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변신' 리뷰 - 이기심은 벌레보다 못한 추악함으로 ‘변신’시킨다

연극 변신에서 사회에 자리한 인간의 이기심을 엿보다. (영화 더 비치를 인용)
글 입력 2017.02.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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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변신'은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연극화한 연극이다. '변신'은 지난 1월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나에게 깊은 공감과 영향을 끼친 연극 '변신'을 이번 오피니언 주제로 삼아보았다.

연극 변신은 자신의 꿈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가장 '그레고리'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레고리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일을 마치고 돌아와 가족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잠에 든다. 그런데 깨어나 보니, 그레고리가 벌레가 되어 있었다. 가족을 위해 가장노릇을 해왔던 그레고리는 가족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레고리의 가족들은 그를 외면하고 부정하며 결국 그레고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가족은 금새 그레고리를 잊고 그들의 평탄한 삶을 살아나가며 연극은 마무리 된다.

연극 변신에서는 많은 주제와 의미들을 엿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 혹은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꿈을 쫒을 것인가?’ 등과 같은 주제가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주된 주제였다. 다양한 주제들 속에서 가장 와 닿았던 주제는 인간내면에 담긴 깊은 이기심과 본인 합리화에 대한 부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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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본 후 불현듯 떠오른 영화가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The beach’ 라는 영화이다. 절대 다른 이 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에 부쳐진 섬.각박한 현대사회의 삶을 떠나 이데아를 꿈꾸는 이들이 모여, 불행 없이 행복한 삶을 위해 그들이 생각한 이상적인 룰을 만들고 아름다운 마을을 이루어 사는 ‘이데아 섬’으로 그들이 만든 그들만의 섬이다.

그들은 한동안 문제없이 행복한 듯 살아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사람들중 대피라는 남자가 다치게 된다. 주인공  리차드(디카프리오)는 병원에 그를 데리고 가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반대한다. 그를 섬 밖 육지병원에 데리고 나간다면, 비밀에 붙여진 그 섬이 세상에 알려져 섬의 이데아적 삶이 사라질 수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다친 이와는 가족과도 같던 사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그들의 이기심 앞에 치료 한번 못하고 죽어 가도록 내버려 두게 된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도록 그를 안보는 곳에 방치한다. 마을 사람들은 죽어가는 대피를 금새 잊고 다시 그들은 여전히 이곳이 행복한 이데아 섬이라고 합리화 시키며 행복하다고 믿고 살아간다. 반면  대피는 배신감과 분노로 사로잡힌 채 아픈 몸과 함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가 결국 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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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레고르 부모님은 마을 사람들이고 다친 이는 그레고르와 같다고 생각한다. 연극에서 부모님은 그전에 그레고르에게 받았던 고마움은 금새 잊은 채 자신들의 이기심을 드러내 그레고르를 천대함은 물론이고 눈엣가시로 여겨 보이지 않는 방 구석에 쳐 박아 두고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들은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보이지 않음으로써 평상시와 같은 느낌에 안도하고 생활 할 수 있었다.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저 흉물스러운 벌레의 존재가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그러나 결국 성가신 그레고르를 죽이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으며 그레고르가 없어지자 다시 평안하고 겉으로 보기에 문제없는 가정으로 살아가는 이 암담한 내용이 몇 년전 보았던 ‘the beach’ 라는 영화와 굉장히 흡사하다고 여겨졌다.

이 두 작품은 현대의 인간의 내면 상에 자리한 뿌리 깊은 이기심에 대한 부조리적인 면모를 잘 투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연극을 본 후 이 영화가 불현 듯 떠올랐다.




나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고 지금껏 살아가는 동안 내가 그레고리의 상황이 된 적이 있으며 현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그레고리의 부모님과 같은 이들과 마주 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그레고리 부모님들과 같은 주변인들이 엎어지면 코 닿을 것처럼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마주할 때면 이 연극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슬픔과 분노감과 안타까움 그리고 어떤 때는 심지어 패배감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느순간 감성과 감정으로써의 소통보다도 물질적인 어떤것이나 이익관계로써 각자의 유리한 입장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회 구성원들로 환멸이 느껴질 때가 많다. 이들의 특징은 그들이 이기적으로 변모하고 행동할 때 행동에 대한 자기 합리화나 합리화시킬 다른 대상을 찾아까지 본인의 그릇된 행동의 무게를 덜어내는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타성에 젖은 그들은 매 순간 그들의 이기 속 아집에 사로잡힌 채 같은 이기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현대 무리 속에서 살아오면서 이런 부조리한 면들에 상당히 지쳐있던 참이었다. 그래서  “인간의 이기심과 그로 인한 수많은 부조리들이라는 주제가 내가 연극 ‘변신’ 을 통해 제일 공감가고 깊이 와 닿았던 주제였다. 이런 의미에서 연극 ‘변신’이 단순한 연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구성원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단순히 상업적이고 재미에 그치는 연극아 아닌 이런 전통연극을 보며 교훈을 얻을 수 있고 돌아볼 수 있는 연극도 접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연극처럼 현실이나 물질적 가치를 쫒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꿈과 예술의 삶을 살아 나아가면서 이기에 의한 삶을 채우기보다 끝이 벌레가 될지 라도 내면의 마음과 감성까지는 추악해지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그리고 그런 사회를 염원하며 이글을 마친다.
[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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