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에 지친 그대여, 쿠바로 떠나라 [여행]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 쿠바
글 입력 2017.11.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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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울리는 핸드폰, 읽지 않은 메시지로 가득 찬 카톡방,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공부, 아르바이트,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등 바쁜 삶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웠지만 그 만큼 지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게다가 어려워지는 전공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면서 불안감은 커졌고 결국 휴학을 한 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여러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그 때 가장 큰 ‘힐링’을 할 수 있었던 곳은 바로 쿠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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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하멜거리 입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쿠바는 생소한 여행지일 것이다. 치안이 안 좋기로 유명한 중남미 지역에 위치하기도 하고, 사회주의 국가라 폐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정보가 많지도 않고 여행하기 편한 곳은 아니다. 물론 나에게도 쿠바는 생소한 나라였고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  그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쿠바에서 보낸 3주는 정말 최고의 여행이었고 쿠바는 매력으로 가득 찬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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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중심 까삐톨리오]



술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흥 넘치는 나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럼 아바나 클럽의 고향이며 이를 베이스로 한 모히또, 다이끼리, 쿠바 리브레, 삐냐콜라다 등 수많은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나라! 무더운 날씨 속, 사람들은 방방곳곳에서 시원한 칵테일 한 잔씩 기울이며 더위를 이겨내고 들뜬 기분으로 대화를 나눈다. 또한 음식점과 길거리에서 울리는 흥겨운 라틴 음악과 재즈, 그리고 이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며 춤추는 사람들을 보며 힘든 일상을 잠시 잊고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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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인기있는 칵테일, 모히또]



올드카를 타고 빈티지한 건물 사이를 누빌 수 있는 나라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고 식민지배로 인한 유럽식 건물과 함께 공존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국적이고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하다. 특히 다양한 곳에서 수입한 올드카는 이런 낡은 건물들과 어우러지며 쿠바의 특유한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또한 쿠바의 중소 도시인 뜨리니다드의 알록달록하게 페인트칠한 벽 사이를 다니면 동화 속 마을을 다니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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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와 알록달록한 벽]



아날로그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나라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쿠바를 여행하다 보면 이미 해외자본이 많이 유입되어 있어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가장 사회주의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화폐와 인터넷이다. 특히 이 중 인터넷은 디지털로 가득 찬 현대인들에게 강제로 디지털 디톡스를 선물해준다. 쿠바는 국가의 통제 하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데이터 사용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호텔이나 공원 외에는 와이파이가 없으며 단순히 그 장소에 가는 것만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에서 와이파이 카드를 사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에 줄을 서서 카드를 사는 것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핸드폰은 내려놓게 된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매우 불만족스럽지만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지고 하루 종일 매여 있던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건물에 종이를 붙여놓고 글을 남기며 소통하기도 하고, 처음 본 사람들과도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쉽게 친해지기도 한다. 카페에서 흥겨운 라틴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기도 하고, 말레꼰을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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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적인 쿠바의 소통방식]



빈약한 환경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빛나는 나라


  사실 쿠바는 다른 여행지에 비해 색다른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적응하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무더운 날씨 속 3~4시간 이상 밖에 있기 힘들고 화장실에 변기 뚜껑이 없거나 물이 안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 여행자들은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자신이 가진 정보를 하나하나 기록한 정보 북을 나라별로 만들기도 하고, 다른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보다 더욱 진한 동지애를 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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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쿠바의 아이들]


   쿠바는 여행지로서 호불호가 꽤 갈리는 나라이다. 누군가는 불편하고 날씨도 별로인데다가 유명한 건물, 관광지가 있는 곳도 아니라며 기피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곳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그동안 지친 일상에 매여 있던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에게 있어 쿠바는 후자에 가깝다. 물론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고 불편하기만 했지만 어느새 그동안 눌려있던 나를 내려놓은 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만약 누군가 색다른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혹은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속에서 잠시 여유를 찾고 싶다면, 쿠바로 떠나보기를 권해본다.


[심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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