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래도 내부고발자가 될 것인가? 연극 ‘고발자들’
글 입력 2017.09.2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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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사람이 명예를 가진다? 그것은 옛 영웅담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부조리를 고발하는 자들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손한 인물로 비춰진다. 제 아무리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향해 부조리를 외쳤다 한들, 사람들은 어리석은 자, 무모한 자라며 불편한 눈초리로 고발자를 바라본다. 외치는 이는 불안하고, 보는 이는 불편하다. 누군가는 왜 들췄냐고 타박하며, 다른 누군가는 그래도 말 해야지라고 애써 위로한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는 언제나 외로이 투쟁하는 개인이다. 내부 고발을 통해서 사회가 더 나아진다거나 고발자의 인권이 보호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내부고발자란 이유로 마음의 갈등, 조직 내에서의 낙인, 사회의 오해와 의심이란 삼중고를 겪는다. 이 연극은 내가 될지도 모르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이야기다. 언제나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있어서 더욱 관대하지 못한 것이 우리네 마음이자, 생각 아닌가. 극 중 상황을 통해서 내부 고발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조명하는 <내부자들>이다.: 시놉시스
거대 비자금관리장부를 발견한 대기업 임원,목사의 부정축재와 성범죄를 알게 된 교회집사,혈액관리 부실로 희생자의 발생을 알게 된 적십자사 직원…처음에는 혼자 고민, 그 다음은 믿는 동료와 함께조직 안에서 어떻게든 문제를 바로잡으려 해보지만 역부족.마침내, 용기를 내 조직의 문제를 고발 폭로하는 사람들.이제 됐겠지 싶은 순간, 그것은 다시 시작일 뿐그 후로도 오랫동안, 지쳐 널부러질 때까지 그들의 투쟁은 계속되는데…: 관람 포인트
내부고발자의 고뇌과 고통,그 순간순간의 마음 길을 따라가 보는 작품내부고발자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하다 동료들과 공분하고, 내부에서 항의하고 바로잡으려다 실패하고, 증거 자료를 수집한 후 가족과 동료들의 지지를 확인하고 마침내 문제를 고발하고 폭로하기까지……많은 이들이 포기하고, 다시 용기를 냈다가 또 돌아서고, 양심과 정 의감에 다시 결심했다가 마지막에 또 다시 주저하고, 그랬다가 마침내, 드디어, 피 토하듯 결행한 이들의 마라톤 레이스 같기도 하고, 서바이벌 게임 같기도 한 이야기, 라기보다는 그들의 목소리와 몸짓, 떨리는 숨소리를 담은 연극이다.모든 배우가몇 십 명의 역할을 번갈아 연기,파편을 모아 하나의 질서와 구조를 드러내는구조적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 연극은 특정인물을 특정 배우가 전담하지 않는다. 다수의 내부고발자와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13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내부고발자가 문제의 단초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는 시작부터, 어렵게 어렵게 폭로를 결심한 후 그들에게 가해지는 상식적이지 않은 비난과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경험하기까지… 그리고 투쟁에서 이기거나 진 이후의 고통스런 현재까지… 여러 인물을둘러싼 얽히고 섥힌 관계와 상황, 사건을 박상현 작가는 그의 주특기인 구조적 글쓰기로, 교묘하게 파편들을 직조해 커다란 작품 하나를 완성시킨다.내부고발자들의육체적 고통에 주목,불감시대에 신랄한 비판의 칼날을들이미는 작품<고발자들>은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분노와 불안, 긴장, 공포, 배신감, 자책감, 울화 등이 어떻게 육체적으로 나타나며, 육체적 고통을 주는가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둔다. 배우의 숨 소리, 심장 박동 소리, 신음 소리, 비명 소리, 울음, 웃음, 울부짖음 등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것 이상의 다양한 소리들이 극 전체에 드리워진다. 이는 가슴보다는 머리가 더 앞서는, 타인의 아픔보다 내 손톱 밑 가시에만 예민한 불통, 불감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예리한 칼날을 드리미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말
“나는 내부고발을 한 사람의 삼중고에 주목했다.처음에는 마음 속에서의 갈등,다음엔 조직 내에서의 낙인,그리고 사회에서의 오해와 의심…….이 갈등과 충돌의 삼겹, 오겹은연극의 구조로서 더 없는 조건 이기도 하다.”“1985년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언 기자, 1990년 감사원 감사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국군 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1992년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이 분들은 내부고발인의 원조격인 분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 민주화의 속도도 더디어졌을 것이고, 우리 무대에 오르는 내부고발자들의 숫자도 훨씬 적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작,연출 박상현: 극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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