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붉은 매미
고독한 소년, 고립된 소녀
글 입력 2017.06.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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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매미-고독한 소년 고립된 소녀-세대를 막론한 부재감,언어 중심의 연극성공연명 : 붉은 매미공연일시 : 2017.06.29 (목) ~ 07.09 (일)평일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요일 3시(월요일 공연없음)공연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17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 110분작, 연출 : 김낙형출연진 : 김수현, 김성미, 이철은, 이자경, 이창수, 김재민, 소이은제작 : 극단 竹竹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기획 : 컬쳐루트예매 : 인터파크, 예스24티켓, 옥션티켓, 대학로티켓닷컴공연문의 : 컬쳐루트 010-2809-8123
작품주제현대인들은 모두가 풍요로운 문명만큼이나 문명을 끌고 가는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인식과 맹목으로 살아가고 그로인해 부재감에 시달린다.이 극은 현대의 젊은 청년들이 목도하는 세상과 세대를 막론한 부재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 개로 나눠진 극과 어딘지 하나로 모아지는 구조 또한 도시의 곳곳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현대 인간의 잘려나간 정신 단면을 보여주려 하였다.즉 현재에 대한 세태 비판이나 인간성에 대한 호소를 피하고 거대 구조 속에서 파편화된 인간과 그들이 속해있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부재에 가깝게 살아가는 도시와 인간들의 내, 외면을 담아보려 하였다.
세대를 막론한 부재감에 관한 이야기극단 竹竹의 <붉은 매미>는 사건 자체의 재연이 목표가 아니라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환경, 세대의 틈바구니에 끼인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억눌린 현실, 감추고 있는 감정들을 통해 현대 인간의 잘려나간 정신 단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인간은 늘 어딘가를 떠돌며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어 하지만 세상과 관계 맺기는 늘 요원함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 속해 있는 이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언어 중심의 연극성을 다시금 불러오다극단 竹竹의 <붉은 매미>는 연극의 힘을 되짚어보고 연극성의 고유한 특성 확대를 통해 진정성 있는 무대와 그를 통한 문화 향유와 세상 읽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공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대본, 텍스트를 강화하여 연극 분야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배우가 말하는 대사, 즉 언어를 중심으로 한 연극성을 다시금 불러오게 하고자 한다.연출 노트뉴스나 흔한 가십기사의 내용을 가져와 극을 창작한 작품인데 그 동시대성은 느껴지게 하되 그 사건의 내용을 줄거리나 주제로 삼지 않고 그 이면의 따져볼 수 없는 시스템과 논리, 그리고 그것으로 살아가는 인간들과 사회의 허상과 황폐함을 다루고자 한다.인물들은 각자 부조리한 상황 속에 걸려든 매미처럼 고독, 불안, 부재감 등의 신경증적인 태도를 보이며 상대한테 혹은 자신한테 억눌린 분노를 언쟁과 조롱 등의 대화 형식으로 연기하게 된다.따라서 이번 작업은 언어 중심의 연극성을 시도해 본다.이 모든 일련의 일들이 낮처럼 훤한 신도시의 곳곳에서 잠시 머물렀다 떠나야 하는 장소에서 너무 멀리 나온 사람들처럼 안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무대는 그러한 도시의 장소를 미니멀하게 옮겨와서 순발력 있게 변화되면서 동시에 현대의 밝음 속에 생명 없음과 막연함을 위한 장으로 볼거리와 연극공간을 구현해낸다.극단 竹竹2001년 혜화동 1번지 3기 동인으로 시작해 연극의 전통성과 현대 연극이 지닌 시대적 의미를 공유한 이들이 함께 창단했다. 다양한 시도와 거침없는 개성을 지닌 집단으로 2006년 올해의 예술상,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 한국연극베스트 7선정, 2009년 제21회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대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서고금의 현실과 연극문화를 연구하여 매년 창작극 위주의 현대극 작품과 무대언어 개발을 위한 고전작품을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연 줄거리이 극은 세 개의 독립된 장으로 되어 있으며 또한 서로 연결 된다.세 개의 장 모두 인물들은 자신의 입장과 논리를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설득하려고 말을 쏟아낸다.1장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아파트 단지, 신도시지만 계층 차이가 있다.일반 단지에 사는 중년의 ‘남자'는 늦게 귀가하는 딸을 마중 나가기 위해맞은편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려는데 그곳에 사는 ‘사내’가 길을 막아선다.일반 단지 주민들은 그곳을 지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아직 공사 중인 길로 다니라는 것이다.이제부터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적의가 대화나 공손한 태도라는 포장 속에서 결투처럼 벌어진다.길을 지나가겠다는 공공의 권리 주장과 더 이상은 자신들 아파트 단지의 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사유재산 권리 주장이 충돌 한다.이런 와중에 중년 남자의 딸이 길을 돌아서 오다가 다리를 다친다.다친 딸을 둔 채로 계속해서 사내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언쟁하는 남자와치료를 위해 이웃 간호사를 부르는 사내, 딸의 눈에는 아버지가 못나 보이기만 하고그러한 환경과 시스템, 논박뿐인 논리, 애정 없는 기성세대 틈에서 피를 흘리고 서있다.2장(어쩌면 1장의 중년 남자의 아들인) 십대 ‘동생’은 배가 아파서 응급실로 온(어쩌면 1장에 등장한 딸) ‘누나’를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다.동생은 무기력하게 집에서 누워 지내며 게임에 빠져있는데 여기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누나의 치료를 기다리며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누군가에게 터놓고 싶지만병원이라는 조직체와 그 곳에 속한 간호사는 자신을 더욱 위축 시킨다.또한 이십대 초반의 누나가 알게 된 부유한 ‘여인’이 부모를 대신해 상류 병원에데려오고 퇴원 후에 그 여인의 집에서 살겠다는 누나의 계획 때문에그는 모종의 적의와 저 깊은 분노와 혼돈으로 불안하다.동생은 누나의 그러한 떠남을 만류하며 두 사람의 권유와 논쟁은 불이 붙고자신들의 숨겨진 무의식이나 욕망들이 묻어나온다.3장며칠 동안 출장을 다녀온 ‘남편’ (어쩌면 1장에 부유한 아파트의 사내) 은‘아내’ (어쩌면 2장에 언급되고 잠깐 등장한 여인) 가 그 며칠간 집을 나온 사실을추궁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 함께 한다.아내는 젊은 여자 (어쩌면 1장의 딸이자, 2장의 누나) 와 청년과 함께 아파트 공원에서 만난 사이이며 세상과 사람 사이의 관계맺음이 미숙한 공통점 때문에며칠간을 청년이 일하는 이곳에서 먹고 마시며 음악을 틀어 놓고 춤을 추며 보내고 있다.자신의 원치 않은 삶과 실망스런 세상 때문에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아내의 결심은남편의 세상에 대한 야망과 맹목적인 도리, 사랑이 아닌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한출산개념과 강렬하게 충돌한다.서로를 자극하고, 조롱하는 동안 부부 생활과 무언가 뒤틀리고 빼앗긴 현대의 삶이 드러난다.그 즈음 화장실에 들어간 젊은 여자는 아이를 낳고 나서...
▶공연을 기다리며매미는 왠지 덧없게 느껴진다. 땅 속에서 긴긴날을 버티다가 한여름 시끄럽게 울어대고는 사라진다. 그런 매미라서 옛날에는 오랜 시간 땅 속에서 버티고 나무에 붙어 울며 비를 부르는 곤충이라고, 죽이면 가뭄이 온다고 믿었다. 이젠 고작 여름을 알리는 시끄러운 곤충이 되었다.연출노트의 '인물들은 각자 부조리한 상황 속에 걸려든 매미처럼 고독, 불안, 부재감 등의 신경증적인 태도를 보이며 상대한테 혹은 자신한테 억눌린 분노를 언쟁과 조롱 등의 대화 형식으로 연기하게 된다.'에서 매미를 찾을 수 있는데 부조리한 상황에 걸려든 매미가 무언지 왜 제목에는 매미 앞에 '붉은'이 붙었는지 보도자료만 봐선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붉은 매미'란 제목과 고독과 고립, 부조리와 불안, 부재감, 그리고 분노라는 키워드를 연극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를 해본다.
[장미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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