이어서 혜나는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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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진은 혜나가 꼭 어릴 때 자신의 모습인 것만 같았다. 자신을 낳아준 친엄마에게 학대를 당하진 않았지만 엄마가 버린 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녀는 혜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잘 웃지도, 울지도  않는 아이, 아이같지 않은 아이, 분명 자신이 아이를 지켜주어야 하는데, 어쩐지 혜나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는 것만 같다. 혜나를 데리고 온 날, 그때부터 혜나는 윤복이가 되기로 한다. 다른 여느 아이들처럼 엄마가 있는 아이,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느끼게 된 윤복은 수진을 엄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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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엄마로서, 누군가의 딸로서 수진과 윤복은 서로에 대한 진심을 너무나 잘 알기에 더욱 애틋하고 슬프다. 그러면서 수진은 깨닫는다. 자신처럼 친딸이 아님에도 30년간 자신을 키워주었던 엄마 영신의 사랑을. 수진은 영신에게 좀처럼 마음 주지 못하고, 그때는 다 알지 못했던 자신을 향한 영신의 사랑을 윤복이를 가슴으로 품으면서 비로소 알기 시작한다. 그래서 수진은 지금부터라도 더욱 영신에게 잘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영신의 삶이 얼마나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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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에서 등장하는 또 한 명의 마더. 수진의 친엄마 홍희가 있다. 수진을 자신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아니 살리기 위해 보육원에 아이를 버렸다. 수진이 홍희가 친모인 걸 알고 다시 만났을 때, 30년 세월동안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웠던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울분이 되어 잔인하게 슬펐고, 미치도록 아팠다. 수진의 같은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며, 멀리서나마 수진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홍희. 그녀에게 수진은 자신이 유일하게 이 삶을 살아갈 이유였다. 그렇게 바라만 보던 딸 수진이 어느 날 갑자기 한 아이를 데리고 와 엄마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윤복이를 바라보는 수진의 눈에서 엄마의 눈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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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나의 친엄마 자영은 수진이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혜나와 수진을 찾기 시작한다. 수진과 윤복은 자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피해 다니지만 경찰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잔인한 웃음을 짓는 자영의 동거남 설악까지 혜나와 수진을 쫓기 시작한다. 설악 역시 어렸을 때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해 버려졌던 아이이다. 설악은 자신처럼 엄마에게 버려진 혜나가 수진의 사랑을 받으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혼란스럽고 괴롭다. 설악은 엄마에게 버려진 아이는 행복할 수 없고, 아이를 버린 엄마는 죽도록 슬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그랬듯이... 설악은 윤복이를 납치하고, 죽이려한다. 수진은 설악에게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윤복이를 구하고, 결국 설악은 불에 타 죽는다.
 
 수진은 분명 친엄마가 있는 윤복을 유괴하여 납치한 것이기에 경찰은 미친 듯이 이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들도 수사를 하면 할수록 알게 된다. 윤복이에게 진짜 엄마는 수진이라는 것을. 드라마 ‘마더’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보통의 엄마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존재했지만, 자식을 향한 진정한 엄마의 사랑과 엄마로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들이 보여준 사랑은 가슴 시리도록 슬펐고, 너무나 아팠다. 윤복이는 늘 차갑고 상처투성이였던 수진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고, 수진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윤복이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아이에 대한 엄마로서의 사랑을 알게 해준 윤복이는 수진에게 존재 그 이상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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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딸이 되어가는 과정은 참 어렵고 힘든 여정이다. 기나긴 삶의 시간 에서 엄마는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고, 딸은 그렇게 딸이 되어간다. 엄마가 있어 아이가 완성되고, 아이가 있어 엄마가 완성된다. 나 역시 누군가의 딸이기에, ‘마더’에 등장하는 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보는 내내 많은 공감이 되었다. 엄마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겼던 나의 죄송함에 눈물이 났고, 자식을 향한 엄마의 수많은 배려와 사랑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사회에 대한 메시지 뿐만 아니라 모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드라마 '마더'는 한 여자가 학대라는 고통 속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납치하는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이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학대의 고통을 이겨내고자 노력하는 아이와 엄마로서 성장해 나아가는 수진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주며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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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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