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원더풀 라이프 [영화]

두렵거나 초연하거나
글 입력 2017.10.2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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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행복들에서 원동력을 얻으며 살아간다. 공사가 다망해서 더욱 소중한 우리네 삶도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 라는 생각을 다들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는 결국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 또는 두려움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사실을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죽음에 초연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만약 당장의 삶이 너무나도 소중하거나 벅차다면 쉽사리 경험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감정은 감히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결국에는 죽음에 초연할 수 있지 않을까.

초월적인 존재가 있다면, 그가 존재하는 세계는 이승일까, 저승일까, 제 3의 세계일까. 영화 ‘원더풀 라이프’는 일본의 이승과 저승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역인 림보가 존재한다는 설정을 사람의 죽음과 연관시켜 무덤덤하게 풀어나간다. 죽은 자들은 저승으로 가기 전 일주일동안 ‘림보’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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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그들이 이승에서 좋은 인생을 살았든 나쁜 인생을 살았든 이와 무관하게 모든 이들이 그 곳을 거쳐간다는 것이다. 죽은 자들이 림보에서 본인의 사망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전혀 슬퍼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삶을 떠올려보며 웃기도 하고, 죽음을 겸허히 수용하는 태도와 표정으로 일관한다.

영화에서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현재부터 미래까지, 광범위한 시간의 흐름 아래의 경험들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많은 의미를 함축한 채로 상호 연결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림보’에 머무는 동안에, 죽음의 문턱에 와서야 반추되는 모든 순간 순간이, 잊혀질 수 없는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영원의 시간으로 떠나기 전 인생 중 가장 의미있고 소중한 기억을 선택한다.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이 하나의 기억조각으로서 매개의 역할을 할 때, 그것들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끔 하며, 시간의 흐름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우리가 매 순간순간에 진솔하게 집중해야 함을 알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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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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