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명작 '굿 윌 헌팅' 을 통한 회고, 그리고 깨달음 [시각예술]

사랑하고 존중하라, 영화 '굿윌 헌팅' 감상평
글 입력 2017.07.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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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상처와 학대를 받아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천재 '윌 헌팅'의 이야기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는 헌팅을 위해 램보교수와 맥과이어박사 그리고 스카일라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를 돕고 위하는 이야기이다.

내가 이 영화에서 느낀 주 주제는 사랑과 존중이다. 램보교수, 맥과이어박사, 스카일라, 친구들 모두 각자 방식은 조금 달랐지만 헌팅을 위한 사랑과 존중을 보여주면서 그런 마음이 주는 의미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그 사랑과 존중이 헌팅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세상 자기를 미워하고 타인을 미워했던 헌팅은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자신 스스로 또한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배워간다. 영화 전반적으로 헌팅에 대한 도움과 사랑과 존중을 잘 보여준다. 이기와 아집 그리고 경쟁이 즐비한 요즘 현대 사회에서 이들의 따듯한 사랑과 존중이 담긴 이야기는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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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척키의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척키는 헌팅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척키를 보면서 나의 제일 친하고 가장 오래 된 단짝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학창시절 학교생활이 참 힘들었었다. 그 나이 대에는 친구들과 무리지어 다니고 친구가 세상의 전부라고 느껴지는 시기였다. 그러나 나에게 주어진 것은 그들이 보내는 수많은 화살들과 그로 인해 패여 진 화살자국들 뿐이었다. 그 시절 어느 곳 하나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매 순간순간이 암흑 속 잿빛을 보는 듯 하였다. 지금의 친구는 한창 힘들었던 그때 편견 없이 손을 내밀어준 친구였다. 마치 나에게는 암흑 속에 드리운 한줄기 빛 같은 존재였다고 할까.

그 당시 일찍부터 세상을 알아, 가면을 쓰며 주변을 대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그녀는 진실함이 있었고 존중과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어디하나 모난 구석 없는 세상 착한 사람이었다. 나도 그녀와 같이 진실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우리는 성향도 비슷하고 통하는 점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항상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기에 지금껏 싸움 없이 깊은 우정을 유지해 왔던 것 같다. 그 당시 그 친구가 없었다면 그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도 나와 단짝친구 사이처럼, 척키는 헌팅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항상 헌팅과 함께이다. 영화를 보면 척키가 헌팅에게 “어느 날 갑자기 너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집을 떠나 큰 세상 속으로 갔으면 좋겠다.” 라고 말을 한다. 이 대사는 척키가 헌팅을 잘 알고 있으며, 헌팅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 진한 우정을 갖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척키는 헌팅의 천재적인 능력을 잘 알고 있고 그의 성격도 알고 있다. 그리고 헌팅의 트라우마가 헌팅이 더 큰 세상을 나가는 길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척키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로 세상에는 크게 두 부류의 친구가 있는것 같다. 주변의 누가 잘되면 그를 시기하고 한탄하며 한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친구와 진정으로 친구가 잘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일처럼 응원하고 행복과 기쁨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 척키는 후자이다.

척키는 헌팅이 가진 능력을 큰 세상에서 발휘하여 그가 잘되고 행복한 모습을 바랬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친구로써의 바램이자 큰 행복이자 기쁨이라고 척키는 생각 했을 것이다. 그리고 척키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헌팅이 그렇게 연락 없이 어느 날 떠난다고 해도 꼭 성공해서 자신을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마음을 가진 척키였기에 또 누구보다도 헌팅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말을 헌팅에게 건넨 것 같다.

내 친구도 척키와 같다. 그녀도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우리는 서로를 항상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를 위한 따끔한 충고도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척키를 보며 그녀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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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유명한 장면으로 꼽히는 헌팅과 맥과이어박사의 상담에서 맥과이어박사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하며 헌팅에게 위로의 말을 계속해서 건네자, 헌팅이 결국 트라우마의 문을 열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다.

앞전에도 말했듯이 학창시절에 나도 헌팅처럼 주변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상처는 트라우마 형태로 고스란히 남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을 굳게 걸어 잠군 채 점점 퇴보하는 나의 모습을 거울로 미루어 보아야 했었다. 그래서 나는 헌팅의 마음이 어땠을지 나는 매우 큰 공감이 갔다. 영화속에서 헌팅이 겪는 경험들이 나와 흡사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친부로부터 버림받고 양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한다. 그 이후로 그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언제나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스스로 마음에 빗장을 채워버린다. 그는 수학이나 지식적 능력에서는 뛰어나고 어른을 능가할지 모르나, 대인관계를 맺는 일에서 만큼은 성숙되지 못한 어린아이 그 자체가 된다.

이는 나도 경험한 부분이다. 상처를 오랫동안 받고 그로인한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그 트라우마의 경험과 관련된 일정한 상황에서 만큼은 성숙되지 못한다. 항상 비슷하게 반복되는 경험일지라도 그 상황에서 만큼은 매번 성숙 대신 미숙함과 초초함이 뒤 따른다. 1년이 지나도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그 경험과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여전히 나는 그때의 그 어린나의 모습이 된다. 헌팅의 주변처럼 주변의 도움이 없다면, 혹은 어떤 전환점의 계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과 더불어, 삶 속에서 매 순간 발전 없는 큰 핸디캡으로 반복된다.

영화에서 맥과이어박사는 헌팅에게 본인의 상처까지 털어 놓으며 진심을 다하는 꾸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존중의 노력을 한다. 헌팅이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갈 무렵 박사는 헌팅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위로를 건넨다. 이는 헌팅에게 건네는 말이자 나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으로 느껴졌다.

힘들었던 과거의 나에게 그리고 현재의 또 다른 힘든 일을 마주 하고 있는 나에게 건네는 말 같았다. 나의 과거 학창시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맥과이어박사처럼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을 건네줄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오히려 내 잘못이 아닌 것을 내 잘못이라는 것 마냥 비난을 하며 본인의 수고를 덜려했던 주변 대신 지금 헌팅 주변처럼 좀 더 따듯한 주변이 있었으면 덜 힘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 진심된 마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위로와 보살핌을 주는 맥과이어 박사와 같은 사람이 내 주변에 한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성인이 되고도 마음적으로 힘들어야했던 헌팅, 그리고 나처럼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 장면은 나의 과거를 상기시키게 하였고 내게 깊은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를 위한 사랑과 존중 그리고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라는 다짐을 되새기게 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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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헌팅처럼 내가 어떠한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타인에게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헌팅처럼 모든 것이 나의 잘못 같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헌팅처럼 주변의 비난과 괴롭힘등의 잣대로부터 온 상처들이 나의 자존감이 바닥 끝으로 치닫게 되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깨달았다. 대부분의 나의 문제는 주변의 문제인 경우가 많을 뿐이었던 것이지 나의 잘못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나는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바탕으로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 능력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세상에는 이런 마음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가지고 진심으로 타인과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면 타인에게도 같은 마음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이 영화를 본 것 을 계기로 한번 더 나는 나에게 ‘모든 것 은 나의 잘못이 아니며 나는 앞으로도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타인도 사랑하고 존중할 것이다’ 라고 스스로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 ‘굿 윌 헌팅’ 은 앞으로 살면서 나의 주변에 헌팅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맥과이어박사 혹은 척키가 되어 주자는 마음도 갖게 된 참 따듯한 영화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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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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