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스프레이'_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며

글 입력 2016.12.17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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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지길 희망하기보다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는
사람의 이야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동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식물인간처럼 호흡하며 살아가는 삶. 그들은 기대치 않은 관계와 예상치 못한 사건을 피해 안락함인지 무료함인지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숨어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남의 집 택배를 훔치는 쾌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고양이를 죽이고, 또 누군가는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다 7층 베란다 너머로 자신의 몸을 던진다.

벽 너머 들려오는 옆집 여자의 울부짖음을 듣게 된 '그'. 듣지 말았어야 할 그 절규, 들었어도 느끼지 말았어야 할 그 슬픔을 느끼다 침묵의 카르텔을 어기고 금지된 동정과 공감을 느낀다. 어둠이 짓누르고 있는 밤의 시간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갈라놓고 가둬버린 공간에서, 콘크리트 벽 너머 이웃의 울부짖음을 그는 듣게 된다.

우리는 김경욱 작가의 소설 스프레이를 통해 안락함과 무료함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 곳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곳에서는 살아있는 것이나 죽은 것이 큰 의미의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이 곳은 서로 충돌하고 사랑하고 몸부림치는 열정도 소통도 없는 공간이다. 그저 습관적인 화석화된 삶만이 존재하는 곳이다.

주인공 '나'의 우연한 일탈은 이런 화석화된 삶이 벗어 날 수 없는 현실임을 확인시켜준다. 결국, 우리는 모두 작품 속 택배 기사처럼 산호호흡기로 연명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공연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또 던지고자 한다.





왜 연극 제목이 '스프레이'인 것일까?
작품의 내용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까?
포스터와 간단한 시놉시스로는 추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더욱 궁금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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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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