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9명의 선수와 9회 동안 펼치는 야구 이야기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6.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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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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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선수 요기베라가 말한 말이다. 9회 말까지 경기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야구는 끝까지 봐야한다. 다이나믹하고 서사가 있는 야구 이야기는 마치 연극 같다. 연극의 결말이 아무리 예측가능하다 하더라도 끝에 반전이 있을 수 있고 오픈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한국 야구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으며 사람들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야구장을 찾고 있다. 야구는 하나의 큰 스포츠 사업임에 동시에 대중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야구의 대중문화화


 야구를 처음 보러 갔을 때 느꼈던 점은 바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였다. 맥주와 치킨을 먹으면서 직접 경기를 보고 사람들과 함께 소리 지르며 내 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우리는 이러한 행동들을 통해 묶였던 스트레스를 바로 풀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을 통해 우리는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같이 낙심하고 경기가 잘 풀리면 같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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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뿐만이 아니다. 다른 스포츠 경기에서도 우리는 감정의 기복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스포츠는 연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극을 통해 관객들은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주인공들을 나의 입장에 대입하여 감정 이입도 하고 나만의 해석을 만들기도 한다. 연극 및 공연은 이미 대중문화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공연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와 같이 스포츠 경기도 특정 계층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가 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야구에 애정을 보이는 것은 바로 야구를 통해 나의 인생도 함께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국 축구 리그보다 야구 리그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9회 말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고 있다가도 이기고, 이기고 있다가도 지는 것이 야구의 경기이고 이는 우리의 인생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9명의 선수와 9회 동안 펼치는 경기는 하나의 이야기 같다. 때론 설레고, 기대되고, 신나지만 때론 실망하고 화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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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지난 주말의 이야기다. 홈팀인 KT Wiz 경기를 보러 갔는데 세상에 3회 초에 한화 팀에게 7점을 주고 3회 말에는 KT가 3점 밖에 못 얻고 4회로 넘어 가버렸다. 감독이 왜 투수를 안 바꾸는지 의아했지만 그래도 아직 9회 말까지 남아있기에 꿋꿋이 경기장에 남아있었다. 한 경기 졌다고 해서 나머지 경기들도 다 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이번 학기 학점 망쳤다 해서 우리의 전체 인생이 망하지는 않는다. 때론 기다려야 하고 열심히 나만의 전략을 준비해서 기회를 잡으면 상황은 역전될 수 있다. 그런 마음으로 나도 내 홈팀을 응원했던 것 같다. 비록 경기는 13: 5라는 처참한 결과로 졌지만 그렇다고 KT Wiz 팀이 망하지는 않는다. 다음 시즌 경기가 있고 선수들은 기회를 엿보며 훈련도 더 열심히 하고 전략도 더 열심히 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 경기 보는 것을 포기할 수 없고, 우리 인생도 포기할 수 없다. 야구가 유명해진 이유는 물론 선수들의 실력도 한몫했지만 쓴맛과 단맛이 공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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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문화, 이벤트 문화 그리고 마케팅


 야구하면 응원문화를 얘기 안 할 수 없다. 치어리더와 마스코트 그리고 응원단장이 관객들을 리드하며 함께 응원한다. 야구단마다 응원노래가 따로 있으며 심지어 선수들마다 응원 노래가 다르다. 응원노래를 모르고 있어도 상관없다. 홈구장이면 홈팀의 응원가사가 전광판에 나오기 때문에 보면서 같이 따라 부를 수 있고, 홈구장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멜로디와 가사를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다. 굳이 응원노래가 아니더라도 선수들의 안타를 열렬히 응원할 수 있다. “ooo (선수이름) , 안타! 짝짝짝짝짝” 이 구호만 알고 있다면 야구 경기를 열심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응원노래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몸이 들썩거리고 다른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통일된 응원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벤트 문화도 뺄 수 없다. 야구경기 보기 전 티켓을 얻기 위해 진행되는 퀴즈 등의 이벤트가 있는가 하며 경기 중에도 많은 이벤트가 진행된다. 1회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홈구장에서는 홈팀 응원단을 카메라로 비춰주며 다양한 이벤트를 실행한다. 대표적으로 키스타임이 있고, 광고 춤을 보여주며 따라한 사람들에게 상품을 주기도 한다. 전광판을 통해 나온 문제 맞추기 등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직관경험을 선사해주고 있다. 또 하나의 이벤트가 있다면 이건 야구단에서 계획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파울이나 홈런으로 관객석으로 넘어간 야구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을 따라서 쫓아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지만 (다칠 수 있으므로 공이 자기 쪽에 올 때는 조심해야 한다) 우연히 내 주변에 공이 왔다면 선수가 친 공을 간직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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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문화도 역시 야구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야구 경기 직관이 다른 스포츠 경기 직관과 다른 점은 바로 먹을 것을 들고 관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킨, 피자, 컵라면, 햄버거 등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들고 관객들은 경기를 즐긴다. 이러한 특이점을 기업들은 알고 있기에 야구장에 입장하기 전 먹거리 매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자사의 제품을 갖고 있는 관객들을 전광판에 비추어 상품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지난주 주말에서 본 한화와 KT Wiz 경기에서 하이트 맥주는 하이트 맥주 로고가 박힌 컵이나 페트병을 들고 있는 관객들을 비춰 상품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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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지난 주말의 야구 경기 사진이 아니다. 출처: Beer2day 블로그)


 또한 선수들 복장에 박힌 상품 로고들, 경기장 관객석 쪽에 붙어 있는 큼지막한 광고들, 1회 경기가 끝나고 등장하는 전광판 광고, 이벤트를 통해 진행되는 홍보활동 등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이 등장하고 있다. 야구장은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다양한 관심사를 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 마케팅 전략을 통해 이익을 얻은 기업들은 야구단들을 지원하고 기업들의 후원으로 야구단은 선수를 훈련시키고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노력한다. 결과적으로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생긴 긍정적인 순환과정은 ‘야구’라는 좋은 대중문화를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응원문화, 이벤트 문화 그리고 마케팅 문화는 야구의 큰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송을 통해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행사들과 응원 심지어 먹방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사람들은 야구장을 직접 찾아 3~4시간씩 걸리는 (꽤 오래 걸리는) 경기를 보러온다. 사실 실제로 야구 경기를 본다면 이러한 긴 시간이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밌게 잘 보다 온다. 야구를 잘 모른다 하더라도 한 번 직접 가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그리고 굉장히 중독성 있다. 그래서 야구가 대중문화가 되는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의 매력을 이해하고 드라마틱한 경기의 주인공인 선수들을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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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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