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대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판기 [문화전반]

단 몇 분의 시간만으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이야기 자판기
글 입력 2017.09.01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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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나 간식을 파는 평범한 자판기부터 콘돔, 꽃다발 등 이색적인 자판기까지, 요즘에는 다양한 장르와 종류의 자판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이야기 자판기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간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과 같이 무언가 하기엔 애매하고 아무 것도 안 하기엔 아까운 시간에 흔히 스마트폰을 쳐다보거나 SNS를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프랑스 그로노블의 시장 에릭 피올르는 Short Edition 출판사와 함께 이러한 시간에 활용 가능한 이야기 자판기를 설치했다.


"자판기로 과자, 콜라, 커피가 아닌 
예술 작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그 아이디어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Short Edition.jpg
 

도서관, 시청 등의 공공장소에서 위치한 이 자판기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1분, 3분, 5분과 같이 시간을 선택하면 그 시간 동안 읽을 수 있는 소설, 시, 콩트 등의 글이 출력된다. 이 글들은 Short Edition의 홈페이지에서 선정된 글들로서 68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1300만 건 이상의 다양한 장르와 테마를 선보인다.

전자책이나 인터넷 소설이 꾸준히 등장하는 시대이지만 종이책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이야기 자판기는 전자책의 유동성과 종이책의 향수를 적절히 결합시켜서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마주하는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 대신 문학 작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다.


분.png
 
출력.png

 

"이야기는 우리 삶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독자적인 개성을 키워가기 위해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이 자판기는 단 몇 분의 시간만으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Christophe Sibieude (Short Edition 설립자)


프랑스인들의 1년 평균 독서량은 약 11권으로서 하루에 평균적으로 1시간 50분 정도 독서를 하고 인문, 철학, 문학, 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향유하곤 한다. 일상 속에서 버려지는 잠깐의 시간들 또한 독서로 보내고 자판기에서 출력되는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이 시민들이 일상에서 독서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즐기게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국내에도 문학 자판기가 일부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고 향유할 수 있는 작품 또한 극히 드물다.


문학자판기.jpg


요즘에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플랫폼의 안전벽에서 시를 감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감상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가 담길 글을 담은 자판기가 곳곳에 자리 잡는다면 스마트폰 대신 종이를, 가십거리보다는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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