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말 그대로 '한눈에 읽히는' 중국사 [문학]

< 중국사 인물과 연표 >를 읽고
글 입력 2018.02.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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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는 매우 길고 생소한 이름이 많기 때문에 복잡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러나 이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게 도와준 책이 바로 <중국사 인물과 연표> 이다. 책의 모든 페이지가 시간 축을 중심으로 나열되어 있고, 제왕의 모습과 각 시대의 핵심 사료가 함께 묘사되어 있다. 또한 섬세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기에 ‘친절하고 따뜻한 백과사전’의 느낌이 들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중국 회화사’라는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이 한 과목을 이수함으로써 중국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국에 대한 거리감은 분명히 좁힐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큰 망설임 없이 책을 선택 할 수 있었다. 당시 배웠던, 마주했던 인물들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길 바라며 한 장 한 장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내 바람은 이루어졌다. 수많은 낯선 이름들 속에서 눈에 띄는 한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조맹부’이다. 책에서는 ‘절강 호주(湖州) 사람. 서화가로 ‘해서 4대가’의 하나. 해서와 행서로 세상에 이름을 떨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다소 짧은 설명에, 그에 대한 기억을 좀 더 자세히 더듬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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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부는 중국 원나라 때의 화가이자 서예가이다. 그는 시(詩), 서(書), 화(畵), 인(印)에 모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다섯 살 때부터 서예를 습득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로부터 줄곧 몇 십년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서예를 익히고 날마다 몇 천자, 몇 만자를 적어냈다고 한다. 서예뿐만 아니라 그림은 산수, 화조, 죽석, 인마 등 그리지 못하는 분야가 없었다고 한다. 최고의 문인으로 뽑히는 그의 서체와 화풍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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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서실이름이 송설재여서 송설체라는 명칭이 붙었다. 글씨는 필법이 굳세고 아름다우며 짜임새가 정밀하다. 해서의 균형 잡힌 균정미와 행서의 유려함을 조화시킨 서체로서 우리나라에는 고려말기에 유입되어 조선 후기에 안평대군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 위의 글씨는 전서체이다. 전서체의 특징은 곡선의 모양으로 장방형의 형세이고,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다. 위는 실하고 아래는 다소 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붓의 운영이 자유롭고 숙련되어 보여 시원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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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부의 대표작 <작화 추색도>이다. 그는 고향인 호주에서 산동제남의 기억을 되살려 그렸다. 이 작품 제작의 이유는 조맹부가 42세 때 관직에서 물러날 즈음 절친한 벗에게 선물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강물, 호수, 나무, 농촌을 그려내어 아름다운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평원 구도에 나지막한 언덕과 오른쪽의 산봉우리가 눈에 띈다. 동기창이라는 명대 말기의 화가는 이 작품을 보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조맹부의 이 그림에는 왕유, 동원 두 대가의 화법이 겸비되어있다. 당나라 사람들의 섬세함은 있되 그 섬세함은 버렸고, 북송의 웅장함이 있으나 그 지나치게 거친 점은 버렸다.” 각 화법의 우수한 점들을 조맹부만의 독자적인 화풍으로 승화시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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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배운 조맹부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조맹부 외에도 왕휘, 문징명, 동기창, 강기 등 익숙한 인물들이 많이 보였다. 한 번 학습한 인물들을 만나니 더욱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만 같다. 중국의 긴 역사를 담은 이 책을 읽었으니, 앞으로 어디선가 우연히 다시 만날 중국의 인물들이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너무 재미나서 한눈에 읽히는’ 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단순 문장 나열이 아닌 자세한 그림과 명료한 설명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긴 중국 이야기라는 편견을 버리고 편하게 읽어보자. 처음엔 거부감이 들지 몰라도 다시 한 번 이 책을 피거나 다른 곳에서 중국을 만나게 됐을 때 어려움과 어색함은 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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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인물과 연표
- 너무 재미나서 한눈에 읽히는 -


편저 : 손잔췐(孫占銓)

편역 : 진화(陳華)

펴낸곳 : 나무발전소

분야 : 역사, 세계사

규격
국배판 (225*300)

쪽 수 : 80페이지

발행일
2017년 12월 29일

정가 : 28,800원

ISBN
979-11-86536-51-3(03900)




문의
나무발전소
02-333-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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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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