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왜 글을 쓰는걸까?:기록의 의미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4.01 06:2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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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아무 글도 쓰지 않고 지내기는 꽤 힘들다. 대단한 글을 쓰는 사람이거나 매일 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여도 친구에게 보내는 카카오톡 메세지나 쇼핑 목록 같은 것들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일상 곳곳에 들어있다. 나 또한 오늘 하루 이런 저런 글을 쓰느라 바빴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왜 글을 쓰는걸까?"



  역사를 살펴보면 글쓰기가 늘 지금처럼 흔하고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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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루스

 
  지금과 같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파피루스나 양피지 등이 종이를 대신했다. 종이 대체품들은 대체로 만들기가 까다롭고 그 재료도 귀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문자를 사용할 줄 알면서 기록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질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형태의 종이가 셰게적으로 널리 보급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기회가 돌아가게 되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기록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종이가 아닌 컴퓨터, 스마트폰에 더 많은 양의 내용을 더 쉽게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비교적 쉽게 망가지는 종이와 달리 디지털화된 기록은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이상 영원히 보관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글쓰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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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크게 본다면 글쓰기의 역사는 곧 문자의 역사이기도 하다. 문자가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의식 속에서 추상적으로 존재하던 생각과 정보들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어딘가에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글쓰기' 이전에 '말하기'가 있었다. '말하기' 또한 언어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또는 필요한 정보를 구체화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말하기'는 반드시 청자가 있어야 완성될 수 있는 행위이다. 화자가 뱉는 말은 물 밖에 나온 물고기와 같다. 말하기는 물고기를 이쪽 물에서 저쪽 물로 옮기는 것이다. 화자의 '말'은 화자의 입에서 출발해 청자의 귀를 거쳐 뇌까지 닿아 그 의미가 인식되어야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다. 듣는 사람 없는 말하기를 우리는 '넋두리'라고 부른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말은 금방 휘발해버리는 힘없는 것이다.

  반면 글쓰기는 읽는 사람이 없다해도 성립되는 행위다. 글쓰기를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작게는 개인의 이야기부터 크게는 역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을 기록해 왔다. 수많은 위대한 철학가들의 사상, 대문호들의 문학 또한 글쓰기로부터 탄생한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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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의 욕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개인과 세상을 이어주는 창구이다. 개인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이 거대한 세상에 풀어 놓는다. 그런 의미에서 한 사람의 글에는 그 사람의 우주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또한 글을 통해 세상에 나를 보여주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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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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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Mila
    • 멋진 글 읽고 갑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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