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solo album] track07.

글 입력 2024.04.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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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Yang EJ (양이제)]

 

 

[NOW PLAYING: 9 to 5 - Dolly Parton]


저번 게시글에서 한 인물의 소망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자신이 구상한 노래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는 한 인물의 소망을요. 이러한 인물의 소망(욕구)은 스스로를 움직이는 동력이자, 타인과의 관계를 결정짓는다는 것 또한 일전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물에게 있어서 이토록 중요한 힘인 욕구를 보다 더 상세하게 상상해 볼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인물의 욕구실현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집니다. 첫째, 원하는 대로 손쉽게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겠지요. 그러나, 픽션에 있어서 갈등은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장치이자, 인물의 입장을 보다 더 극적으로 꾸며주는 요소니까요. 둘째, 자신이 마주한 현실이란 벽 앞에서 낙담, 자책, 비관, 낙관, 분노, 질투, 반성, 성찰, 성장 등 여러 태도 중 어느 것을 고를지를 살펴보다 보면, 그 인물의 성격을 보다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인물에게 욕구와 대비되는 갈등상황을 쥐여주자고 결정했습니다. 이 인물은 비난이라는 태도를 택했습니다. 비록 주변 일들로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지만요.


위 그림 속 인물이 겪고 있는 갈등은 단순합니다.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고 싶은 것이 인물의 욕망이라면, 인물이 설 수 있는 마땅한 무대가 없다가 그가 처한 갈등상황이라는 식이지요. 이렇듯 갈등이 독특하지 않고 사건의 크기도 작지만, 그래도 인물을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인물은 자신이 겪고 있는 갈등 속에서 비난이라는 태도를 취했어요. 이는 그가 꿈을 마냥 밝고 행복한 것으로만 보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작곡이란 불안하고 불만스러웠던 자신의 과거의 감정을 해소시키고 그로부터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 힘들었던 경험들을 떠올려 스스로를 재경험시키며 과거에 다시 몰입하게 하는 작업입니다. 그 몰입을 통해 영감을 얻고, 집중된 감정을 다시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곡을 완성도 있게 다듬어 나가는 게 이 인물의 작업과정이었지요. 그런 탓에, 곡을 쓰는 것은 인물에게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작업에 몰두할 때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나온 완성본이 거부당할 때 또한 날카롭게 반응하게 되었죠. 인물이 갈등상황에 비난이라는 태도를 갖게 된 이유입니다.


결국 평범하고 작은 갈등이라도, 그에 대처하는 인물의 모습 하나를 결론짓기 위해서 꽤 많은 논리가 필요했어요. 결론을 내기 위해서 인물이 가진 욕구는 막연해선 안 됐습니다. 욕구는 구체적인 형태를 띠어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 인물이 가진 내면을 집요하게 뜯어보는 수순을 밟게 되었지요.


지난 4주 동안 인물들을 충돌시켜 보는 시도는 결국 각 인물이 가진 강렬함에 대해 고민하게 했습니다. 초기의 시도들은 단순하게 '인물'을 외부요소와 만나게 하는 시도라 막연했다면, 앞으로는 '인물의 강렬함(욕구)'에 집중해서 충돌시켜 보겠습니다. 틀이 좀 더 분명해진 기분이에요.

 

 

 

양은정 에디터태그.jpg

 

 

[양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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